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유통시장 枯死 위기] ③KAIT 묻지마 단속에 유통 현장은 시름

입력 2021.05.19 06:00

①문제 외면 방통위에 강경 대응 예고
②온라인 매출 위해 오프라인 외면하는 이통사

단말 유통 시장에서 현장 감독을 진행하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의 강압적인 조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KAIT는 현장 점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유통 현장에선 실상 조사에 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반박한다. KAIT의 현장 점검이 불법 매장이 아닌 정상 영업을 진행하는 동네 상권을 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KAIT 주요 사업인 통신 시장 유통 질서 건전화 관련 소개 내용 / KAIT 홈페이지 갈무리
18일 단말 유통 업계에 따르면, KAIT의 현장 단속 방식을 두고 유통 현장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KAI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으로, 이동통신사 위탁을 받아 전국 휴대폰 판매점을 현장 점검한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준수하는지 살피는 식이다.

휴대폰 판매점주들은 KAIT가 현장 점검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강압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불법을 잡겠다는 취지이지만, 조사를 무리하게 진행하면서 영업에 피해를 줘 문제가 크다는 내용이다.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고객 상담 중임에도 갑자기 KAIT 직원이 들이닥쳐 매장을 점검하겠다고 한다"며 "상세 설명도 없이 점검에 동의 서명을 하게 한 후 매장 서류를 뒤져 곤란할 때가 잦았다"고 말했다.

업계는 KAIT의 강압적인 단속이 불법 판매점보다는 일반 판매점을 옥죈다고 주장했다. 일명 성지로 불리는 불법보조금(단말 유통점이 휴대폰을 판매할 때 법으로 정해진 지원금 외에 추가로 금액을 더해 제공하는 할인금) 지급 매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단속 범위를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KAIT가 시장 안정화 정책으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우회 개통을 잡는 데만 주력한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 안정화 정책은 불법보조금 지급 등으로 시장 과열 조짐을 보이는 지역에 이통사가 특정 기간 판매장려금(이통사가 고객 유치 대가로 판매점에 지급하는 금액)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유통 현장에서 특정 기기나 요금제가 개통되면 지급하는 장려금을 줄이거나, 때에 따라서는 개통을 막는 식이다.

단말기 판매 업계는 이통사의 시장 안정화 정책이 판매점의 우회 개통을 조장한다고 본다. 이통사가 게릴라식으로 시장 안정화 정책을 내리면서 판매점 개통을 막는데, 이때 소수 대리점에만 개통을 풀어주다 보니 판매점이 해당 대리점으로 고객 정보를 넘겨 개통을 진행하는 불법이 발생한다. 판매점은 시장 안정화 정책이 언제 풀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택할 수밖에 없는 선택지에만 KAIT가 집중한다고 호소했다.

KAIT는 단말 유통 현장에서 지적하는 현장 점검 방식과 관련해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KAIT 관계자는 "KAIT는 현장 점검 시 유통점에 방문해 점검 취지와 방법 등을 상세히 안내한 후 동의를 받고 점검을 진행한다"며 "유통점 동의 없이 매장을 점검하거나 강압적인 행위를 일체 행하지 않으며, 유통점이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현장 점검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전승낙제 절차 안내 이미지 / KAIT
반면 판매점 업계는 매장에서 KAIT의 현장 점검을 거부할 시 사전승낙서가 폐지되기에 실상 거부권이 없다고 반박했다. 사전승낙서는 KAIT가 이통사를 대신해 판매점에 발급하는 영업 가능 증명서다. 만약 사전승낙서가 철회되면 재취득을 위해 현장 점검비 15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영업 역시 한 달 후에나 가능하다.

KAIT는 단말 유통 시장 감독이 불법 매장보다는 일반 매장을 향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개선 의지를 나타냈다.

KAIT 관계자는 "정상 영업을 하는 동네 상권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며 "(시장 안정화) 정책 모니터링 과정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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