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안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세가지 숙제

입력 2021.06.18 06:00

신세계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에 비해 인수 비용으로 1조원을 더 제시한 것도 이유지만, 신유통 분야인 e커머스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의지다. 유통업계는 SSG닷컴을 활용해 성과를 낸 신세계의 영향력이 지마켓 등을 품에 안은 후 단번에 더욱 빠르게 확장할 것이라는 전망 영향이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를 품는 신세계 역시 상당한 숙제를 안고 있다. 반독점 당국의 심사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상당 기간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지만, 연착륙에 성공할 경우 네이버, 쿠팡 등과 함께 e커머스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신세계
첫 산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앞서 맞닥뜨릴 첫 번째 산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다. 독과점 이슈가 큰 만큼 ‘기업 결합 심사’를 피할 수 없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e커머스 시장은 2020년도 거래액 기준으로 네이버가 17%, 쿠팡이 13%,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 12%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신세계 SSG닷컴은 3%대 점유율을 보였다.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확정될 경우 SSG닷컴 3%와 이베이코리아 12%를 더해 총 15%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 13%인 쿠팡을 누르고 단번에 국내 2위로 올라선다.

더 큰 걸림돌은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신세계 단독이 아닌 네이버의 참여다. 국내 e커머스 1위 네이버의 점유율까지 더하면 쿠팡 보다 2배 더 높은 30%대 시장점유율이 완성되며, 이는 공정위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네이버는 검색 엔진 기반 포털로 높은 소비자 접근성을 갖췄다. 신세계 SSG닷컴은 강력한 오프라인 대형 유통체계를 쥐고 있다. 네이버와 신세계가 손을 잡으면 국내 e커머스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 기업결합심사는 ‘해당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거나, ‘시장점유율 2위 기업과 25% 이상 차이'가 날 경우 진행된다. 인수 과정에 시장 1위 네이버를 끼거나 신세계 단독으로 인수를 진행해도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는 피하지 못한다.

시점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공정위는 최근 전자상거래시장과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공정위는 2020년 10월 네이버를 상대로 검색 알고리즘 조정으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같은해 9월에는 네이버가 관리하는 매물 정보를 타사에 유통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됐다.

공정위는 1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해당 법의 주요 골자는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의 분쟁을 막기 위해 의무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토록 하는 것이다. 거대 플랫폼 사업자가 입점업체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면서도 소비자에 대해서는 책임을 다하지 않는 문제를 고치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 숙제는 풀필먼트 물류센터 확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도 물류센터 등 추가투자가 필요하다는 점도 신세계 이마트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물류센터는 용인·동탄·인천 등 세 곳에 불과하다. 신세계 SSG닷컴의 풀필먼트 물류센터는 용인과 김포 등 수도권에 집중된 상태다. 커져가는 신선식품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국 물류센터 구축을 위한 추가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네이버가 물류 확대를 위해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았지만 쿠팡의 공격적인 공세에 맞서기 위해 추가로 대규모 풀필먼트 물류센터 건립이 필요하다.

쿠팡은 최근 전국 규모로 물류센터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충북에 4000억원, 경남에 3000억원, 부산에 2200억원, 전북에 1000억원을 투입해 대규모 풀필먼트 물류센터 확보에 나섰다. 쿠팡이 보유한 물류센터는 전국에 100여개에 달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물류 사고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 분야로, 관리를 위한 오프라인 물류 인프라와 대량의 인력, 관리 노하우 등이 필수다"고 평가했다.

e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의 부족한 물류센터 문제를 SSG닷컴의 네오 물류센터로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쿠팡에 대항해 빠른 물류체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추가 물류센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 번째 숙제는 중복 서비스 정리

인수 후 겹치는 중복 서비스를 어떻게 정리할지도 신세계의 주요 숙제 중 하나다. 유통업계가 이베이코리아의 강점으로 꼽는 것은 스마일클럽 등 유료회원제와 간편결제 서비스인 ‘스마일페이'다.

스마일페이의 사용처는 G마켓·옥션·G9에 한정되지 않고 롯데면세점 등 쇼핑몰은 물론 외식·패션·뷰티·레저·교통 등으로 지속적으로 확장됐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스마일페이 사용자 수는 2020년 10월 기준 1500만명을 넘어섰다.

신세계는 현재 SSG닷컴을 통해 간편결제 ‘쓱페이(SSG페이)’를, 네이버도 자체 간편결제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일부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이베이를 인수한 후 시너지를 내려면 중구난방인 서비스는 물론 결제 솔루션의 통일이 필요하다"며 "사용자 편의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있는 것도 좋지만, 병행 보다 통합이 적절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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