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이 디지털 대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속 성장해 오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률과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중∙장기적으로 OTT 위주로 미디어 생태계가 재편될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가 여러 차례 방송미디어산업과 관련한 정책을 발표해 왔음에도 구체적 성과를 찾기는 어렵다. 디지털 대전환, 데이터 기반 환경에 부합하는 새로운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ICT정책센터장은 23일 ‘미래 플랫폼 포럼 2021’에서 "미디어 법체계 개편을 포함한 새로운 제도 확립이 필요한 시점이고, 레거시 영역에 대한 전반적 규제완화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법 체계 확립이 필요하다"며 "제도 확립은 법 제도를 넘어서는 포괄적 미디어 생태계의 역학을 의미하며, 법 제도뿐 아니라 생태계 자체의 관행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IT조선은 이날 미래 플랫폼 포럼 2021을 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디어 생태계 패러다임을 전환 중인 OTT 분야를 다뤘다. IT조선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행사를 온라인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미디어 생태계는 기존에 진행되던 융합과 디지털 대전환이 심화 됨에 따라 방송, 통신, 인터넷이 융합되면서 플랫폼/스트리밍 영역이 산업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방송미디어산업은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의 영향력이 강해진 것을 위기로 인식 중이며, 국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노 센터장은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들이 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OTT와 국내 레거시 산업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며 "글로벌 파트너들과도 효율적으로 협력하면서 IP 확보 등 내실 있는 성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트리밍 사업자 중심으로 방송미디어 생태계가 재편되는 양상이 지속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스트리밍 사업자와 레거시 사업자 간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며 "국내에서는 글로벌 OTT 사업자와 국내 OTT 사업자간 경쟁 양상이 어떻게 나타날지 예의주시 해야하고, 국내 사업자가 OTT 시장에 어떻게 연착륙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사업자의 글로벌 OTT에 대한 제작비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전체 미디어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처럼 판권에 대한 권리를 상당부분 내주고 제작비 투자를 받는 구조는 지속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노 센터장은 "승리호가 넷플릭스에서 글로벌 이용률 1위를 찍고 긍정적 해석이 있었지만 개봉한 직후 이를 제작한 위지윅 스튜디오의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다"며 "넷플릭스에 팔리면 10% 이윤만 남기고 제작사에 남는 게 없기 때문에 선순환하는 형태의 발전은 아니다. IP 확보 등 내실 있는 성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센터장은 미디어 생태계가 정부·시장·이용자가 큰틀에서 디지털 대전환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OTT 진흥, 데이터 기반 경쟁 정책뿐 아니라 레거시 영역의 규제 개선을 추진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OTT 업계는 콘텐츠, 데이터기반서비스, 패키징 등 본원적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며, 투자를 통한 혁신도 중요하지만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합리적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노 센터장은 "이용자 선택권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미디어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 증진이 필요하다"며 "자기 자신 관점에서 바람직한 최적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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