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김호광 싸이월드 대표 "코인 아닌 메타버스 플랫폼에 주목해 달라"

입력 2021.06.04 06:00

"싸이월드 생태계에서 마음껏 활동하고 기본 소득을 보장받길 바랍니다."

김호광 싸이월드Z 대표가 밝힌 싸이월드 서비스 개발 목표다. 그는 새로운 싸이월드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다. 일종의 ‘콘텐츠 당근마켓’으로 사용자가 콘텐츠를 자유롭고 공정하게 제작·공유하고 합당한 보상을 지급받는 곳이 되는 셈이다.

콘텐츠 공유 핵심은 ‘커뮤니티’다. 일촌으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공통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여 마켓을 형성하는 구조다.

중심에는 음악이 있다. 김 대표는 음악이 싸이월드 특유의 레트로 감성을 살리고 플랫폼을 잇는 주요 매개체라고 봤다. 김호광 대표는 "싸이월드만 오픈한다고 이용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음악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연계하고 마켓, 결제, 커머스 등이 접목돼 사용자 니즈를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가지 서비스로 구성…텍스트와 음성 기반 ‘싸이클럽’이 중심

새로운 싸이월드는 ▲싸이클래식 ▲싸이뮤직 ▲싸이클럽 ▲싸이클라우드 ▲싸이 메타버스 등 5가지 서비스로 구성된다. 주요 플랫폼은 싸이클럽이다. 텍스트와 음성 기반으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사용자는 싸이클럽을 통해 자신과 관심사가 비슷한 일촌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에게 선물을 보내거나 후원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즐겨듣는 음악 재생 목록을 공유하고 이를 커뮤니티에 알리며 홍보도 가능하다.

싸이월드 생태계에서 결제 수단은 코인이다. 이용자는 각각의 플랫폼에서 활동하며 코인을 지급하거나 리워드로 보상받는다. 사진과 영상, 라이브 채팅, 녹음파일 등 모든 콘텐츠는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바꿀 수 있다. 보유한 코인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코인 상장 이슈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다만 김 대표는 자칫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가 코인 상장 이슈에 가려져 제대로 주목받지 못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그는 "토큰 상장을 언급하면 서비스가 안보인다. 코인보다 메타버스 플랫폼에 주목해야 한다"며 "서비스를 투기 수단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정식 서비스 개시 전에 토큰 상장을 약속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싸이월드 정식 부활까지 김 대표가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이전하고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최대 4개월쯤 걸릴 전망이다.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언론 대응과 메시지 전달에 소홀할 수 없지만, 인력 대부분이 서비스 개발에 집중돼 있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그 과정에서 수 많은 루머와 의혹이 만들어졌다. 김 대표는 소통이 부족했다고 판단, 자신이 답을 할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해 덤덤히 입을 열었다.

김호광 싸이월드 대표 / 조아라 기자
다음은 김호광 대표와 일문일답

― 싸이월드 서비스의 핵심 내용을 소개해달라

"기존 소셜 미디어의 최대 단점은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얻는 게 거의 없다는 점이다. 싸이월드는 라이프 스타일 메타버스 플랫폼이 될 것이다. 싸이월드를 구성하는 앱, 서비스, 댑(DApp)에서 사용자들이 사진, 영상, 음악이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돼 소유권 증명과 거래가 가능해진다.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모이고 나의 콘텐츠에 가치가 부여되면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활성화된다. 자신의 콘텐츠가 ‘좋아요’를 많이 받으면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바꿔 팔 수도 있다. 무료로 풀 수도 있다. 매출을 낼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지는 플랫폼이다. 싸이월드가 추구하는 메타버스다."

―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차이는 무엇인가

"개인이 열 수 있는 장터가 있다는 점이다. 내가 만든 콘텐츠를 팔고 싶으면 장터에 카테고리별로 입점하면 된다. 관심사가 비슷한 개인이나 회사가 있다면 확장해서 연결시킬 수 있다. 미니홈피가 확장되면 3D공간이 될 수도 있다. 싸이월드만 오픈한다고 이용이 활발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음악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연계하고 시장, 결제, 커머스 등을 접목해 사용자들의 니즈를 충족해야 한다."

― 개인정보보호 방안은

"원칙은 간단하다. 기존 고객 정보는 개인 고객만 볼 수 있다. 기본 설정값은 '나만 보기'다. 대중에 공개되지 않는다.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와 콘텐츠의 개인정보 정책을 직접 정할 수 있다. 모두 개인정보 주권을 갖고 블록체인에서 투명하게 삭제 변경할 수 있다. 누가 봤는지 열람할 수도 있다. 흑역사가 유출될 일도 없다. 안심해도 좋다."

― 싸이월드 생태계에서 사용되는 코인을 설명해 달라

"코인은 ‘싸이도토리’, ‘싸이뮤직’, ‘싸이클럽’ 등 총 3종류다. 싸이도토리가 싸이월드 메인넷이다. 싸이클럽과 클럽싸이는 싸이도토리를 기반으로 한다."

