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어설픈 주린이가 되려는 이들에게

입력 2021.08.02 08:15

"부동산은 목돈이 있어야 가능한 거고, 오로지 주식만이 저희 희망이거든요. 정말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JTBC에서 방영 중인 한 드라마에서 프리랜서가 사장에게 고해한 대사다. 수천만원의 전 재산을 들여 매수한 그 종목이 상한가를 치자, 실시간 상황에 안절부절 했을 것이다. 업무 시간에 폰으로 시황을 보던 중 사장에게 딱 걸린 이 젊은이의 대사가 마냥 씁쓸하기 이를 데 없다.

델타 변이로 최근 코스피가 부진한 상황을 보이지만, 투자 광풍이 부는 아이템도 있고 올해 IPO(기업공개)는 역대급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거품 붕괴에 대비해야 한다거나, 당분간 주식 시장을 떠나 관망하라는 조언도 잇따른다.

독서모임인 1주1책 소셜리딩에서 접했던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주식투자는 재테크가 아니다. 테크닉이 아니란 뜻이다. 주식은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모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식투자가 매수와 매도의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라고 오해한다. 좋은 회사를 찾아 그 주식을 오랫동안 보유하고 열매를 공유하는 것이 주식투자다."

투자자들의 투자를 바탕으로 기업들은 그 돈을 종자 삼아 성장을 도모하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7월 30일 출고한 엔비디아가 2025년까지 시총 1조달러(1148조원)를 달성할 것이라는 내용에서 이 회사는 회계연도 2022년 1분기(2021년 2월~4월)에 총 이익의 31%가 넘는 11억5000만달러(약 1조3200억원)를 연구 개발에 쓴다고 했다. 데스크톱 GPU 시장의 81%라는 높은 점유율에도 이익의 상당 부분을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인다는 얘기다.

상장 예정일을 코 앞에 둔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는 상장 후 대규모 자본을 기반으로 더 진화한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58조원 규모 청약 증거금이 모였다. 공모가 논란에도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매일 아침 7시, 갓 나온 IT조선 주요 뉴스를 담아 발송하는 모닝테크(뉴스레터)에 주식 투자에 도움이 될 IT기업들의 동향을 보내달라고 주문하는 이들이 있다. 메타버스, 인공지능, 모빌리티 등 변화의 변곡점에 선 IT 기술주들이 주식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이와 관련해 주식 관련 책들도 쏟아진다. 부와 기회를 잡으라는 조언이 잇따른다. 주식 안 하면 손해 보는 듯한 분위기에 어설픈 주린이가 양산되는지도 모를 일이다. 주식으로 제법 돈 좀 벌었다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만큼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부자 되기 습관’에서 존 리는 이렇게 전한다. "주식 투자는 경영진의 능력을 믿고 장기적으로 기다리는 것이다. 돈을 버는 것은 경영진의 경영 능력에 달린 것이지 내가 주식을 사고파는 실력에 달린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이윤정 디지털문화부장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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