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진의 IT 확대경] 경륜 많은 구닥다리보다 불안한 청년 세대의 소통 방식을 택했다

입력 2021.06.18 06:00

한국 대기업에 근무하게 되면서 세미나, 포럼, 기자회견, 강연 등의 외부 행사에서 말할 기회가 많아졌다. 당황스러웠던 기억은 내가 말해야 할 내용을 아랫사람들이 준비해 내미는 것이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스토리를 어떻게 전개할지 어떻게 알아서 만들었냐고 물리고 나서는 그런 관행을 없앴다.

말(스피치)한다는 것은 말하는 사람의 모든 것을 투영하는 것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말을 전달하는 방식과 순발력에 의해서 큰 차이가 난다. 제1야당이 30대 청년을 대표로 선출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 정치 역사에도 기록될 만 한 큰 사건이다. 여러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일련의 과정을 관찰한 바로는 말하고 토론하는 방식에서 구닥다리와 신세대를 구분할 수 있었다.

미국의 대통령을 지켜 보면서 늘 이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말(스피치)을 잘할까 생각이 들었었다. 유치원 과정에서부터 자기가 발표할 주제를 스스로 정하고 나름대로 자료를 찾고 스토리라인을 꾸미는 일을 반복적으로 교육받은 결과이다.

젊은 세대는 미리 종이에 써 온 걸 보고 말하는 것으로는 진정성과 공감을 갖지 못한다. 평소에 국가에 대한 생각, 각종 현안에 대한 나름대로의 소신, 미래를 위한 구상 등을 머리와 가슴에 담아 일사천리로 뿜어낼 수 있어야 한다. 불공정을 일삼으면서 써있는 대로 공정을 읽거나, 주택·벤처·원전을 말하면서 주워들은 대로 읊는 냄새를 풍기면 국민들은 다 안다. 그들에게 식상하는 것이다. 이준석은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에 당선소감을 노래 가사를 인용해 직접 썼다고 한다. 이제 우리도 ‘써준 대로, 각본대로’가 아니라 자신의 얘기를 자신의 스타일대로 말하면서도 연설을 잘하는 대통령을 갖고 싶다. 이 시대는 스스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일상을 스스로 챙기고, 계산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할 말은 하는 사람을 원한다.

청년 당대표가 불안하다고 하나 여야 가릴 것 없이 당정청을 장악하고 있는 경륜 많다고 하는 사람들이 벌이는 일이나 의사 결정하는 걸 보면 이 보다 나쁠 수 없지 싶다.
지도자들은 (예를 들어) 엑셀 정도는 해야 하고 시험을 보겠다고 하니 능력우선주의에 트럼피즘이라며 공격한다. 이제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은 적어도 사회 구성원으로 해야 할 일들을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는데 달은 안 보고 손가락 만 본 꼴이다. 그러니 젊은이들한테 배척당한다. 선발 방법은 이슈가 될 수 있으나 내 글을 보고 보낸 고위직 지방공무원의 하소연을 보면 이준석대표의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의원(지방의원포함) 공천심사에 법안 발의 건수가 포함되어 있으니 서로 발의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어요. 국민이 아니라 자신들을 위한 법이에요. 어느 시군, 시도에서 발의했다면 시군 명칭만 바꿔 통으로 베껴 발의하지요. 자신들이 발의하고도 질문하면 대답도 못해서 집행부가 답해주는 우스운 상황도 생겨요. 기본도 안된 사람이 많아요. 서류(특히 회계)도 잘 못 보고요. 질의, 응답도 행정공무원이 써줘요. 돌겠어요" 이준석은 이런 상황을 말한 것이다. 모두가 아니라 기본도 안 되는 사람을 걸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 세대가 열심히 키워 온 내 딸 세대인 30대를 응원하고 희망을 걸어 보련다.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이들을 보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 볼 만 하다. 30대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잘못된 정치 행위와 정책들을 배격하고 자신들이 살아갈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기 바란다.

우선 그들이 나서 길 위의 돌부리를 걷어 내듯이 경륜 많다는 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잘못된 정책들을 바로 잡아야 한다. 나라의 곳간을 거덜내는 정책들을 바로 잡아 곳간을 다시 채워야 할 것이며, 기업이 마음껏 활동하게 하여야 할 것이며, 국가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며, 미래에 맞는 인재를 키우고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것이며, 국민이 갈라져 짜증스럽지 않고 행복을 느끼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나이에 의한 세대교체가 아니라 시대의 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 87년 체제여 이제 안녕!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는 KT 사장을 지냈으며 40년간 IT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다. '김홍진의 IT 확대경’ 칼럼으로 그의 독특한 시각과 IT 전문지식을 통해 세상읽기를 한다.



