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의 수입보다 경험과 기술을 습득하는 등 미래준비를 위해 부업 활동에 뛰어든 직장인이 증가세를 보인다. 코로나 여파로 재택근무 등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 부업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꾼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부업 직장인. / 야후재팬
부업 직장인. / 야후재팬
프랜차이즈 정보업체 다이(Dai)가 최근 일본 현지 직장인 551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직장인들은 부업 선택시 당장의 수입보다 관심 분야 경험과 기술 습득 여부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업 선택시 경험과 기술 습득 등 자기투자 요소를 고려했다고 답한 직장인은 전체의 55.7%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조사결과 대비 16.5% 증가했다. 반면, 부업 선택시 수익을 우선시 한다는 직장인은 코로나 확산 이후 13.7% 감소했다.

업체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산으로 여유시간이 늘어난 것이 부업에 대한 직장인들의 생각을 바꿨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돈을 더번다를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직업과 인생에 대해 보다 유연한 사고 방식을 갖게됐고, 자기투자를 강화하고 시간을 더 유용하게 쓰려는 경향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부업활동 중인 직장인들은 코로나19 이후 기술과 경험을 중시했지만, 오히려 부업수익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업으로 월 3만엔(30만원)이상 10만엔(101만원)미만을 벌어들인다고 답한 직장인은 코로나19 이후 11.9% 증가했다.

반면, 월 1만~3만엔을 번다고 답한 사람은 코로나19 이후 11.3% 줄었다. 월 10만엔(101만원)이상 번다고 답한 직장인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부업을 통해 기술과 경험을 쌓은 것이 수익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업 선택에 있어 직장인들의 자기투자 강화 경향은 다른 조사결과에서도 옅볼 수 있다. 취업정보업체 리쿠르트가 현지 정규직 종사자 14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자신의 직업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하고 이직이나 독립을 위해 부업을 시작했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3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정부가 나서서 직장인의 부업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세계적으로도 몇 안되는 국가다. 후생노동성은 2018년 1월 부업·겸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던 기존 노동법을 개정해 노동자가 근무시간 외 다른 회사 업무에 종사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각 기업들이 부업제도를 도입할 것을 적극 장려하고 나선 바 있다.

3년간 정부의 움직임에 현지 부업자도 늘었다. 취업정보업체 리쿠르트가 현지 정규직 노동자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업활동 경험이 있는 직장인은 2020년 기준 15%, 부업활동 의사가 있는 직장인은 41.8%를 기록했다. 절반 이상의 직장인이 부업을 진행 중이거나 향후 참여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