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깜짝 등장해 주목받은 가상인간 ‘김래아(Keem Reah)’의 인기가 최근 시들하다. 인스타그램 등 SNS 서비스를 통해 김래아가 활약을 했는데, 최근 인기는 기존보다 확 줄었다. 소속사인 LG전자가 공들여 개발한 김래아를 사실상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LG전자가 AI 기반으로 구현한 가상인간 김래아 인스타그램 / 인스타그램
LG전자가 AI 기반으로 구현한 가상인간 김래아 인스타그램 / 인스타그램
김래아는 LG전자가 AI 기반으로 구현한 가상인간이다. 올해로 23세, 싱어송라이터 겸 DJ다. 그는 1월 11일 CES 2021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서 특정 공간에서 방역 작업을 하는 로봇 LG 클로이 살균봇과 LG 그램 등을 소개했다.

LG전자는 모션캡처 작업을 통해 7만건에 달하는 실제 배우의 표정과 움직임을 추출해 김래아를 탄생시켰다.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3D 이미지를 학습하고, 목소리와 언어 역시 4개월간 자연어 정보를 수집한 뒤 학습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26일 IT조선이 김래아의 근황을 살펴본 결과 그는 CES 2021 발표 이후 자숙 아닌 자숙을 하는 중이다.

김래아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에 CES 2021 발표 영상을 게시한 후 현재까지 단 두 건의 게시물만 3월 12일과 3월 19일 각각 업로드했다.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통해 LG 올레드 TV를 알리는 마케팅 글이다.

작품활동도 뜸하다. 김래아는 2020년 8월 첫 번째 음악을 사운드클라우드에서 공개했다. 두 번째 작품은 8개월이 지나도록 발표되지 않았다.

이같은 부진한 활동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팔로워 숫자도 2월 8600명에서 4월 말 9000명대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LG전자가 CES 2021에서 선보인 김래아 / LG전자
LG전자가 CES 2021에서 선보인 김래아 / LG전자
LG전자는 당초 김래아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마케팅의 중심축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정작 김래아를 전담 관리하거나 콘텐츠를 만드는 담당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LG전자가 출시하는 신제품에도 마땅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라 활용도가 낮아진 측면도 있다.

다수의 콘텐츠를 양산하기에 기술적 어려움도 있다. LG전자는 CES 2021에서 김래아 발표 영상을 만드는 작업에만 한달쯤의 시간을 소요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당장 김래아를 활용한 마케팅을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필요 시 마케팅 부서에서 관리 중이며, 향후 활용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