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로 공기 속 미세먼지·세균 잡는다

입력 2021.05.04 12:00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물방울을 이용해 지하철 역사내 초미세먼지와 부유세균 등 공기 내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공기청정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물의 정전분무를 이용한 공기청정기술 실증을 진행중인 역사 내부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4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최종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EMS연구실 박사와 연구진은 물의 정전분무를 이용한 고효율 공기청정기술을 개발하고 서울 지하철 역사 실증사업도 마쳤다.

정전분무는 노즐을 통해 분무되는 물 등 액체에 고전압을 공급해 액체 속 이온을 표면으로 이동시켜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 미세한 물방울로 변환시켜 분사하는 기술이다. 분사된 물방울은 정전기적 인력으로 주변의 미세먼지를 끌어와 응집하고 제거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연구진이 정전분무기술을 이용한 모듈을 산업용 사이클론 집진기 내부에 삽입하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며 "보령화력발전소 설비에 정전분무 모듈 사이클론을 적용해 높은 먼지제거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5~20마이크로미터 사이 물방울은 자발적으로 수소 이온과 수산화 이온으로 나뉜다. 분사된 물방울이 바늘과 전극사이 형성된 전기장 환경에 놓이면 분리된 수산화이온이 수산화라디컬로 변화되는 과정을 거쳐 소독약 성분인 과산화수소(H2O2)로 변한다. 주변 일부 산소분자도 전기장을 지나며 상력한 산화력과 살균력을 지닌 오존수를 만든다.

기존의 물을 이용한 공기청정 기술도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은 미세먼지와 물이 직접 충돌해야만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정전분무 이용 공기청정기술은 직접 충돌과 정전기적 인력에 의한 간접충돌을 모두 이용해 더 높은 효율성을 보유했다.

연구진은 정전분무 공기청정기술의 실증실험을 지하철 역사 내에서 진행했다. 지하철 역사는 외부 유입 초미세먼지와 열차 바퀴·철로 간 마모로 발생한 초미세 철 입자로 공기 오염이 심하다.

실증실험결과 PM2.5에 해당하는 초미세먼지를 최대 98%까지 제거할 수 있었다. 분당 30미터세제곱(㎥) 규모 공간의 처리가 가능한 정전분무 공기청정기를 2대 연속 가동했을 때, 역사 플랫폼 공간 중 80평에 해당하는 면적의 미세먼지 농도가 최대 40%까지 감소됐다. 총 부유세균은 99.9%이상 저감됐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이번 기술이 필터를 사용하지 않아 기존 여과식 공기청정기가 지닌 차압에 따른 팬소모동력 증가오 주기적인 필터 교체비용에 대한 부담 등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단순히 물만 보충하고 저가 물필터가 유지보수의 전부라 실내 공기질 관리가 편리해진다는 것이다.

최종원 책임연구원은 "지하철이나 지하상가 등 반밀폐형 공간 실내 공기질 관리를 위해 집진 장비 등을 각각 설치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물을 이용한 정전분무 기술이 대안이 될 수 있기에 다양한 악취와 바이러스 등을 대상으로 성능 검증을 넓혀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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