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 바이브(VIVE)가 차세대 가상현실(VR) 헤드셋과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내놨다. 이를 통해 산업용 VR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VR 기술은 제조, 의료 및 헬스케어, 우주항공, 자동화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도입, 활용하고 있다.

HTC 바이브(VIVE)가 선보인 차세대 가상현실(VR) 헤드셋은 ‘바이브 포커스 3(VIVE Focus 3)’와 ‘바이브 프로 2(VIVE Pro 2)’ 2종이다. ‘바이스 포커스 3’는 PC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독립형 VR 헤드셋이며, ‘바이브 프로 2’는 PC 기반 전문가용 VR 헤드셋이다. 이들 제품은 5K급(4896x2448) 해상도를 자랑하며, 이전 세대보다 대폭 업그레이드된 것이 특징이다.

HTC 바이브는 ‘바이브 싱크’를 통한 버추얼 콘퍼런스를 통해 자사의 차세대 VR 헤드셋 2종을 소개했다. / 최용석 기자
HTC 바이브는 ‘바이브 싱크’를 통한 버추얼 콘퍼런스를 통해 자사의 차세대 VR 헤드셋 2종을 소개했다. / 최용석 기자
독립형 비즈니스급 VR 헤드셋 ‘바이브 포커스 3’

PC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독립형 VR 헤드셋 ‘바이브 포커스’ 시리즈의 최신작인 바이브 포커스 3는 하드웨어적으로 이전 세대보다 대폭 업그레이드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90˚~110˚에 불과했던 시야각(FOV, Field Of View)이 120˚로 넓어져 더욱 넓은 공간감을 제공한다.

특히 디스플레이는 RGB 서브픽셀 방식의 5K급 해상도(4896x2448)를 사용, 기존 포커스 시리즈 대비 수치상으로는 260%, 면적 기준으로는 약 6배 가까이 향상됐다. 더욱 높아진 해상도만큼 고질적인 격자무늬 현상은 줄어들고, 더욱 정교하고 선명한 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기존 60㎐에 불과했던 디스플레이의 주사율 역시 90㎐로 약 50% 더 높아졌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잔상은 줄어들고, 프레임 간 간격이 줄어들어 더욱 부드럽고 선명하고 매끄럽게 움직이는 VR 환경을 제공한다.

오는 7월 선보일 예정인 독립형 VR 헤드셋 ‘바이브 포커스 3’ /최용석 기자
오는 7월 선보일 예정인 독립형 VR 헤드셋 ‘바이브 포커스 3’ /최용석 기자
HTC는 포커스 3의 향상된 그래픽 품질을 통해 VR 기반 비행 시뮬레이션 등에서 사실감과 그로 인한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한다. 또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가상현실 속에서 할 수 있는 생산적인 작업의 정밀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전부터 호평받았던 착용감도 그대로 유지했다. VR 헤드셋의 앞뒤 밸런스를 고려, 장시간 착용해도 사용자의 몸에 부담이 적고, 다이얼 하나로 쉽게 헤드 밴드를 조이거나 한 번에 풀 수 있어 착용도 더욱 쉽고 간편해졌다.

눈과 헤드셋 사이를 밀착하고 외부 빛의 유입을 차단하는 개스킷(가리개)과 안면 쿠션은 자석식으로 더욱 쉽게 탈착할 수 있도록 관리 편의성이 개선됐다. 내장 스피커도 지향성 오디오 기술로 출력되는 소리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줄이고 사용자의 귀로 집중될 수 있도록 바뀌었다. 내장 듀얼 마이크는 가상공간에서의 미팅이나 협업 중에 사용자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동료에게 전달한다.

4개의 인사이드-아웃 방식 추적 카메라는 외부 기준점이라 할 수 있는 ‘베이스 스테이션’이 없이 정확한 위치 추적과 컨트롤러 인식이 가능하도록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되어 업그레이드됐다. 새로운 전용 컨트롤러도 더욱 빠르고 정확한 위치추적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디자인을 채택했다. 각 조작 버튼도 대중적인 게임 컨트롤러에 가깝게 바뀌어서 자연스럽고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한 번 충전하면 최대 15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도록 배터리 사용 시간도 늘어났다.

