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글로벌 기업공개(IPO) 규모가 20년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2021년 1분기 IPO 추이 / EY한영
2020년, 2021년 1분기 IPO 추이 / EY한영
30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세계에서 총 430건의 IPO가 진행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5% 늘어난 수치다. 조달 금액은 1056억달러(117조원)로, 지난해 1분기보다 271% 급증했다. 1분기 기준 지난 20년간 최대 활황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200건의 IPO를 통해 343억달러(38조14000억원)의 자금이 조달됐다. 건수로 보면 전 세계 IPO의 절반(47%)에 가깝다.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올해 1분기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 IPO 중 조달 금액 기준 5위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총 99건의 IPO가 성사되면서 411억달러(45조7100억원)가 모집됐다. 조달 금액 기준 1분기 미국 시장의 최대 규모 IPO는 46억달러(5조1000억원)를 조달한 쿠팡이 차지했다.

글로벌 IPO 시장을 산업별로 보면, 기술 기업들이 올 1분기 공모 건수(111건)와 금액(51조2700억원) 기준으로 1위를 차지했다. 헬스케어가 그 뒤를 이었다.

이광열 EY한영 감사본부장은 "통상적으로 1분기는 IPO가 활발하지 않았다"며 "풍부한 유동성과 코로나19가 불러온 산업·경제의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Y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를 통한 IPO 숫자도 별도 집계했다. 이 결과 기존 IPO 시장 열기 못지않게 SPAC IPO 또한 연일 신기록을 달성했다.

2021년 1분기 미국 시장에서 기존 방식의 IPO 건수(99건) 역시 급증했음에도, SPAC을 통한 IPO건수는 이보다 3배 많았다. 2021년 1분기 중 미국 시장에서는 총 300차례의 SPAC IPO가 진행돼 934억달러(103조8700억원)가 조달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기간 합산 규모를 상회하는 수치다.

폴 고(Paul Go) EY 글로벌 IPO 리더는 "IPO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확실성 요소가 많이 남았다"며 "기업은 기회가 있을 때 IPO 시장 진입 준비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코로나19 재확산, 까다로워진 규제 절차에 따른 IPO 신청 둔화 또는 철회, 은행권의 대출 축소로 인한 자본시장 불안 등이 잠재적 위험 요소다"라고 설명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