키워드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김홍진의 IT 확대경] 4차산업혁명 이후의 복무 규칙을 다시 짜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법 만능주의와 과잉 입법의 폐해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환경 운동이 님비 불러와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레고블록을 보며 미래의 일과 일자리를 생각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김준배 기자
[김홍진의 IT 확대경] IT를 정치권의 홍보 수단으로 삼지 마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2030세대가 미래를 지켜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교육 평준화 정책 재고해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기업 인력 시장의 변화에 주목하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기업이 뛰어야 나라가 산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공공 주도의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일론 머스크의 혁신 DNA와 테슬라 따라잡기 김준배 기자
[김홍진의 IT 확대경] 채용 절벽 온 김에 수시채용을 확산시켜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교육부는 교육 격차 해소에 나서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불편한 NDA(Non-Disclosure Agreement) 문화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과학적인 정부를 원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나라 돈에 무감각한 사람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부자를 꿈 꿀 수 없는 나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확대경] 데이터를 조금만 봐도 알 텐데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4차산업혁명 시대의 리더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자산을 축적할 사다리를 걷어 차지 마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혁신의 리스크를 수용하지 못하는 나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버그’ 투성이인 검찰총장 징계 프로그램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유니콘기업은 소망만으로 탄생하지 않는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후진적 인사 시스템 혁신이 시급하다 김준배 기자
[김홍진의 IT 확대경] 다주택자가 사라지면 전월세는 어디서 구하나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수요공급의 기본을 모르거나 관심이 없거나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스마트시티 전략에 사람과 문화가 빠져 있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공공 음식배달서비스 가당치 않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통신 산업이 정상화 되어야 미래가 열린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코로나와 전투가 아니라 전쟁을 치러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재택’이 전가의보도가 아니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내 방으로 다 오라고 하세요"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일희일비' 없는 상시적 팬데믹 전략을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상시적 팬데믹 시대 '기존 사무실 개념은 잊어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풋내기 창업자와 다를 바 없는 정책 문외한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수도와 혁신도시 이전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코로나발 교육격차 해소 정책 '발상의 전환'을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정책 포장용 5G '이제 그만!'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조직 운영은 프로 구단처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종이인쇄와 첨부파일을 없애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한국형 뉴딜' 계획 샅샅이 들여다봤건만...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확대경] 국가 지도자는 IT 기반 미래 상상력을 가져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실리콘밸리 부러우면 우리도 바꾸자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부동산 정책 제대로 만들려면 프로그래머한테 배워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사회주의적 경제관 무심코 들킨 대선주자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상속세율 높고 경영권 유지 안되고 '어쩌란 말인가 이 모순을'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CT 확대경] 비용 개념이 없는 대한민국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국가는 IT 프로젝트가 아니라 생태계 구축에 매달려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CT 확대경] '한국형 디지털 뉴딜' 반드시 이것만은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CT 확대경] '집 안에서만 살기' 실험 기회를 준 코로나19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CT 확대경] 노동자 아닌 로봇이 주류인 세상이 온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한글도 국어학자만이 지키는 시대는 지났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CT 확대경] 선거 때마다 디지털 활용 뒤진 보수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온라인교육 처음부터 새로 디자인하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CT 확대경] 코로나 전쟁 복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CT 확대경] '온라인 개학'을 미래 교육 환경 준비 기회로 삼기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코로나 퇴치에 급여 반납 '감성팔이'보다 '디지털 활용'을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컴퓨팅 파워가 국력인 시대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아마존이 왜 고객에 집착하는지 배워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시대 변화와 국가 규모에 걸맞는 정책이 아쉽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공유를 일상화해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IT 조직 위상부터 높여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인공지능 콜센터도 금지할 텐가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제로페이 그 무모함과 무지에 대하여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4차산업혁명발 '일자리 불안'에 기름까지 부은 정부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데이터 과학자들의 전문성과 정직이 절실하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교육부는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보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IT 기반 혁신을 돕기는커녕 발목만 잡아서야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김홍진의 IT 확대경] 기울어진 노동환경, IT로 극복해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