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의 스타트업 픽] 카카오·네이버·페이스북 손잡은 '루나소프트' 박진영 대표

입력 2021.07.19 06:00

"주문이 접수됐습니다."
"입금이 확인됐습니다."
"상품 배송이 시작됐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한 이후 고객이 접하는 가장 익숙한 카카오톡(이하 카톡) 메시지다. 루나소프트는 카톡을 통해 이같은 ‘알림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국내 90%의 쇼핑몰이 루나소프트 고객이다. 이미 국내 대부분 쇼핑몰에 사업에서 없어선 안 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IT조선은 최근 박진영 루나소프트 대표를 선릉 루나소프트 사옥에서 만났다. 박 대표로부터 문자를 대체하는 카카오톡 ‘알림톡' 아이디어 사업성을 확신, 카카오에 8차례 메일을 보낸 사연. 결국 카카오뿐 아니라 톡톡서비스 빌더사에도 참여하게 된 과정. 최근 글로벌 기업 페이스북과도 협업을 진행하게 되기까지 바르게 진행된 ‘성장 스토리'를 들었다.

루나소프트는 2016년 3월 설립됐다. 설립 1년쯤 이후인 2017년 2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했다. 지금도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알림톡으로 확보한 막대한 데이터를 자산삼아 플랫폼 사업과 글로벌 진출이라는 새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박진영 루나소프트 대표 / 루나소프트
― 창업 스토리가 궁금하다

"루나소프트를 창업하기 전 10여년간 카페24 자회사인 핌즈에서 마케팅 업무를 총괄했다. 10년간 쇼핑몰 기업 대표들과 소통하는 것이 주요 업무중 하나였다. 자연스레 이들이 느끼는 고충을 잘 알 수밖에 없었다. 현장에서는 주문과 관련해 반드시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문자를 전송해도, 소비자들이 이를 잘 확인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떠올린 게 카톡으로 주문 정보를 전송하는 것이었다. 국민 다수가 애용하는 플랫폼에서 주문 관련 정보를 전송하면 이용자가 좀 더 간편하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쇼핑몰 사업자 입장에서도 문자 전송료보다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카카오톡 전송 메시지에는 길이 제한이 없어서다. 사업성이 있다고 확신했다. 그렇게 2016년 회사를 창업했다."

― 2016년 창업 이후 현재 90%의 중소쇼핑몰 사업자가 루나소프트 기술을 이용하게 되기 까지 어려운 점이 많았을 듯 하다

"당시 CTO였던 장경희 부대표를 설득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이전 회사에서 함께 일한 동료다. 아는 개발자 중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다. 그가 함께 하지 않는다면 사업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을 정도였다. 10번을 설득했다. 그것이 초반에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다음 고비는 카카오였다. 8차례 사업 제휴를 요청하는 메일을 보냈지만 신생 회사다보니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활동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때가 2016년 4월쯤이다. 포기할 순 없었다. 카카오톡의 1차 제휴사가 아닌 2차 제휴사로 먼저 일을 하는 방법을 택했다. 우회로였다. 비즈톡이라는 기업의 제휴사로 출발했다.

비즈톡은 우리 아이디어와 비슷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주력 분야가 이커머스가 아닌 금융이었다. 이커머스의 생리는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마침 회사간 물리적 거리도 가까웠다. 비즈톡 대표와 미팅 후 2차 개발사로 참여했다. 지금도 두 회사는 함께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여전히 비즈톡 기술에 신뢰감을 갖고 있다."

―중소쇼핑몰 사업자에게 루나소프트 기술을 사용해달라고 영업하는 일도 쉽지는 않았을 듯하다

"오히려 쉬운 일이었다. 10년 동안 핌즈에서 일한 덕분이다. 쇼핑몰 대표들과 접점이 많았다. 제가 관리하던 업체 쇼핑몰 대표들과 이미 잘 아는 사이였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사업을 제안했을 때 즉각적으로 그들의 응답을 들을 수 있었다. 핌즈에서 일하면서는 하루에 평균 3곳의 쇼핑몰 대표를 만났다. 연간 1000개쯤되는 쇼핑몰을 꾸준히 컨택해 왔다.

그들을 만나 우리 사업을 소개하고 써볼 것을 요청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 당시 대표들의 반응도 격하게 긍정적이었다. 박수를 치면서 바로 쓰겠다고 환호하고, 바로 법인 도장까지 찍는 이도 있었다.

