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에서 효과적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독서 경영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자신이 습득한 지식을 토론하는 훈련이 켜켜이 축적되면서 비즈니스에 적합한 전달, 소통능력이 함양될 수 있습니다. 이는 회사 경쟁력의 밑바탕이 됩니다."

인재 경영 노하우의 한 방식으로 독서토론을 활용해온 이형세 테크빌교육 대표의 지론이다. 테크빌교육의 ‘독서 토론' 문화는 창립 초기부터 이어져 온 이 회사의 20년을 설명하는 핵심 경쟁력이다. IT조선은 이형세 대표를 만나 테크빌교육의 독서 경영과 구체적 운영 방식을 들었다.

이형세 테크빌교육 대표이사 / IT조선
이형세 테크빌교육 대표이사 / IT조선
― 2020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의 ‘독서경영 우수직장인증'을 3년 연속 획득했다. 직장 내 책읽기와 토론을 활성화하는 독서 경영을 강조하게 된 배경은

"지식을 습득하는 가장 편리한 방법이 책이다. 지식은 혼자만 알고 있으면 자신만의 도그마에 빠지기 쉽다. 독서 토론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교류해야 이를 경계하고 성장할 수 있다. 또 토론은 부서간 이해관계가 없던 이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면서 교류의 폭도 넓힐 수 있는 방법이다. 독서 경영방침을 유지해 오는 이유다."

― 독서경영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나.

"토론 인원이 많으면 현실적으로 의견 교류가 쉽지 않다. 4~6명을 한 그룹으로 묶어 토론을 진행하는게 가장 효율적이다. 두시간 정도 토론이 진행되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다소 길어질 때도 잦다. 물론 토론은 업무시간을 활용한다.

토론 주제와 책 선정은 상당 부분 직원들의 자율성에 맡긴다. 사전에 원하는 책을 설문 조사해서, 읽고 싶은 책이 일치하는 직원끼리 그룹으로 묶는 방식이다. 임원은 매월, 팀장급은 분기별, 전 임직원은 상·하반기에 한 번씩 토론을 진행하는 등 차별화를 뒀다."

― 자발적 참여를 원치 않는 직원도 있었을 듯 싶다

"원칙적으로 참여는 자유다. 참여를 강제하지 않는다. 회사가 성인을 상대로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고 강제로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긴 어렵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형성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사외에서 독서 토론 등을 경험해보지 않아 저항감을 갖는 입사자도 존재했다. 그러나 다수 직원들은 한 번이라도 참여하게 되면 특히 토론의 효능감을 느끼곤 한다. 접점이 없던 타 부서 동료와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한번 참여하면 장기적으로 독서 토론을 하는 경우가 많다."

― 테크빌교육은 지식과 교육을 기반으로 한 에듀테크 기업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교육 플랫폼으로 전환한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이런 맥락에서 독서 경영 방침은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

"테크빌교육은 교사를 위한 콘텐츠 공유 플랫폼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인공지능(AI)기반 교사 맞춤형 지식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최근 그 성장세도 확인됐다. 저작권 걱정 없이 시기별로 필요 자료를 맞춤 추천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우리 콘텐츠를 활용한 교사가 122% 증가했다.

기업 성장의 직접적 원인으로 사내 독서문화 활성화를 꼽긴 어렵지만, 하나의 자양분이 되어 성장력이 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또 한국 교육은 4지 선다형 객관식 ‘답 고르기'로 이뤄져 왔기에 많은 성인이 자신이 가진 지식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부족한 면이 있다.

비즈니스에서는 효과적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 경영을 강조하는 이유는 자신이 습득한 지식을 토론하는 훈련이 켜켜이 축적되면서 업무 과정에서 원활한 소통을 촉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 독서 토론을 진행하며 유난히 직원 간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책이 있나?

"김상균 작가의 ‘메타버스'를 함께 읽었다.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메타버스라는 것이 최근 가장 ‘핫'한 내용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메타버스를 직접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잦아서 이해가 쉽지 않은 내용이었다.

결국 김상균 교수를 초청해 관련 강의를 듣고 토론했다. 직원들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산업 흐름과 내용을 이해할 기회가 됐다고들 말한다.

이외에 닐 베타, 아디티야 아가쉐, 파스 디트로자의 ‘IT 좀 아는 사람’이라는 책도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개발자 용어, 언어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는 비 개발 직군 사원들의 의견이 많았다.

우리 사업이 교육 콘텐츠와 IT기술을 융합해 시너지를 내야 하는 영역인데, 사원 간 소통을 돕는 데 있어 해당 책이 실질적 역할을 했다. 개발자들의 마인드와 개발자들의 직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