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무의 테크리딩] 자율주행을 위한 인공지능의 핵심 '코딩'

  •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입력 2021.06.27 06:00

    기술이 세상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기술을 직접 개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각자의 영역에서 필요한 만큼의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학생은 미래의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 그리고 이미 직업을 가진 사람은 각자 직업의 미래를 예상하기 위해서 세상을 바꾸는 기술에 대해서 이해해야만 한다. IT조선은 [이학무의 테크리딩]을 통해서 기술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다지기와 이를 기반으로 필수적인 기술 이해 방법을 제공한다.<편집자주>

    인공지능이 우리 직업을 많이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물론 맞는 말이다. 인공지능은 아직은 껍질에 불과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을 잘 학습시킬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만 확보된다면 인간의 능력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쉽지 않다. 학습을 시키기 위해서는 ‘조건’과 그 조건에 대한 ‘판단’을 해줘야 한다.

    쉽게 이야기 해서 인터넷에 있는 수없이 많은 사진들로 인공지능이 개와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게 학습시키려면 각각의 사진을 인간이 일일이 보면서 어떤 사진은 개이고 어떤 사진은 고양이인지를 판단해주고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 정도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은 많이 필요하지만 확보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이미 인터넷상에 사진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확보된 사진에 ‘개’인지 ‘고양이’인지 판단만 넣어주기만 하면 인공지능을 학습시킬 수 있는 데이터를 쉽게 얻을 수 있다. 다양한 ‘개’와 ‘고양이’ 들을 찾아서 사진부터 찍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용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클릭아트
    이와 같이 인식과 관련된 데이터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에 대한 판단만 넣어 주면 되기 때문에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설계가 용이하다. 하지만 인식을 넘어선 판단이나 추론이 요구되는 인공지능의 경우에는 데이터 설계가 좀더 복잡하고 중요하다. 6편에서 설명했던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된 인공지능이 대표적인 ‘판단’과 관련된 인공지능이다.

    어떤 조건일 때 차선을 바꿔도 되고 어떤 조건일 때는 바꾸면 안된다고 판단을 해주는 데이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어떤’에 해당하는 변수 설정부터 쉽지 않다. ‘내 차 속도’, ‘옆 차선의 공간’, ‘앞차와 뒷차의 속도’ 등 차선을 변경하는 데 필수적인 변수를 빠짐없이 다 설정 해야한다. 핵심적인 변수 중에 빠진 변수가 있거나 필요 없는 변수를 설정하면 인공지능을 제대로 학습시킬 수 없게 된다.

    데이터 설계가 끝나면 알파고에 있어서 ‘기보’와 같은 초기 데이터를 만들어야 한다. 각각의 변수들이 어떤 조건일 때 차선을 바꿔도 되는지를 입력해 주는 것이다. 이 단계도 쉽지는 않다. 예를 들어서 내차의 속도가 100km/h일 때 앞차의 속도, 뒤차의 속도 그리고 들어가려는 차선의 공간의 길이 해당 차선의 앞뒤차의 속도 등이 어느 조건일 때 차선을 바꿔도 될까? 운전을 아무리 잘해도 답하기 쉽지 않다.

    이 조건부터 설정해서 일단 기초 운행이 가능한 낮은 레벨의 자율주행차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바둑으로 치면 ‘기보’정도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주고 이후로 딥러닝으로 학습을 시켜야 한다.

    딥러닝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실제 운전 상황에서 취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인간은 구체적인 변수들의 조건을 인지하지 못하지만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차선을 바꿀 수는 있다. 인간의 이 행위에서 데이터를 취합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학습시켜야 한다. 자율주행차용 인공지능 데이터 취합에 있어서 가장 앞선 여건을 가진 회사는 테슬라이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중에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이 있다.

    자율주행 중에 좌우측 방향 지시등 레버를 깊게 올리거나 내려주면 방향 지시등이 켜지고 차선을 바꿀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차선을 자동을 바꿔주는 기능이다. 그러나 이 기능을 사용해 보면 운전자가 차선변경이 가능하다고 판단이 되는 상황에서도 차량이 스스로 차선변경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초보 수준의 데이터만 입력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차선 변경 시 중요한 것은 안전이기 때문에 초기 ‘기보’급에 해당하는 데이터에는 완전히 안전할 때만 보수적으로 차선을 바꿀 수 있도록 설정이 되어 있을 것이다. 우측 인터체인지로 나가야 해서 우측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을 켰는데도 불구하고 차선을 바꾸지 못하고 계속 직진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운전자 판단으로는 충분히 차선을 바꿀 수 있는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차선을 바꾸지 않는 것이다.

    이럴 때는 운전자가 강제로 차선을 바꾸고 인터체인지로 빠져 나가려고 할 수 밖에 없다. 기존에 설정된 것보다 더 타이트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차선을 변경했다는 데이터를 축적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데이터를 끊임없이 축적하면 인간 중에서도 운전을 가장 잘하는 사람 수준으로, 더 나아가 바둑에서 ‘알파고’처럼 인간보다 더 운전을 잘하는 인공지능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 설계’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건을 위한 변수 설정과 판단을 해주고 이를 심화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은 역시 ‘인간’이 해야하는 일이다. 광의의 데이터 설계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처럼 인간이 인공지능을 교육시키는 데이터를 생성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구조까지 감안하고 있어야한다. 그런 측면에서 테슬라의 자율주행용 데이터는 잘 설계되어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이 데이터 설계를 잘 하기 위해서 데이터 설계자는 컴퓨터가 일하는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한 설계하려고 하는 인공지능이 수행하려는 역할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자율주행용 인공지능을 설계하는 데이터 설계자가 운전을 잘 못하면 기본 설계가 잘 되기 어려운 것과 같은 원리이다. 좋은 성능의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서 코딩을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각자 영역의 전문가가 수없이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leehakmoo@gmail.com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핸드폰, 디스플레이 등 IT 산업뿐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까지 다수의 성장산업을 분석한 신성장 산업 분석 전문가다. 공학을 전공하고 비즈니스를 20년간 분석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끄는(lead) 기술 읽기(read)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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