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자율주행 시스템 이용중 운전자가 안전하게 차량 조작에 대한 제어권을 양도받을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가상 자동차 실험에서 운전자에게 상황인지 정보를 제공하는 모습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가상 자동차 실험에서 운전자에게 상황인지 정보를 제공하는 모습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자율주행차에서 운전자 상태를 고려해 제어권을 안전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가이드라인과 관련 기술 3종을 개발하고 관련 데이터셋을 공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이번 가이드라인과 기술 개발이 정부나 자동차 제조사가 자율주행 제어 관련 기준 신설과 안전 기능 탑재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조건부 자동화 단계 자율주행차는 상황에 따라 사용자가 차로부터 운전 제어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간 제어 전환 기준이 명확하게 마련되지 않아 제조사에서 관련 기능을 각기 다르게 구현했다. 사용자들은 자율주행 제어 전환 이해도와 신뢰성이 떨어져 안전한 운전에 어려움이 겪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자율주행차의 실제 제어권 전환 방법과 제어권 전환 상황에 대한 평가 방식 등 제어권 전환에 필요한 사항을 연구했다. 자율주행차 인적요인 가이드라인은 운전자와 차량 등 측면에서 제어권 전환이 필요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구체적인 예시로 자율주행 모드 중 수동 운전 전환 구간이 다가오는데 운전자에게 중요한 전화가 걸려온 경우를 들었다. 가이드라인은 제어권 전환이 예정된 상황이라도 운전자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경고해 자율주행 상태를 유지하며 준비 시간을 확보하라는 안내를 해준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에서 본 가이드라인을 참조해 자율주행차 수용성을 제고하고 자율주행차의 활용도와 효과를 높일 전망이다. 연구를 토대로 작성한 권고안은 ITS(지능형교통체계) 총회에서 표준으로 채택됐다.

이번 연구개발에는 총 참여 인원 458명이 투입됐다. 제어권 전환 실험도 1500회 이상 진행해 양질의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반영했다. 미국과 유럽 등 외국 가이드 내용도 참고해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구축에 힘썼다는 것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측 설명이다.

연구진은 나아가 자율주행차 제어권 전환에 도움을 주는 기술 3종도 개발했다. DVE 모니터링 시스템은 운전자가 제어권을 받을 수 있는 준비 상태를 예측하기 위해 운전자와 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한다.

제어권 전환 에이전트(CPA)는 운전제어권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 생체 정보를 제공하고 경고해 운전자와 자율주행차가 소통하도록 돕는다. 자율주행차 AI 제어권전환 능력평가 시스템은 AI를 활용해 운전 준비도와 운전 부하 등을 분석해 운전자 상황인지 능력과 판단능력 등을 실시간으로 평가한다.

윤대섭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인지·교통ICT연구실장은 "이번에 개발된 가이드라인과 기술로 자율주행 운전을 돕고 자율주행 시스템 신뢰도를 높여 관련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