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 불만 ‘폭발’…넥슨 연신 “죄송"

입력 2021.04.12 06:00

11일 넥슨 메이플스토리 간담회 8시간 진행

‘죄송하다’와 ‘소통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답변하기 곤란한 이용자 질문에는 어물쩍 넘어가는 태도를 보였다. 11일 오후 2시부터 장장 8시간에 걸쳐 열린 넥슨 메이플스토리 고객 간담회의 평가다.

메이플스토리 고객 간담회 / 메이플스토리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
11일 이용자 대표 10인과 만난 넥슨은 간담회 내내 앞으로 고쳐나가겠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넥슨은 이날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메이플스토리 고객 간담회를 진행하고 메이플스토리 공식 유튜브 계정를 통해 생중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넥슨의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디렉터, 백호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창섭 기획팀장, 이근우 운영팀장이 참여했다. 진행은 성승헌 캐스터가 맡았다. 유저 대표에는 종합랭킹을 고려해 선발된 이용자 7명과 메이플스토리 대표 커뮤니티에서 각 1명씩이 초청됐다.

날카로운 이용자 질문에 연신 "죄송하다"

간담회는 1부 순서로 ‘확률형 아이템’에 관한 질의 응답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용자 대표들은 날카로운 지적과 불만을 표출했다. 넥슨 관계자들은 연신 사과만 거듭했다.

한 이용자 대표는 큐브 아이템 잠재능력 특정 조합 확률이 0%로 설계됐다는 게 드러났는데 출시 당시 공지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강원기 디렉터는 이에 대해 "당시 아이템 확률 비공개가 원칙이었기에 공개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했다"고 답했다.

이용자 대표가 이어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용자가 가장 원하는 특정 옵션을 막아놨다는 것은 사기 아니냐"고 지적하자 강 디렉터는 죄송하다는 답변만 내놨다.

고객 간담회 진행 일정 / 메이플스토리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
이용자 대표가 지적한 큐브 아이템은 게임 내 장비 아이템의 잠재능력 옵션을 변경하거나 상위 등급으로 올릴 수 있는 유료 아이템이다. 해당 아이템은 잠재능력 옵션을 최대 3개까지 설정 가능하다.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증가(이하 보)와 아이템 드랍률 증가(이하 드)가 잠재능력 옵션 3개에 전부 들어가는 ‘보보보’와 ‘드드드’ 확률이 0%로 나오면서 이용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보보보와 드드드 사태’에 대한 넥슨의 답변은 황당한 수준이었다. 강원기 디렉터는 "보보보를 777(잭팟)이 없는 슬롯머신으로 비유하는 것을 보고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보는 2개만 당첨 돼도 충분한 효용이 있고 더군다나 게임 내 최고 옵션도 아니라 777 슬롯머신과 다르다"고 말했다.

한 이용자 대표는 "보보보는 그렇다 해도 드드드는 사냥 부문 최고 옵션인데 이건 변명이 안된다"며 "유저들이 확률 공개가 안된 상황에서 드드드가 안나온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돈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디렉터는 "RPG 장르는 이용자가 정보를 공유하며 공략을 만들어 가는 특성이 있다"며 "그 부분은 자각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이용자 대표는 "강 디렉터의 대답은 무책임하다"며 "이 부분에 대한 입장발표를 간담회가 끝나더라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원기 디렉터의 답변에 이용자들은 실시간 라이브 채팅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콘텐츠 부족·고객센터 대응·길드시스템에도 지적 잇따라

이어진 간담회는 게임의 서비스 제공 개선과 밸런스 조정이 주요 안건이었다. 특히 이용자 대표들은 매출 대비 부족한 재투자, 게임 내 스토리 및 연출 퀄리티, 미흡한 고객센터 대응, 길드 시스템 등을 문제로 제기했다.

한 이용자 대표는 "매출 5000억원 규모의 게임을 180명이 운영하고 60여명이 고객 응대를 한다"며 "수백만명의 이용자를 이들이 대응하려고 하니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게임에 대한 재투자를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3부와 4부에서는 보상 개선, 클라이언트 단에서의 로그 저장, VIP 시스템인 프라임 혜택 강화 논의, 밸런스 조정 등을 논의했다. 장기간 게임을 즐겨온 이용자 대표들은 많은 이용자가 느끼는 불편 사항을 지적하며 해결책과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운영진은 "6월 안으로 오늘 논의된 안건들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이날 소화하지 못한 질의 내용은 서면을 통해 이용자 대표단에 추후 전달할 예정이다. 강원기 디렉터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유저 대표단이 해줬다"며 "부끄럽고 죄송하다. 재투자도 가능했지만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했다.

조경준 기자 jo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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