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韓 IT] ⑨ 백신외교로 동맹국 챙기는 바이든…韓도 수혜

입력 2021.05.24 06:00

조 바이든 행정부가 1월 출범 이후 대(對)중국 강경 기조를 이어간다. 중국의 첨단 기술·IT 굴기에 제동을 걸기 위한 목적이다. 직간접적 영향권에 들어온 우리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IT 연관 산업은 위기이자 기회를 맞았다. 우리 기업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는 불안요소가 있지만, 미 정부의 새로운 공급망 구축에 부합할 경우 경영 환경에 날개를 다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IT조선은 [바이든 시대 韓 IT] 시리즈 연재를 통해 바이든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춘 산업별 해법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상당수 확보한 미국이 본격적으로 ‘백신 외교’ 활동에 나섰다. 그간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저렴하고 보관이 용이한 백신을 나누며 영향력을 확대해온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외교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점쳐지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남미 국가와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미국의 동맹국으로 꼽힌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백신 지원뿐 아니라 생산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하면서 영향력을 서서히 넓혀가는 모양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韓에 백신 공급, 백신 파트너십도 자처

문재인 대통령은 5월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동맹 차원에서 한국에 직접 백신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미국의 선진기술과 한국의 생산역량을 결합한 한·미 백신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키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55만명의 한국 군 장병에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키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과 한국에서 협력하는 한국 군 장병들의 안전을 위해 백신을 제공하겠다"며 "55만명의 모든 국군장병을 위해 완벽한 백신 접종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외국군에게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신 생산 협력도 추진한다. 문 대통령은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글로벌 보건 안보 구상을 통해 다자협력도 추진한다"며 "미국이 가진 백신 개발 능력과 한국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결합해 백신 생산을 촉진하고 세계 백신 공급을 빠르게, 많이 이룰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다"라고 했다.

적극적인 백신 외교 펼치는 美 "中 따라 잡을까"

미국의 이러한 백신 외교는 앞으로 더 강화될 전망이다. 아직까지 백신 외교 측면에선 미국이 중국에 뒤진다는 평가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브릿지 컨설팅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6억5100만회분의 백신을 수출하고, 1830만회분을 기부했다. 미국이 최근 해외로 보내겠다며 발표한 백신 물량(8000만회분)에 비하면 턱 없이 높은 수치다.

자국민 보호를 우선으로 여겨온 미국은 그간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비축해왔다. 하지만 대규모 접종이 이뤄지면서 백신 공급량이 수요를 넘어선데 이어 중국이 백신 외교로 개발도상국 및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자 동맹국을 중심으로 백신 지원에 나섰다.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연설을 통해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등 자국민 접종에 활용해온 3종의 백신 2000만회분을 6월 말까지 타국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해외에 반출하겠다고 발표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6000만회분을 포함하면 미국이 6월 말까지 해외로 보내는 백신은 모두 8000만회분에 달한다.

시기적으로는 늦었지만, 중국을 가볍게 앞지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확보한 백신이 중국산 백신 대비 효과 측면에서 월등히 뛰어나다는 점에서다. 에반 엘리스 미 육군 전쟁컬리지 전략연구소 교수는 "중국 백신은 미국 백신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며 "미국이 중남미에 백신을 지원하면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칠레에선 인구의 80%가 중국산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바이러스가 확산했다"며 "콜럼비아를 비롯한 중국산 백신을 지원받은 곳에서 지속적으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멕시코와 캐나다 등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등을 공급하면서 백신 외교 물꼬를 틀고 있다. 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참여하는 국제백신협력프로그램 ‘코백스 퍼실리티’에 상당 물량의 백신을 기부한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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