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광 싸이월드 대표 단독 인터뷰
데이터 옮기고 보안 대폭 강화 작업

싸이월드가 오는 10월 정식으로 재개장한다. 이에 앞서 7월에는 오픈베타 서비스를 실시한다. 서비스 종료 2년 만이다. 사용자의 데이터를 이전하고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기까지 앞으로 4개월이 더 소요된다. 안전사고나 데이터 손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다. 당초 알려진 오픈 시기보다 3개월가량 늦춰진 셈이다. 운용 인력 대부분이 기술 개발에 매달리는 이유다.

김호광 싸이월드 대표는 IT조선 기자와 만나 "데이터를 복사하는 데 걸리는 물리적인 시간이 존재한다. 고대 유물을 복구하는 수준의 작업이라고 보면 된다"고 서비스 지연 배경을 설명했다.

 싸이월드 공식 웹사이트
싸이월드 공식 웹사이트
데이터 이전 작업은 이제 막 첫발을 뗀 수준이다. 지금까지 대용량의 데이터를 담을 서버를 구축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김 대표는 "싸이월드 서비스를 오픈하려면 적어도 4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싸이월드에는 약 1100만 회원의 개인정보, 사진 170억장, 음원 5억1000만개, 동영상 1억5000만개가 담겨있다. 김 대표는 이들 용량이 3~4페타바이트(PB)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1PB는 1024테라바이트(TB)다. 5세대(5G) 이동통신의 최대속도인 20Gbps로 1PB의 데이터를 다운로드하는 데만 약 24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수로 보면 적어도 72일에서 96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데이터는 8~10년가량 운영된 SK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보관됐었다. 하드디스크 일부에서 장애가 발생한 데다 보안 장비 설정 기록이 소실돼 자칫 복원이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2중 백업으로 데이터를 복구한 후 대규모 자금으로 서버를 마련해 클라우드에 업로드를 하는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현재까지 가입자 개인정보만 옮긴 상태다. 사진 데이터는 여전히 이전 중이다. 이와 함께 개인이 보유한 음악 등 콘텐츠는 빠르면 8월 말, 늦어도 9월 초가 돼야 서버에 올릴 수 있다. 이후 해킹 방지 시스템 구축 등 보안 절차를 마무리 지으면 빨라야 10월에 정식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당초 알려진 7월 서비스 재개 일정은 베타 서비스다. 이미 올해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서비스 출시 연기를 발표한 만큼 이번에는 서비스 재오픈 시점과 관련 내용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김 대표가 직접 인터뷰에 나섰다. 서비스 지연에 대해 고객 불만과 루머가 이어질 것을 우려한 결정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충분한 마케팅 인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언론을 통해 서비스 일자가 발표되다 보니 이를 따라가기 급급한 상황이 이어졌다"며 "무리하게 열면 데이터 복구는 물론이고 심각한 안전상의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 늦더라도 서비스를 제대로 개발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백업하고 복원하는 일에 중점을 두다 보니 대중에게 제대로 된 메시지를 전하거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다소 메시지가 부정확했던 점을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대표는 오종윤 대표와 각자 대표를 맡고 있다. 싸이월드 2대 주주로 기술 개발 전체를 이끄는 최고기술경영자(CTO, Chief Technology Officer) 직책도 맡고 있다. 싸이월드 플랫폼 개발과 서비스 출시는 모두 김 대표가 주도하는 만큼 관련 내용을 가장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싸이월드제트는 6월 중순 싸이월드 베타 버전을 소개하는 간담회를 개최해 언론과 충분히 소통할 방침이다. 7월에는 테스트 버전을 대중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싸이월드는 이에 앞서 5월 31일부터 도토리 환불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싸이월드는 쏟아지는 문의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 직원을 채용했다. 이번 주 금요일부터 문의 내용에 대해 메일로 답할 예정이다. 아울러 서비스 재개를 위한 진행 상황도 꾸준히 알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안정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콘텐츠를 제작하고 거래하는 오픈형 공간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이용자들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콘텐츠가 플랫폼에서 공정하게 다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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