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자사 첫 미니LED TV인 ‘LG QNED’를 5월 말 출시한다. 당초 예정한 4월 둘째 주에서 한달 이상 미룬 것이다. 미니LED TV에 들어가는 LCD 패널 수급이 원활치 않아 내린 결정이다.

LCD 패널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을 만드는 공급사는 최근 반도체 공급난을 이유로 수급 조절에 돌입했다. LCD 패널은 자연스레 비싼 몸이 됐다. LG전자가 무리해서 구매할 이유가 없어졌다. 세계적 반도체 대란이 결국 TV 출시 일정까지 발목을 잡은 셈이다.

LG전자 미국 홈페이지 TV 판매 목록에 올라온 LG QNED / LG전자
LG전자 미국 홈페이지 TV 판매 목록에 올라온 LG QNED / LG전자
6일 LG전자 내부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4월 둘째 주(12일)쯤 LG QNED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계획을 철회하고, 출시를 5월 말쯤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LCD 패널용 반도체 부품 수급난이 미니LED TV 생산 계획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LG QNED 출시는 5월 말로 잠정 연기된 상태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을 초래한 부품은 시스템반도체의 일종인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다. DDI는 TV 화면을 구동하고,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인 빛 에너지로 변환하는 역할을 해 ‘화면의 마술사’ 또는 ‘반도체계의 통역사’로 불린다. LCD 패널 하나당 많게는 수십 개의 DDI가 들어간다.

LG전자는 미니LED TV용 LCD 패널을 계열사 LG디스플레이가 아닌 중국 BOE, 대만 AUO·이노룩스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LG QNED 출시 연기는 자사 주력 제품인 OLED TV 마케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있다. 가전업계는 LG QNED를 애초 삼성전자 미니LED TV인 ‘네오 QLED’의 견제용으로 평가했다. 뚜껑을 여니 삼성전자 네오 QLED와 LG전자 OLED 가격 격차가 크지 않다. 해볼만한 게임이라는 분위기다. LG QNED 카드를 다급히 꺼내들 이유가 사라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021년 OLED TV 시장이 지난해 대비 60% 이상 늘어난 580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전업계는 LG전자가 이 중 300만대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LG전자 TV는 OLED가 메인인 만큼, QNED 출시 연기는 패널 수급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OLED TV로 생산을 집중하겠다는 판단일 것이다"라며 "LG전자는 반도체 수급 이슈가 엮인 기간 동안은 OLED TV로 쏠린 판매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