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지난 6년간 투자한 스타트업 70개의 기업가치가 1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8일 네이버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스타트업 팩토리(D2SF)'는 출범 6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 동안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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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에 나선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는 "한국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가 척박해 생태계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네이버 D2SF를 통해 어디에도 없는 기술 스타트업만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져 있어 그들과 교류할 수 있는 게 큰 가치가 됐다"고 밝혔다.

2015년 출범한 네이버 D2SF는 지난 6년간 스타트업 70곳에 투자했다. 총 투자액은 400억원에 이른다. 주로 초기 단계 기술 스타트업이다. 양 리더는 "당장의 사업성보단 얼마나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지, 또 이를 어떤 사업영역에 접목할 것인지, 최종적으로 네이버 서비스와 어떻게 시너지를 내며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팀 중 65%는 법인 설립 후 첫 투자금을 유치한 파트너가 D2SF였다"며 "안정적인 매출을 일으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B2B 분야 스타트업 비중은 80%에 이른다. 거쳐 간 스타트업 구성원만 3만7630명이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D2SF에 따르면 투자 스타트업 대부분이 성과를 내기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B2B분야 스타트업임에도, 투자팀 생존율은 99%를 기록했다. 후속 투자유치 성공률도 70%다. 전체 기업가치는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800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한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가 대표적이다. 백준호 퓨리오사 AI 대표는 "반도체 개발 특성상 긴 시간과 많은 인력 투자가 필요한데 법인도 설립하지 않은 2017년 당시 우리의 비전에 공감하고 힘을 실어준 유일한 투자자가 네이버 D2SF였다"며 "그만큼 기술의 가치, 기술 스타트업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는 파트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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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그치치 않는 네이버·스타트업 간 시너지가 강점

특히 네이버는 D2SF 강점으로 투자 스타트업과 네이버 간 협업이 성장을 촉진하는 주요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투자팀 중 71%가 네이버와의 접점을 찾는 데 성공해 구체적인 협력을 논의 중이다. 지난 6년간 D2SF를 통해 네이버 내 각 조직과 직간접적으로 교류한 스타트업만 670여 팀에 이른다. 현재 네이버와 시너지를 만들었거나 진행 중인 스타트업은 97팀,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네이버 조직은 30팀이다.

양 리더는 이 같은 협력이 네이버 입장에서는 기술·서비스 품질을 빠르게 고도화하고,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초기에 레퍼런스를 확보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Win-Win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난 6년간 D2SF를 통해 네이버 내 각 조직과 직간접적으로 교류한 스타트업만 670여 팀에 이른다. 창업 직후 D2SF 투자를 유치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라이가 대표적이다. 모라이는 네이버랩스의 데이터를 활용해 자율주행 시뮬레이터를 구축했고, 네이버랩스는 이를 활용해 고도화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ALT에 탑재했다.

네이버는 연내 완공을 앞둔 네이버 제2사옥에 네이버와 기술 스타트업이 함께 실험하고 협력하며 성장하는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기존 서울 강남 D2SF 공간에는 인재 채용 관점에서 중요한 팀들을 받고, 신사옥 공간은 팀 테스트베드에 적합한 팀, 네이버 자원을 더 필요로 하는 초기 단계의 예비 창업팀으로 꾸린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