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미국 빅테크 규제와 한국 포털의 독과점

입력 2021.07.26 06:00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빅테크의 독점을 막을 핵심 3인방의 임명을 했다. 독과점 관행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셈이다.

이들의 이력은 화려하다. 법무부 반독점 국장에 임명된 조너선 캔터 변호사는 20여 년간 성공한 반독점 변호사로 꼽힌다. 그는 구글에 맞선 회사들을 수년 간 대리하는 등 이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활동해 왔다. 또 평소 자신의 로펌은 ‘반독점 지지 회사’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연방거래위원회(FTC) 수장이 된 리나 칸 위원장은 ‘아마존 킬러’로 알려졌다. 그는 2017년 예일대 로스쿨 시절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이라는 논문을 썼다. 논문은 2000년대 들어 새롭게 공룡기업으로 발전한 아마존의 독점을 막기 위해서는 반독점 관련 법제도를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3월 임명된 팀 우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대통령 특별 고문 역시 빅테크 기업에 매우 비판적인 성향이다. 그는 컬럼비아대 법학 교수 출신으로 2018년 ‘큰 것의 저주’(The Curse of Bigness)라는 책을 내고 미국 독점 기업의 폐해를 지적, 규제를 촉구했다.

이들이 요직을 차지하면서 미국 빅테크 기업이 받는 압박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반독점 규제가 이제 제대로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또 이들 빅테크 기업의 분할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여기에 미국 의회는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제한하는 법률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구글과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무시하기는 힘들지만 네이버와 카카오의 존재감은 이들을 뛰어넘는다. 두 기업은 각각 인터넷 검색과 모바일 메신저 영향력을 기반으로 쇼핑, 배달, 부동산 정보, 미디어, 금융 등 수많은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락인(Lock in) 효과는 이들에 힘을 실어줬다. 네이버로 검색하고 물건을 구매하고 결제는 네이버페이로 한다. 언론은 이미 네이버의 거대 알고리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존재가 됐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으로 택시와 대리운전, 헤어숍을 이용하고 카카오페이를 쓰게 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이들 서비스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독과점 논란이 생기는 이유다.

우리 규제 당국도 이들 회사의 제도적 규제를 강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포털의 반발은 거세다. 특히 네이버는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다. 여기에 정부 부처와 국회는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다.

금융업 진출과 검색 알고리즘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금융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않은 채 유사 금융 서비스를 내놓고 혁신이라며 수조원의 비용과 수십년의 경험 노하우가 담긴 금융결제망을 사용하려고 한다. 각종 금융 데이터는 가져가 사용하려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건 반대한다. 여기에 네이버는 공정위가 검색 알고리즘 조정 등을 통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여하자 행정소송을 내고 반발한다.

여기에 네이버 족쇄로 작용할 온라인플랫폼 관련 규제는 권한을 둘러싸고 방통위와 공정위 간 줄다리기가 이어진다. 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이 계류 중인 이유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문어발 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더 이상 국내 포털 기업이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시장 지배력 악용을 막기 위한 적절한 규제와 관리가 시급한 시기다.

유진상 디지털경제부장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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