쇼핑몰에선 소비자들의 문자 확인이 지연되거나 누락되는 부분, 단가에 고민이 많았다. 카톡을 이용하면 사업자는 단문 기준30%, 장문 기준 70%쯤 저렴한 가격으로 배송 정보 등을 처리할 수 있단 이점도 있다."

최현진 루나소프트 COO(왼쪽)와 정상경 루나소프트 CTO가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루나소프트
―2016년 초창기부터 함께 해온 쇼핑몰들, 알림톡 서비스를 지금도 함께 하나

"연간 이탈률을 자체적으로 계산해보니 1%에 불과했다. 그 1%는 타 경쟁사 이전이 아니다. 회사가 경영상 이유로 폐업하는 등의 이유로 사업 자체를 그만두는 경우에 속한다."

―루나소프트는 챗봇과 리로드 서비스도 출시했다. 추가 서비스를 고안한 이유는 무엇인가

"알림톡이라는 정보성 메시지를 통해 데이터가 누적된다. 고객들이 어떤 쇼핑몰에서 어느 시간대에 어떤 제품을 얼마나 구매하는지 등 패턴을 알 수 있다. 나이별로, 각 몰마다 매우 다양한 행동 데이터를 보유하게 됐다. 자체적으로 패턴 분석도 할 수 있었다. 알림톡 서비스를 한지 3년쯤 되어서 충분한 데이터(약 20억건쯤)가 누적된 이후 챗봇 서비스나 리로드 서비스 사업성에 주목할 수 있게 됐다.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CS상당 부분이 배송과 환불, 반품 문의였다. 그런데 대다수 중소형 쇼핑몰은 전문화된 CS관리에 미숙한 상태였다. 사용자가 전화를 하는데 연결이 잘 안되면 쇼핑몰 이미지가 훼손된다. 이런 업무를 루틴화해 챗봇 서비스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봤다. CS 보조 역할로 배송과 환불, 반품 문의에 대응하는 보조 도구로서 기능할 수 있는 상품성에 주목했다. 해당 서비스는 3년쯤 전부터 시작했는데 현재 1300개쯤 쇼핑몰이 이용한다. 알림톡 서비스를 계약한 업체의 35% 정도가 챗봇 서비스를 이용하는 셈이다. 리로드 서비스는 현재 200개쯤 쇼핑몰이 사용하고 있다."

―루나소프트 창업 멤버와 현재의 멤버들이 궁금하다.

"첫 시작은 장경희 부대표와 김정민 마케팅팀장 등 3명이 했다. 당시 장 부대표를 설득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사업 시작 전까지 10번을 만나 설득했다. 그가 아니라면 사업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가장 신뢰하는 개발자다. 결국 2019년까지는 장경희 부대표가 CTO 역할을 했다.

정상경 현 CTO는 인터파크 개발팀장 출신이다. 유능한 CTO를 모셔오기 위해 미팅을 여러차례 진행했다. 정 CTO는 개발자 마인드에만 갇혀있지 않고 기획자와 영업, 운영 조직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자다.

이의로 CFO는 투자사를 통해 추천 받았다. 미래에셋벤처투자 상장을 주도한 경험이 있고, 15년간 미래에셋에서 증권과 벤처를 거치며 재무와 기획 법인영업까지 두루 경험한 이로 신뢰가 갔다.

최현진 COO는 전 직장에서 알고 지냈던 인물이다. 주요거래처이자 쇼핑몰인 나인 이사 출신이다. 직원들이 이사를 바라보는 믿음이나 업무를 추진하는 통솔력이 감명 깊었다. 2년간 함께 하자고 설득했다."

―루나소프트는 현재 카톡뿐 아니라 네이버톡톡 챗봇 빌더사이기도 하다. 카카오 챗봇 공식 에이전시로 선정된 이후 네이버가 먼저 사업을 제안했나

"그렇다. 네이버가 개발한 톡톡 서비스를 스마트스토어와 연결시킬 수 있는 작업을 우리가 담당하게 됐다. 톡톡서비스는 신규 서비스다 보니 당시에는 활성화가 안된 상태였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급성장을 거듭하면서 주문 건수도 늘어난 상황이었다.

네이버 스토어의 주문 정보를 카카오톡이라는 별도 플랫폼에서 처리하는 것은, 다소 불편한 흐름을 야기했다.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톡톡 서비스와 스마트스토어를 연결해 주문 정보 등을 네이버라는 플랫폼 내에서 원활히 제공될 수 있도록 했다."

