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IT업계가 반도체 덕에 날개를 달았다. 대만 100개 주요 IT 기업들의 3월 합산 매출이 고성장 추세를 보였는데, 그 기반엔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호실적이 있었다.

증권가는 대만 100개 주요 IT기업들의 3월 합산 매출을 58조9천억원(1조4700억 TWD)으로 분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8%, 전월 대비 33.0%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대만 IT업계의 성장에는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매출 상승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지난달 대만 업체들은 좋은 실적을 거뒀다.

지난달 대만의 팹리스 분야는 고성장을 지속했다. 미디어텍, 노바텍, 리얼텍, 누보톤, 에이스피드 등 대만 팹리스 업체의 3월 합산 매출은 2조6678억원(680억4천만 TWD)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4%, 전월 대비 21.2% 성장했다. 대만의 팹리스 업계는 지난 2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68% 성장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미디어텍 ‘디멘시티 1200’과 ‘디멘시티 1100’ / 미디어텍
미디어텍 ‘디멘시티 1200’과 ‘디멘시티 1100’ / 미디어텍
특히 대만의 팹리스를 대표하는 미디어텍은 3월 매출 1조5758억원(401억4700만 TWD)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75.9%, 전월 보다 23.3% 증가한 수치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써 미디어텍의 올 1분기 총매출은 4조2403억원(1080억3300만 TWD)이다.

대만의 파운드리 분야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13.8%, 전월 대비 20.0% 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3월 매출은 약 5조657억원(1291억2700만 TWD)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전월 대비 21.2% 증가했다 이는 창사 이래 월간 기준 최대 매출이며, 1분기 실적은 분기 기준으로도 최대 실적이다. . 또다른 파운드리 업체인 UMC도 전년 동기 대비 14.1%, 전월 대비 11.2% 매출이 늘었다.

TSMC  공장 외부 / TSMC
TSMC 공장 외부 / TSMC
대만의 메모리 반도체 분야도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올 3월 대만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5424억1260만원(138억3천만 TWD)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6%, 전월 대비 14.3% 늘었다.

난야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어 점유율 4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만 업체다. 난야 역시 지난달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난야의 지난달 매출액은 25억1386만원(6408만 TWD)으로 전월 대비 10.65% 증가, 전년 동기 대비 19.64% 증가했다.

증권가는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며, 대만 IT업계도 계속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의 패권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노바텍의 DDI에 이어 미디어텍의 AP와 리얼텍의 네트워크 칩 공급부족이 심화하고 있다"며 "난야도 올해 말 까지 D램 공급이 타이트 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이는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대만 반도체 업체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웨이퍼 등 반도체 부품의 공급 차질이 반도체 공급 체인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공급 체인에 물량 부족 현상이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후공정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파운드리로부터 나오는 웨이퍼의 양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으며,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조연주 인턴기자 yonj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