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갈등 휘말린 유통가

입력 2021.05.05 06:00

GS25 캠핑행사 포스터로 촉발된 남성혐오 논란이 유통가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통가 ‘숨은 메갈 찾기’가 확산되고, 논란이 된 업체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이번 사태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이미지와 문구를 세심하게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유통가 전반에 남성혐오 논란을 촉발시킨 GS25 캠핑행사 홍보 포스터. / GS리테일
GS25는 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캠핑장을 배경으로 한 캠핑행사 홍보 이미지를 올렸다. 내용은 5월 한달 동안 캠핑 상품을 제공한다는 판촉 포스터다.

이 포스터가 남성혐오 논란의 중심에 선 이유는 포스터 손 모양이 남성혐오 커뮤니티 ‘메갈리아’ 로고와 유사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또 해당 포스터에 담긴 영문 문구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 각 단어 머리글을 뒤에서부터 거꾸로 읽으면 ‘메갈(MEGAL)’이란 단어가 완성된다는 것도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문제가 커지자 GS25측은 포스터를 수정했지만, 수정된 포스터 하단에 ‘서울대학교 여성주의 학회 마크’를 상징하는 달과 별 3개 로고가 붙으면서 오히려 남성혐오 논란이 증폭됐다. 네티즌들은 포스터 곳곳에 ‘남성혐오' 상징물들이 은밀하게 배치됐다고 주장했다.

GS25는 2일 사과문을 올렸지만 ‘오해가 없도록' 등 책임전가식 문장을 써 오히려 네티즌들의 화를 돋구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사과문이 공식 홈페이지와 SNS 등에 게재되지 않은 것도 논란 확산에 기름칠을 했다.

GS25는 사과문이 문제가 되자 같은 날 2차 사과문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올렸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논란의 핵심인 ‘남성혐오'에 대한 문구가 없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조 해명이라고 일갈했다. 또 GS25 공식 홈페이지에는 사과문이 게재되지 않는 등 GS25 담당자들이 조용히 해결하고 끝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GS25를 대상으로 집단소송 움직임도 일었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매운동 피해를 입은 GS25 가맹점주들이 힘을 모아야 된다는 게시물 등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GS25 측은 "내부적으로 무겁게 받아들여 앞으로 논란이 될 만한 내용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이 숨은 메갈 찾기로 찾아낸 이미지. / 각 커뮤니티
문제는 GS25로 촉발된 남성혐오 논란이 유통가 전반으로 불똥이 튀었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커뮤니티에서 ‘숨은 메갈 찾기'를 진행해 남성혐오 논란이 될 만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현재 편의점 CU, GS더프레시, 롯데 등의 업체 광고 이미지에서도 문제가 될 만한 소재를 찾아냈다.

네티즌들이 과거 홍보 이미지에서 남성혐오 논란거리를 찾아나서자, 유통업체들은 빠르게 문제가 될 만한 이미지를 지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버 ‘재재' 등장 맥도날드 광고 영상 일부. / 유튜브 갈무리
맥도날드도 남성혐오 논란에 휘말렸다. 한국맥도날드는 페미니스트 유튜버 ‘재재’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것이 문제가 됐다. 유튜브 채널에 재재 출연 광고 영상이 올라가자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페미니스트와 전쟁을 시작한다. 맥도날드 불매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젠더 논란으로 홍보 이미지 검수 업무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 제작의 경우 교육을 통해 개선할 수 있지만, 외주 제작의 경우 문제가 발생했을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요구 조건이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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