―의류 쇼핑몰이 입점한 쇼핑앱 서비스 ‘쇼아'를 출시하기도 했다. 브랜디, 에이블리, 무신사 등 의류 쇼핑몰 간 경쟁이 치열한데 레드오션 아닌가? 기존 의류 플랫폼들과 무엇이 다른가

"쇼아앱은 브랜디, 에이블리 등 플랫폼과 비슷한 사업이다. 레드오션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용자 행동 패턴을 보면 쇼핑 플랫폼 시장을 아직 성숙 단계로 단정짓기 힘든 부분이 있다.

우리가 보유한 데이터에 기반해 고객 행동 패턴을 분석해보면, 브랜디를 애용하는 이용자는 브랜디만 쓴다거나, 에이블리를 이용하는 고객은 에이블리만 쓰진 않는다. 환경과 상황, 취향에 따라 동시에 여러 플랫폼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구매 패턴이 이뤄진다.

쇼아 앱만이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시장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쇼아앱만이 줄 수 있는 ‘무언가'는 무엇일까

"쇼핑몰 대표들과 (창업 이전부터) 오래도록 일하면서 건강한 생태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플랫폼이 수익 구조를 주도해 중소형 쇼핑몰들의 성장 과실을 과도하게 가져오려는 비즈니스 모델은 장기적으로 플랫폼에 마냥 긍정적이지 않을거라 믿는다. 쇼핑몰과 플랫폼이 함게 협업해서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는 많은 기업이 다소 간과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쇼핑몰과 함께 협력해 쇼아 앱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 제작과 생산을 하거나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쇼핑몰들을 위한 앱,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업체들이 좋은 상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함께 돕는 역할이 저희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 듯 싶다.

수준 높은 개인화 서비스도 제공하려고 한다. 회원에 가입하지 않아 정보를 식별할 수 없는 상태의 이용자에게는 쇼아 앱은 ‘커리어 우먼' 여성을 위한 상품이 집중 노출되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회원가입을 하고 로그인을 한 회원에게는 그들의 성별, 연령대를 위한 형태로 관련 쇼핑몰이나 상품이 보여질 수 있도록 맞춤형 세팅을 강화할 것이다. 이런 맞춤형·개인화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쇼핑몰에 광고비를 받고 메인화면 고정 노출하는 등 세팅은 당분간 배제하고자 한다."

왼쪽부터 박진영 루나소프트 대표, 이의로 루나소프트 CFO / 루나소프트
―올해 페이스북 자회사 인스타그램의 메시징 발송 관련 앱(API) 개발 파트너에 선정됐다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로 쇼핑몰의 주문정보를 확인하고 채팅으로 CS를 처리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한국은 2020년 기준으로 월간 1300만명이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사용자가 많다. 이런 시장규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MZ세대라 일컫는 젊은층 일수록 인스타그램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 지는데 주목했다. 고객들이 선호하는 채널을 이용해 CS를 간편하게 처리하도록 구현된 채널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다른 해외 사업 확장 방안도 고민하고 있나.

"일본 사업을 생각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3.5배 쯤 큰 이커머스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쇼아앱이 한국에서 어느정도 성장하면 일본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쇼핑몰과 같이 일본에 진출해서 일본 쇼아앱을 런칭하고, 우리 앱에서 일어나는 서비스 정보 전송을 라인 메시지를 통해서 처리하는 것이 계획하고 있는 그림이다.

또 해외는 아직 기회가 많다. 한국처럼 쇼핑몰에서 메시지를 보내는 형태의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서다. 일본도, 미국도 마찬가지다. 상품을 구매하면 이메일로 내역을 전송하는 형식의 문화가 아직 지속된다. 한국IT기업이 한번 도전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일본 도쿄 지사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

―사업 확장에 고민과 추진력 느껴진다. 말씀하신 사업 추진 중심은 결국 개발자 같다

"3명으로 시작한 기업이다. 현재는 120명이 근무한다. 현재 80명이 개발자다. 3명이던 시절부터 함께 믿고 따라와준, 최선을 다해주는 직원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다."

―투자도 상당하다. 투자자들이 보는 루나소프트 강점은 무엇인가

"누적된 데이터의 가치와 잠재력을 상당히 높게 평가한다. 상품 정보뿐 아니라 이용자 행동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다른 기업과 협업을 통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경쟁력이라고 보고 있다. 분야가 달라도 유사성이 있는 부분간 협업을 이끌 수 있는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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