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의 국내 미디어 시장 장악이 가속화 한다. 넷플릭스는 국내 OTT 앱 중 유일하게 1000만 사용자를 돌파했다.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미국과 중국만이 자국 OTT 플랫폼 점유율 90%를 넘긴 반면 30% 이상인 곳은 한국과 러시아에 불과하다.

허승 왓챠 이사는 23일 ‘미래 플랫폼 포럼 2021’에서 "글로벌 OTT 공룡의 시장 장악이 세계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국내시장에서 우리가 아무리 잘 방어하더라도 콘텐츠 산업을 완전히 지키기는 어렵다는 의미다"라며 "플랫폼과 콘텐츠의 가치를 높여 지속적인 후속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 정책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IT조선은 이날 미래 플랫폼 포럼 2021을 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디어 생태계 패러다임을 전환 중인 OTT 분야를 다뤘다. IT조선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행사를 온라인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23일 미래 플랫폼 포럼 2021 OTT 분야 기업발표자로 나선 허승 왓챠 이사 / 이광영기자
23일 미래 플랫폼 포럼 2021 OTT 분야 기업발표자로 나선 허승 왓챠 이사 / 이광영기자
두 번째 기업발표에 나선 허승 이사는 ‘글로벌 미디어 격변기, 왓챠의 비전’을 주제로 국내 OTT의 성장 전략을 설명하고 국내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기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허 이사는 최근 국내 OTT의 글로벌 OTT 제작비 리쿱(회수) 의존도가 강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방송콘텐츠 산업은 이미 내수 규모를 초과한 상태이며, 해외 판매는 해외 OTT를 통해서만 가능한 구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콘텐츠 양극화, IP 매절 등으로 콘텐츠 산업 자생력이 약화하고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플랫폼 종속화가 현실화 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허 이사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 대비 후발주자인 국내 OTT가 외부 투자유치 등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벤처 투자는 기업 성장을 통한 가치 상승과 그에 따른 지속적 후속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실리콘밸리은행도 벤처기업의 매출 뿐 아니라 후속투자도 현금흐름으로 보고 대출을 해준다는 것이다.

그는 "왓챠는 한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고 손실을 이어가지만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이같은 비결은 기업가치를 높이면 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으로 외부 투자 유치에 집중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허 이사는 지금까지 콘텐츠 산업 정책은 콘텐츠를 개별 상품으로서 제작하고 수출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디어 글로벌 격변기인 지금은 콘텐츠를 전달하고 유통하는 창구 자체가 완전히 바뀌는 중이며, 리쿱 시장 규모에 초점을 맞춘 기존 상품이 아닌 플랫폼과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이사는 "한국 콘텐츠 산업이 성장하려면 플랫폼과 콘텐츠를 연계한 ‘벤처 스타트업형’ 지원이 필요하다"며 "콘텐츠의 가치 상승 및 투자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콘텐츠 대비 경쟁력 확보가 더 필요한 플랫폼의 해외 진출 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왓챠는 세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K콘텐츠, 글로벌 콘텐츠, 현지 오리지널 콘텐츠를 결합한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해 일본을 필두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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