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대 로비에 성명까지…LG·SK 간 美 소송 뜨겁다

입력 2021.04.07 15:49 | 수정 2021.04.07 15:51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쟁에 대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이 이달 11일(현지시각)으로 예정된 가운데,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서 고위급 인사 로비에 총력을 기울인다.

./조선DB
미국 대응정치센터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SK이노베이션은 65만달러(7억2559만원), LG는 53만1666달러(5억9339만원)를 로비 활동에 썼다.

LG에너지, SK이노베이션, 포드, 폭스바겐의 로비스트들은 상무부, 법무부, 국방부, EPA, 국가경제위원회, 국가안전보장회의 등 12개 기관들과 만나왔다. 결정권자로 지명된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정보를 평가하고 결정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캐롤 브라우너 전 EPA 사무총장과 샐리 예이츠 전 법무장관 대행을 로비스트로 삼았다. SK이노베이션은 샤라 아라노프 전 ITC 회장과 댄 슈피겔 전 유엔 주재 대사를 영입했고, 이해관계자들을 로비하기 위해 워싱턴 자문사 출신인 차트웰전략그룹도 섭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바이든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 에너지 장관이었던 어니스트 모니즈는 LG에너지의 전략적 계획에 조언하고 있다. 다른 내부 인사들은 정부에 로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펙 매디건 존스를 통해 톰 카퍼 전 델라웨어 상원의원의 비서실장이었던 조너선 존스와 오바마 전 대통령의 특별 보좌관이었던 제이 하임바흐 등 컨설턴트를 영입했다.

로비스트 이외에 다양한 공개 성명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에 자문하는 모니즈는 수입금지 조치로 SK이노베이션이 조속하게 정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이츠는 SK이노베이션에 바이든이 수입금지를 거부하고 기업들이 지방법원에서 배상금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법적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소송에는 미국의 일자리 문제도 걸려있어 주 의회 의원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2022년 초에 첫 번째 상업생산을 시작할 예정인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은 26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는 이미 미시간에 배터리 공장을 가지고 있고 오하이오에도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민주당 상원의원 라파엘 워녹은 성명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이들이 약속한 일자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회사 간 신경전도 계속된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정부가 수입 금지를 거부하지 않는다면 미국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0일 워녹에 보낸 서한에서 SK이노베이션이 수십억 달러를 들여 공장을 지은 뒤 철수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의 협박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감사위원회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존립을 위협하거나 경쟁력을 훼손하는 LG에너지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3월 11일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대화에 성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이 2025년까지 미국에 45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ITC 판결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로비 활동의 일환일 뿐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판결로 경쟁사의 고객이 불이익을 받도록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조연주 인턴기자 yonjoo@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