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약관심사, 뭐가 달라졌나

입력 2021.07.29 15:51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상자산 사업자 8곳을 대상으로 불공정 약관 시정권고를 내렸다. 이들 사업자에 첫 약관 시정명령을 내렸던 2018년과 비교해 무효에 해당하는 약관 조항이 늘어났다. 그 동안 가상자산 서비스가 늘고 약관 내용이 세분화돼 조사 대상 범위가 늘어난 것이 이유다.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가상자산 사업자가 사용하는 이용약관을 심사해 총 15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에 대해 시정권고했다. 대상 사업자는 두나무, 빗썸코리아(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플루토스디에스(한빗코), 후오비코리아, 오션스(프로비트) 등 8곳이다. 이중 한빗코, 후오비코리아, 프로비트 등은 이번이 첫 약관 심사다.

공정위가 새롭게 적발한 불공정 약관은 총 8개(▲약관 개정 ▲약관 외 준칙 ▲포인트 취소·제한 ▲부당한 환불 반환 ▲스테이킹 및 노드 서비스 ▲영구적인 라이선스 제공 ▲회원의 가상자산 임의 보관 ▲회원 정보 이용 등)다. 해석 기준이 불분명해 사업자가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약관을 악용할 가능성이 있거나,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고객이 약관 적용을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정위는 사업자가 약관을 개정할 경우 7일 이상이나 30일 전에 공지하면서 명시적인 의사표시가 없으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을 문제 삼았다. 공지기간을 늘리는 한편 고객에게 불리하거나 권리·의무에 큰 변화가 있을 때 개별적으로 통지하도록 했다. 약관에 내용이 없을 경우 회사의 운영정책을 따르도록 한 정책도 무효화 했다. 공정위는 사업자가 자의적으로 운영정책을 운용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객에게 지급한 포인트를 ‘회사의 사정’과 같은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기준에 근거해 취소하도록 한 약관도 무효로 처리토록 했다. 공정위는 합리적 사유가 있을 경우에 한해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선물받은 콘텐츠나 이자 수입, 출금 후 남은 잔고는 모두 반환하도록 했다. 고객이 얻은 스테이킹 투자 수익을 취소·보류하려면 ▲명확한 기준을 근거로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별도의 고지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공정위는 고객이 거래소 서비스에 올린 게시물에 대해 사업자가 영구 저작권을 갖도록 하는 조항도 불공정 약관에 해당한다고 봤다. 공정위는 사업자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고객 게시물을 이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명확한 기준 없이 회원의 서비스를 제한한 약관은 시정하도록 했다.

이밖에 상장폐지돼 출금되지 않은 고객 자산을 회사가 임의로 보관하거나 회원의 개인정보를 임의로 정한 기간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한 내용도 불공정 약관이라고 봤다.

코빗, 9개 항목 시정 권고 받아 최다

사업자 중 코빗이 가장 많은 9개 항목에서 시정권고를 받았다. 두나무·스트리미는 7개, 코인원·플루토스디에스·후오비 6개, 오션스가 5개 항목에서 시정요구를 받았다. 빗썸코리아는 2개 항목에서만 지적이 나와 사업자 중 가장 적었다.

공정위는 60일간 시정권고를 수용한 기업으로부터 시정 안을 받아 이를 심사할 예정이다. 시정권고를 거부한 사업자는 강제처분을 내린다. 만약 시정 안에 불공정 약관 내용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을 내린다. 현재 몇몇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시정권고에 따라 시정안을 제출하고 공정위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2018년과 비교하면 불공정 약관 항목이 많이 추가됐다"며 "2018년 시정명령 내용은 대부분 시정이 됐으며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추가된 약관에 대한 심사가 이뤄지면서 항목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내 시정된 약관을 적용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2018년 4월 공정위는 12개 가상자산 사업자가 사용하는 약관을 심사해 14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조항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사업자가 손해배상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정하거나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음에도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광범위한 면책조항이 주를 이뤘다.

한편 ▲이용계약 종료 손해배상 ▲아이디·비밀번호 관리책임 ▲6개월 이상 미접속 회원의 가상자산에 대한 임의 현금화 ▲회사 재량에 의한 개별 가상자산 시장의 개폐 ▲광고성 정보 수신거부 방법을 회원가입탈퇴로 한 점 등 공정위가 2018년에 무효로 본 불공정 약관은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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