― 서비스보다 코인 상장에 주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상장은 서비스가 현실화되고 사용자가 코인을 기본 자산으로 보유한 상태에서 검토할 계획이다. 자칫 싸이월드 생태계가 신뢰를 잃고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서비스를 접어야 한다. 토큰 상장을 언급하지 않는 이유다.

이를 이유로 코인이 아닌 메타버스 플랫폼에 주목해 줬으면 한다. 서비스를 투기 수단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정식 서비스 개시 전에 토큰 상장은 없다고 약속한다. 대중에 공개적으로 판매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 싸이클럽은 이미 빗썸에 상장돼 있다. 재단이 서비스 재개 소식을 번복하며 코인 시세를 조정한다는 의혹도 있다. 재단이 보유 물량을 사고 팔수도 있지 않나.

"시세 조종은 없다고 단언한다. 전국민이 싸이월드 서비스 재개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싸이월드를 이용한 코인 시세 조정은 대국민 사기나 마찬가지다. 그런 위험 부담을 안고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없다. 지금 최선을 다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싸이월드 서비스의 일정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달라

"현재 서버 구축을 끝내고 회원 DB를 모두 옮긴 상태다. 5월 둘째 주에 홈페이지 데이터를 이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회원·아이디찾기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콘텐츠 데이터를 옮기면서 방화벽을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아직 이전받지 못한 데이터도 있다.

7월 베타서비스에 맞게 순서대로 데이터는 복구된다. 스토리지 복사는 8월 말 정도다.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까지 획득하면 9월, 모든 마무리 절차를 마치면 10월 정도다. 24시간 관제는 베타서비스 전부터 진행되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다."

― 업계에는 7월 오픈으로 알려져 있다

"7월에는 베타버전으로 맛보기 서비스로 봐달라. 게임을 출시할 때도 알파, 베타, 오픈의 과정을 거쳐 마지막에 그랜드 오픈으로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과 같다."

― 수익 창출 방안은.

"단기간 매출 계획은 없다. 소셜네트워크 특성상 유저가 활발하게 활동해야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략적 적자가 목적이다. 투자금은 넉넉하다. 올해 서버 구축만 150억원, 내년에는 200억원이 쓰인다. 최종 목표는 기업가치를 올려 나스닥에 상장하는 것이다. 해외 진출도 주요 계획 중 하나다. 긴 호흡으로 준비할 생각이다."

― 싸이월드 운영사인 싸이월드Z가 실체가 없다는 의혹이 있다

"안타깝다. 그런 의혹과 논란으로 중요한 일을 멈춰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싸이월드Z 사무실은 개발자가 없는 등기상 사무실이다. 개발자를 모으기 위해 다른 사무실을 구해 꾸미고 있다. 개발자는 총 50명이다. 대부분 한국, 호주, 중국 등지에서 원격으로 근무하고 있다. 외주사 및 파트너사 인력 포함해 120명이 일한다. 나는 중앙에서 컨트롤 하는 역할이다."

― 블록체인 사업 이력에 대해 불편한 시선이 많다

"맞는 말이다. 블록체인 사업이 업다운이 심하고 변동성이 컸다. 실패를 했을지언정 후회하지는 않는다. 많은 투자금을 연구개발(R&D)과 개발자들을 위해 썼기 때문에 아깝지 않다. 아픈 경험을 했지만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도 글로벌 네트워크가 유지되 싸이월드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있다.

사업은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싸이월드도 저도 한 번 실패했다. 그러나 다시 뛰어서 제가 꿈꾸는 생태계와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루저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런 절실함과 철학을 싸이월드 메타버스 플랫폼에 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에서는 이미 블록체인 기업이 나스닥에 상장하고 있고, 제도권에 들어서고 있다. 한국정부 역시 블록체인 기술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인터넷 버블기처럼 버블이 꺼지면 기술이 남게 된다."

― 싸이월드 부활을 기다리는 사용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기회가 너무 없다. IMF이후 경제 위기가 오고 집 값이 폭등했다. 경쟁의 단위가 달라졌다. 스팩을 아무리 쌓아도 갈 곳이 없다. 사회의 역동성과 성장률이 떨어졌다. IMF 이전 연 8~12%를 보였던 경제 성장률이 고작 1~2%에 그치는 수준이다. 성장의 과실은 윗세대가 다 가져갔다. 아랫 세대에 남은 것은 부스러기 뿐이다. 그들이 공정하게 활동하고 보상받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레트로 감성을 공유하고 취향이 맞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플랫폼이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봐주길 바란다. 토큰 머니 게임을 하려고 서비스를 만들지 않겠다. 싸이월드 메타버스 안에서 활동하는 것만으로 기본소득을 거둘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공을 들인 만큼 보상을 주도록 할 것이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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