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은 제네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Li-Cycle)’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맺었다고 12일 밝혔다.

얼티엄셀즈는 이번 계약을 통해 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의 코발트, 니켈, 리튬, 흑연, 구리, 망간 알루미늄 등 다양한 배터리 원재료를 재활용할 수 있다. 원재료 중 95%가 새로운 배터리 셀의 생산이나 관련 산업에 재활용이 가능하다.

배터리의 원재료를 재활용하는 하이드로메탈러지컬(Hydrometallurgical) 공정은 기존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대 30% 적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건설 중인 얼티엄셀즈 미국 오하이오 전기차배터리 합작공장 / LG에너지솔루션
건설 중인 얼티엄셀즈 미국 오하이오 전기차배터리 합작공장 / LG에너지솔루션
GM은 2025년까지 세계에서 제조 폐기물의 90% 이상을 매립·소각 과정에서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정책을 추진 중이다.

GM은 2013년부터 보증 서비스를 통해 교체된 팩을 포함해 고객으로부터 받은 배터리 팩의 100%를 재활용이나 재사용하고 있다. 얼티엄셀즈 배터리는 모듈식 설계를 채택해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용이하다.

토마스 갤러거 얼티엄셀즈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우리는 낭비를 최소화하면서 에너지를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번 협력은 부품과 생산 프로세스의 지속 가능성을 향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얼티엄셀즈와 리-사이클은 2021년 말부터 새로운 재활용 프로세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하면서 생산뿐만 아니라 폐배터리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폴란드, 한국 오창 등 다른 공장들에서도 폐배터리 재활용과 관련해 타 업체들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얼티엄셀즈 전기차 배터리 팩 / LG에너지솔루션
얼티엄셀즈 전기차 배터리 팩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2월 현대자동차, KST모빌리티 등과 전기 택시 배터리 대여, 사용 후 배터리 ESS 재사용 실증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850만대에서 2025년 22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에 따라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역시 2019년 기준 15억달러(1조6500억원) 규모에서 2030년 181억달러(20조원) 규모로 10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폐배터리나 부산물 내 원재료는 상당수 보존이 가능하며 이를 재추출해 사용할 수 있다.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사용 후에 성능이 저하되더라도 원재료 재추출이나 ESS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이에 폐배터리를 분해해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희귀 금속을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Recycling)이나 ESS 배터리로 활용하는 재사용(Reuse)이 각광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만든 '전기차용 충전 ESS 시스템'을 오창공장에 설치했다. 1년쯤 개발 기간을 걸쳐 만들어진 ESS는 10만㎞이상을 달린 전기 택시에서 뗀 배터리로 만든 충전기로 전기차 충전을 할 때 사용된다.

100㎾ 충전기로 순수 전기차 GM 볼트를 1시간쯤 충전하면 300㎞를 달릴 수 있도록 완충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시스템을 충분히 시험한 후 폐배터리 재사용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활용 사업 모델과 적용 기술을 지속 개발한다. 배터리 재사용에만 머무르지 않고, 재사용 이후 배터리 분해 등을 통해 메탈을 뽑아내 다시 사용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생산공장을 중심으로 지역별로 폐배터리가 다시 배터리 원재료가 돼 공급되는 구조를 구축 중이다. 중국은 연내, 한국과 폴란드는 2022년까지 순환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