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로 부업이 활성화된 일본에서는 최근 ‘지방 부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일반화된 비대면 업무 방식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기술을 쌓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일부 직장인들은 부업을 계기로 지방으로 이주를 계획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지방 부업에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 직장인 27.8%는 "자신과 관련있는 지방에 헌신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답변자 중 27.3%는 "지역에 관계없이 지방상생에 관심이 있다"고 답하는 등 지방 부업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설문 참가자 중에서는 "부업을 계기로 지방 이주를 검토하겠다"고 답한 사람도 8.4%로 나타났다.
FN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도쿄 등 대도시에서 한산한 지방으로 거처를 옮기는 사례가 증가 추세다. 비대면 업무 확산으로 거주비가 비싼 대도시에 거처를 둘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증가한 것도 지방 이주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일본 국토교통성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방 기업 이직에 관심을 보인 직장인은 48%, 지방 중소기업 부업 경험을 거친 뒤 해당 지역으로 이주 가능성이 있는 직장인은 70.7%로 나타났다.
리쿠르트에 따르면 20~30대를 중심으로 업무 경험과 기술을 쌓기 위해 지방 부업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 대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 컨설팅 업무에 종사하는 모토지마 유타로 씨는 다양한 업무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지역에 헌신한다는 이유로 지방 부업을 택한 사례다.
그는 본업인 마케팅 컨설팅 능력을 살려 이시카와현의 전통과자점 부업에 뛰어들었고, 다른 지방 부업 참가자들과 협업해 2021년 1분기 점포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1744%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모토지마 씨는 리쿠나비 인터뷰를 통해 "본업인 컨설턴트에 머무르지 않고 사이트 설계 등 실무를 경험할 수 있었다"며 "점포 브랜딩과 디지털 마케팅 등 다채로운 분야의 업무 스킬을 향상시켰다고 생각한다. 부업을 통해 얻은 경험과 지식을 본업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실무 경험을 통해 마케팅에 필요한 리소스와 비용, 기간 등을 감각적으로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부가적인 수입 외에 업무 이력과 스킬을 위해 부업을 택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쿠르트 조사에 따르면 "부업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답한 사람은 30.4%, "부업으로 새로운 시점과 유연한 발상이 가능해졌다"고 답한 이는 26.8%, "부업으로 새로운 지식과 스킬을 획득했다"고 답한 직장인은 25.4%를 기록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부업제도 도입이 효과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리쿠르트가 각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 따르면 52.5%에 달하는 인사담당자가 "부업이 직원들의 업무 동기를 끌어올린다"고 답했다.
일본경제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비대면 업무 확산이 직장인의 부업 참여 기회를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가 2020년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재택근무 등 비대면 업무 경험자 46.3%가 부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수도권인 도쿄23구 내에 위치한 기업의 재택근무 도입율은 지방기업 대비 3배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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