NFT(Non 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 가격에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 외신은 NFT 추적 사이트(Nonfungible.com)의 자료를 인용해 NFT의 평균 가격이 최근 1400달러(약 157만8080원)로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NFT의 2월 가격이 4300달러(약 484만7000만원)였던 것에 비해 70%쯤 하락했다.

2021년 NFT 평균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 Nonfungible.com 갈무리
2021년 NFT 평균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 Nonfungible.com 갈무리
NFT에 대한 관심은 지난 3월 비플의 디지털 아트워크가 6930만달러(785억원)에 팔렸을 때 정점을 찍었다.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의 첫 트윗은 32억원에, 타코벨(Taco Bell)이나 AP 뉴스(AP News)가 만든 독특한 NFT도 수천 달러에 팔렸다. NFT의 인기가 폭등하며 트윗, 야구 클립, 심지어 코믹한 디지털 캐릭터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많은 유명인사도 동참했다. 래퍼로서의 여정을 기념하는 NFT를 만든 래퍼 스눕독(Snoop Dogg)과 팬층을 위한 셀프 테마 컬렉션을 론칭한 릴 펌프(Lil Pump)가 대표적이다.

일론 머스크도 자신의 트위터에 NFT로 제작한 ‘Song about NFTs’를 게시하며 NFT 대열에 합류했다.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에 NFT로 노래를 판다고 알렸다. / 트위터 갈무리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에 NFT로 노래를 판다고 알렸다. / 트위터 갈무리
일반 창작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 계층의 사람들이 NFT에 관심을 보이며 수천달러를 호가하던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며 거품이 빠진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크리스 윌머(Chris Wilmer) 피츠버그대학 교수는 "NFT에 대해 거품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마니아층과 비이성적 과열이 있겠지만 암호화폐처럼 NFT도 존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기업들이 NFT 기술의 응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 테조스의 공동 창업자인 캐슬린 브리트만(Kathleen Breitman)은 "디지털 아트는 거품일지라도, 음악과 영화는 경쟁력 있는 NFT 벤처기업이 될 수 있다"며 "심지어 NFT에 대한 대출에 대한 질문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상황도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많은 NFT가 여전히 상당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이 지난 1분기를 추적한 결과 38개 NFT의 시장가치는 225억달러(약 25조 3732억원)로 8배 이상 급등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하락세 이후 NFT 인기가 꺾일 것인지, 변동성을 거치며 적정한 가격대를 찾을 것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며 "코로나19에 따른 봉쇄가 후자를 부추겼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엠파이어 파이낸셜 리서치의 분석가인 버나 버샤이(Berna Bershay)는 "지난 1년 동안 온라인 상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욕이 커졌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런 현상은 앞으로 몇 년은 더 계속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야후 금융은 현재 암호화 커뮤니티를 언급하며 NFT 시장의 장기적인 조정이 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2017년 세계 최초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게임 ‘크립토키티’가 등장하며 고양이 그림 하나에 1억원 넘게 판매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격이 크게 떨어졌고 몇 년 동안 회복되지 않았던 사실을 근거로 제시했다. 최근엔 암호화폐의 만연한 문제를 해결하고, NFT 성공을 위한 수많은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최근 NFT의 가격 폭락이 향후 NFT 붕괴를 의미한다고 전망하긴 어렵다. 하지만, NFT 사기 위험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윌머 교수는 "NFT가 블록체인 기술로 작품의 출처를 쉽게 인증할 수 있게 하지만, 자신의 작품을 안전하게 인증하는 방법을 모르는 비전문가가 많기 때문에 위조품을 만들기 쉽다"며 "많은 사기꾼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딥러닝 기반 사기 방지 플랫폼인 볼스터(Bolster) 연구에 따르면 NFT 거품과 함께 5가지 사기 또는 사기 영역이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는 복제 NFT 상점, 가짜 NFT 상점, 위조 또는 사기 NFT, 가짜 에어드랍 및 NFT 경품, 소셜 미디어 사기가 포함된다.

볼스터 CTO이자 공동 창립자인 샤시 프라카쉬(Shashi Prakash)는 "암호화폐와 NFT는 사이버 범죄자들의 관심 대상이다"라며 "이런 시장에 참가하는 사람은 사기당하는 사람을 보호할 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매우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순명 기자 kidsfoca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