바이브 포커스는 화질(해상도, 주사율)과 시야각(FOV)가 이전 세대보다 대폭 향상됐다. / 최용석 기자
바이브 포커스는 화질(해상도, 주사율)과 시야각(FOV)가 이전 세대보다 대폭 향상됐다. / 최용석 기자
이처럼 대폭 향상된 하드웨어 사양을 감당할 수 있도록 자체 프로세서 역시 처음부터 VR 헤드셋에 최적화된 퀄컴의 ‘스냅드래곤 XR2’ AP를 탑재했다. 7나노미터(㎚) 공정을 사용하고, 독립된 영상처리 코어를 갖춰 처리 성능과 전력 효율 모두 전작보다 25% 이상 개선됐다고 HTC 측은 강조했다. 향상된 성능만큼 늘어난 발열도 별도의 히트파이프와 냉각 팬을 탑재,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업그레이드된 하드웨어에 맞춰 바이브 포커스용 VR 플랫폼인 ‘바이브 리얼리티 시스템’도 2.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산업 현장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VR 기반 협업을 가능케 하는 전용 케이블 ‘바이브 비즈니스 스트리밍’도 함께 선보인다. 컨트롤러가 아닌 손의 제스처를 직접 인식하는 ‘핸드 트래킹’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바이브용 온라인 VR 플랫폼 ‘바이브 포트’ 역시 비즈니스용 앱 스토어가 새로 신설되어 원격 협업, 훈련, 교육, 제조 등 산업 환경에 특화된 앱의 비중을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PC기반 전문가용 VR 헤드셋 신모델 ‘바이브 프로 2’

6월 출시 예정인 ‘바이브 프로 2’ / 최용석 기자
6월 출시 예정인 ‘바이브 프로 2’ / 최용석 기자
HTC는 PC 기반 전문가용 VR 헤드셋의 신모델인 ‘바이브 프로 2(VIVE PRO 2)’도 선보였다. 바이브 프로 2는 디자인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하드웨어 사양은 포커스 3과 마찬가지로 대폭 향상됐다.

포커스3와 같은 5K급(4896x2448) 해상도와 120도의 시야각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기존 바이브 시리즈의 2배, 포커스 3보다 30% 이상 더 높은 더 높은 최대 120㎐의 주사율을 지원함으로써 기존 바이브 시리즈 대비 더욱 정교하고 광범위하며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VR 환경을 제공한다.

이처럼 향상된 VR 환경을 화질 저하나 지연 없이 제공할 수 있도록 엔비디아 및 AMD와 협력, 영상 데이터를 압축해 전송하는 ‘디스플레이 스트림 컴프레션(DSC)’ 기술을 PC 기반 VR 헤드셋 최초로 지원한다. 외형적으로는 기존과 크게 차이가 없기 때문에 안면 인식 기능을 수행하는 페이셜 트래커, 다른 신체 부위 및 다른 사물의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한 ‘바이브 트래커’, 거추장스러운 케이블을 없앨 수 있는 전용 무선 어댑터 등 기존 바이브용 주변기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바이브 프로 역시 대폭 향상된 해상도와 주사율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VR 화질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바이브 프로 역시 대폭 향상된 해상도와 주사율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VR 화질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HTC 바이브 포커스 3는 국내 공식 유통사 제이씨현을 통해 오는 7월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은 기본 세트(헤드셋 본체+전용 컨트롤러 2개) 기준 153만원이다. 바이브 프로 2는 5월 12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며, 헤드셋 단품 기준으로 오는 6월 16일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헤드셋 단품만 104만원, 컨트롤러 등이 포함된 ‘풀 킷’이 184만원이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