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LG TV 전쟁에 소비자는 즐겁다

입력 2021.04.09 06:00

가전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신경전이 끊이지 않는다. 과거 양사의 TV 화질 비방전이 공정위 신고로 번졌고, 최근엔 미니LED TV 신제품 명칭을 놓고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었다. 양사는 올해 내놓은 주력 TV 마케팅에서도 품질과 가격을 놓고 불꽃튀는 공방을 예고한다.

양사는 상대방에 송곳니를 드러내고 기싸움을 벌인다. 반면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이들의 전쟁을 보며 ‘꿀잼’을 느낀다.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펼치는 양사 간 노력이 결국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월 초 2021년형 TV 신제품을 출시했다. LG전자는 올레드(OLED) 패널 단가 하락을 무기로 올해 OLED TV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하했다. LCD 패널 단가 급등으로 다소 높은 가격을 책정한 삼성 네오 QLED를 제압할 절호의 찬스로 본다.

삼성전자는 높은 시장점유율에서 나오는 자신감으로 네오 QLED가 OLED보다 더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마케팅을 펼친다. 3월 3일 언론사 초청행사에서 네오 QLED와 타사 OLED TV를 비교 시연하며 이를 강조했다.

실제 기술력과 품질 우열 여부를 떠나 15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삼성전자 TV의 위상은 마케팅의 힘이 절대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전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TV시장 점유율을 내주지 않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몇개월 후 본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 역시 맞대응 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간 비방전이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온 대표적 사례는 수년전 발생했던 ‘번인(Burn-in·장시간 TV를 켜 놓았을 때 화면에 잔상이 남는 현상) 보증 기간 이슈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OLED TV의 번인을 지적하며 LG전자에 공세를 폈다. 2018년에는 주요국에서 ‘번인 프리’ 10년 보증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OLED TV의 약점을 들춰냈다. 지난해 LG전자는 번인 발생시 사용 기간에 따른 소비자의 패널 교체 비용 부담을 낮췄다.

앞서 LG전자는 2019년 9월 "백라이트가 있는 삼성전자의 TV를 ‘QLED TV’로 표시·광고한 행위가 거짓·과장광고 등에 해당한다"며 공정위에 신고했고, 삼성전자는 같은 해 10월 "객관적 근거 없이 비방해 부당한 비교·비방광고"라며 맞대응했다.

양측은 2020년 6월 상호 합의 하에 공정위 신고를 취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의 신경전은 끝나지 않았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온라인 기술설명회에서 미니LED TV 신제품 명칭을 ‘QNED’라고 발표했다. 최상위 TV인 OLED의 하위 제품군으로 QNED를 두면서, 차세대 TV 명칭으로 QNED 사용을 고심하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향후 삼성전자가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가전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갈등이 소비자의 피로감을 유발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그동안 양사의 가전 사업을 지켜본 입장에서 이같은 방향은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적당한 수준에서 안주하지 않고 보다 더 나은 품질과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을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지나친 경쟁은 담합 보다 낫다. 사업을 위축시키는 소모적 갈등이 아닌 건전한 경쟁이 앞으로도 이어지도록 양사가 라이벌 구도를 지속해주길 바라는 소비자의 마음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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