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상담회는 열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1’에 사실상 불참을 확정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임직원 안전을 위해 오프라인 부스를 운영하지 않을 계획이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을 철수하면서 더이상 참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MWC 2021 오프라인 대면 행사에 아직 공식적으로 불참을 통보하지 않았지만, 참가하지 않는 쪽으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들지 않는 상황에서 대면행사 참가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온라인 행사는 검토할 수 있지만 현장에는 가지 않는 방향으로 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MWC 2019에 참가한 삼성전자 직원들이 최초 5G 스마트폰 ‘갤럭시 S10 5G’를 소개하는 모습 / 삼성전자
MWC 2019에 참가한 삼성전자 직원들이 최초 5G 스마트폰 ‘갤럭시 S10 5G’를 소개하는 모습 / 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2월 열린 ‘MWC 상하이’에 부스를 열었다. 당시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이 올해 첫선을 보인 ‘엑시노스 2100’에 대한 연설을 했다.

MWC 2021은 기업 간 거래(B2B)를 위한 기회의 장이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행사 참가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개최된 CES 2021이 오프라인 행사 대비 약한 파급력을 보인 만큼 온라인 참가는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CES 2021에 참가한 기업들은 CES 홈페이지에서 공식 프레스컨퍼런스를 열고 신제품을 소개했지만 실질적 CES 개최지는 유튜브라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 프레스컨퍼런스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3370만회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플래그십 스마트폰 발표 외에도 보급형폰과 노트북에서 자체 언팩 행사를 개최하거나 개최를 앞뒀다. 오프라인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는다면 굳이 MWC의 플랫폼을 활용해 언팩을 열 이유가 사라졌다.

삼성전자는 빠르면 7월 중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2’을 공개하는 언팩을 개최할 예정인데, MWC가 열리는 일정(현지시각 6월 28일~7월 1일)과는 겹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MWC 2020은 주최 측의 취소로 참석하지 않았는데, 6월 말 열리는 이번 MWC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온라인 행사 등 MWC 개최에 대한 새로운 방향이 제시될 경우에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ES 2021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 소개된 롤러블 티저 영상 / LG전자
CES 2021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 소개된 롤러블 티저 영상 / LG전자
이통 계열사인 LG유플러스와 함께 부스를 연 LG전자는 모바일 사업 철수로 MWC에 참가할 이유가 사라졌다. LG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사업으로만 MWC에 참가해왔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사업을 지속했을 경우 MWC가 돌돌 말리는 폰 ‘LG 롤러블’의 출시 무대가 됐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휴대폰 사업 종료와 함께 앞으로 MWC에는 참가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MWC는 미국 CES와 독일 IFA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다. 지난해 MWC 2020은 열리지 않았다. 행사 취소는 1987년 첫 전시회 이후 33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었다.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MWC 2021의 일정을 2월에서 6월로 미루며 대면 행사로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행사는 바르셀로나 보건 당국의 허가를 받아 6월 28일(현지시각)부터 7월 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인텔, 애플, 에릭슨, 구글 등 주요 ICT 기업들은 안전 문제를 우려해 일찌감치 MWC 2021 불참을 선언했다. 소니·오라클·노키아 등도 불참을 공식화 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도 불참이 유력한 분위기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