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민낯] ①공짜 미끼상품의 양면성

입력 2021.06.22 06:00

돈 비 이블(Don’t be evil). 구글의 창업 모토다. 구글의 현재 시총은 모회사 알파벳 기준으로 8325억달러(934조7000억원)에 달하는 등 빅테크 기업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최근 구글은 창업 모토와 상반되는 ‘사악한 기업’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글로벌 앱 생태계를 주름잡는 독점 기업이 된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를 통해 ‘통행세'을 걷는 것은 물론, 기존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연이어 유료로 전환한다. 과도한 광고를 내보내 유튜브 이용자의 불편을 초래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IT조선은 최근 구글의 불편한 행보를 되짚고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에 대해 심층 분석해 봤다.

최근 대학가는 ‘구글'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구글이 스토리지 정팩을 변경하며 메일계정 클라우드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함에 따라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21일 국내 주요 대학 등에 따르면, 대학가는 구글 워크스페이스 서비스 유료화에 따른 대책을 마련 중이다. 구글은 민간 기업이 아닌 인재 양성 등 공적 기능을 담당하는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수익을 만들려 노력 중이다. 비난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워크스페이스 포 에듀케이션 이미지/ 구글 홈페이지 갈무리
구글은 최근 대학 등 주요기관에 기존 무료로 제공하던 ‘구글 워크스페이스 포 에듀케이션’을 2022년 7월부터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겠다고 통보했다. 교육기관용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구글의 지메일, 캘린더, 드라이브, 구글 클래스룸 같은 서비스를 패키지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은 2018~2019년 공격적으로 ‘구글 워크스페이스 포 에듀케이션’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을 펼쳤고, 그 결과 국내 50개쯤의 대학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원래 구글이 제시했던 용량은 무제한이었다. 하지만 2022년 7월부터 기본 제공 저장용량을 100테라바이트(TB)로 제한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구글의 갑작스러운 유료화 통보에 서울대, 고려대, 경희대 등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던 대학들은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다. 서울대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1인당 평균 100GB(기가바이트)의 저장공간을 제공했는데, 최근 이용자에게 파일 삭제 등 방법으로 1인당 5GB로 용량을 줄이라고 공지했다. 일부 대학은 아직 공지조차 내지 못한 채 상황을 관망 중이다.

구글 측은 스토리지 정책 변경 정책에 학교 관리자의 스토리지 오·남용 위험을 탐지하는 도구 제공 관련 내용도 포함했다. 대학 자체적인 스토리지 효율적 관리 지원을 위해 학교별 요청사항에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글의 무제한 무료 서비스 전략에 따라 앞다퉈 워크스페이스 서비스를 도입했던 대학가는 대용량 파일 이동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한다. 사실상 유료화에 수긍하는 선택지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구글이 무료 서비스로 이용자를 길들인 후 돌연 유료화하는 전략은 점점 더 과감해지는 추세다.

최근 구글은 사진·영상 무료 저장 서비스였던 구글 포토도 유료화로 전환했다. 구글은 2020년 11월 구글포토 제품 정책을 2021년 6월 1일부터 업데이트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며 서비스 유료화를 선언했다. 표면상의 이유는 수요 급증으로 더는 고품질 사진을 저장하는 공간을 무제한으로 공급할 수 없다는 것이지만, ‘미끼 상술'로 이용자를 기만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한다. 국내외 개인용 클라우드 시장에서 10억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확보한 후 돌연 태도를 바꾼 탓이다. 이용자의 저장된 이미지를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한 후 무료 서비스를 끝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외신 등에서는 구글의 유료 저장공간 서비스인 ‘구글 원'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기존 무료 서비스를 제한한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전문가들은 IT 기업의 이같은 전략에 대해 예견된 일이라고 지적한다.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이 언제까지나 무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유료화 전환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민간이 아닌 교육기관 등에 무료로 서비스를 개방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구글이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을 외면했다고 볼 수 있다.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소프트웨어학과)는 "예견된 일이다"며 "다만 교육기관 등에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행보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은 유료화로 전환하더라도 결국에는 구글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빅 브라더와 같은 기업이 됐다"며 "쓴 만큼 돈을 내라는 것을 비난할 순 없겠지만, 취약계층이나 교육과 연구개발에 기여해야 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구글에도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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