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기업협회 ‘인앱결제 강제가 좌초되어야 하는 이유' 간담회 개최
조속한 구글 인앱결제 강제법 요구 한목소리

"국내 웹툰 산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다. 시장 성장을 위해 잰걸음 하는 시점에 자칫 구글 인앱결제 강제라는 조치가 콘텐츠 산업 성장을 가로막지 않을까 우려된다."

구글이 10월 인앱결제를 강제한다. 하지만 국회에선 이를 막을 법안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 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가 계속 연기되고 있으며 7개 전기통신사업법(전기법) 개정안은 계류상태다.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 업계는 구글 정책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은 물론 콘텐츠 가격 인상도 불가피한 만큼 조속한 해결 방안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왼쪽부터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회장, 조영기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 김용희 숭실대 교수가 ‘인앱껼제 강제가 좌초되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갈무리
왼쪽부터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회장, 조영기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 김용희 숭실대 교수가 ‘인앱껼제 강제가 좌초되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갈무리
15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온라인을 통해 ‘인앱결제 강제가 좌초되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용희 숭실대 교수가 좌장으로 나서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 조영기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 등과 10월로 예정된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이 낳는 부정적 파급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인앱결제는 구글이 자사 플랫폼을 통해서만 결제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게임 앱에만 인앱결제를 강제해 왔으나 10월부터는 전체 디지털 콘텐츠 앱에 이를 확대 시행한다.

조영기 인기협 사무국장은 구글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높아지면 협상력이 떨어지는 콘텐츠 공급자와 웹 콘텐츠 생산 작가에게 그 손해가 전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 조치는 콘텐츠의 시장 가격을 강제로 형성시키는 조치로, 결과적으로 콘텐츠 소비 수요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결국 콘텐츠 공급자와 작가들이 가져가는 몫이 줄어들거나 소비자 가격이 인상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역시 웹툰 산업 타격이, 한국 콘텐츠 비즈니스 생태계 전체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회장은 "한국 웹툰 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로 시장 가능성을 봤을 때 더 성장이 가능한 산업이다"라며 "영상 콘텐츠의 원천 스토리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웹콘텐츠 시장은 이용자가 소비하기에 적정한 가격으로 시장가격이 형성된 상황인데, (구글 인앱 결제 강제 조치가) 콘텐츠 산업 성장 전체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구글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입법안 통과 시 미국과 통상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반박하며 국회에 관련법 조속한 통과도 요청했다.

정총재 변호사는 "현재 국회는 통상마찰을 우려하며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안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는 듯 하다"면서 "구글은 단순한 외국기업이 아니라 독점적 사업자인만큼 전기법에서 구글을 견제하는 조치는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견제일 뿐 외국기업을 차별하는 조치가 아니므로, 통상 분쟁 요건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용희 교수는 "세계 주요 국가도 독점적 사업자가 된 구글 등 플랫폼을 견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뚜렷하게 내보인다"며 "국회의 인앱 결제 강제금지법안 통과는 글로벌 경쟁 시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은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탄생시키려면 다채로운 색깔을 지닌 중소형 플랫폼이 육성되어야 한다"며 "이런 기회를 만들려는 중소형 기업에 현실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