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구글의 웨이모가 각각 AI 카메라 시스템과 메타버스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을 벌인다.

자율주행차의 눈을 담당하는 센서 기술은 카메라와 라이다·레이더로 구성된다. 자율주행 기업마다 선호방식에 차이가 있는데, 테슬라는 카메라와 AI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라이더·레이더를 배제했다.

웨이모는 라이다 기용 정통방식을 고수했다. 다수 도로주행과 라이다 기술로 얻은 정밀한 3차원 데이터를 가상에 구현했다. 실제 도시·도로환경과 유사한 가상 공간에서 자율주행 실험에 나서며 메타버스 환경까지 넘본다.

웨이모에서 공개한 실제 도로환경(왼쪽)과 가상현실 자율주행 테스트 시스템인 시뮬레이션 시티 / 웨이모
웨이모에서 공개한 실제 도로환경(왼쪽)과 가상현실 자율주행 테스트 시스템인 시뮬레이션 시티 / 웨이모
7월 3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라이다·레이더 없이 카메라만으로 고성능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테슬라는 라이다의 가격이 비싸다고 판단해 자율주행 개발 과정에서 배제했었다. 2021년 5월부터는 북미에 인도되는 모델3·모델Y 레이더 센서도 제거해 카메라 비중을 100%가까이 끌어올렸다.

카메라 자율주행에 대한 테슬라의 신뢰는 인공지능(AI)를 이용한 이미지 분석 기술에서 비롯된다. 안드레아 카르파티 테슬라 AI·자율주행 연구개발 책임수석은 ‘국제 컴퓨터 비전과 패턴인식 학술대회(CVPR) 2021’ 자율주행 워크샵에서 테슬라 카메라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해 ‘레이더보다 100배 진보된 시스템’으로 설명했다.

카르파티 책임수석에 따르면, 테슬라 카메라 자율주행 시스템은 인간의 눈처럼 렌즈로 입력된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주행한다. 카메라에서 인식하는 정보는 2차원 평면데이터인데, 고도화된 인공지능으로 이미지 내 거리감과 깊이·가감속 등을 파악하고 학습해 자율주행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라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레벨 3이상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레이더·라이다가 필수라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라며 "그럼에도 테슬라가 레이더·라이다를 배제했다는 것은 그만큼 카메라로 습득한 2차원 데이터에서 3차원 정보를 뽑아내는데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웨이모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도로주행 시스템인 ‘시뮬레이션 시티’를 공개했다. 시뮬레이션 시티는 웨이모에 탑재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검증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가상세계 속에 현실과 똑같은 도시를 구축하고 시나리오를 적용해 웨이모 차량의 도로주행 실험을 진행한다. 웨이모에 따르면, 짧은 시간 안에 현실에 가까운 도로주행 실험을 다수 진행할 수 있다.

웨이모는 2011년부터 자율주행차용 3차원 라이다를 개발했고 다양한 주행·도로 데이터를 수집해왔다. 라이다는 발사된 빛이 돌아오는 시간과 거리 등을 계산해 3차원 데이터를 얻는데, 위치·거리값 등 정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웨이모는 라이다로 얻은 정확한 정보를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하고 현실과 유사한 메타버스를 구현하는데도 적용한다.

라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웨이모와 구글은 이미 가상현실 플랫폼을 설계해본 경험이 있다. 정밀한 가상현실 구축이 가능한 수준의 도로데이터로 자율주행 실험에서 더 생생한 접근이 가능해 졌다"며 "웨이모가 그동한 누적한 3차원 데이터 양은 상당한 수준인데 덕분에 자율주행만 아니라 메타버스 분야로의 영역 확장이 쉬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