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만만 SM, 해운 IPO로 쌍용차 인수 1강 도약

입력 2021.08.03 06:00

기업 회생 절차를 진행중인 쌍용자동차가 다수 회사에 인수의향서를 받았다. 실적 빈곤 속에 오랜만에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쌍용차는 삼라마이다스(SM) 그룹의 인수전 참여 덕에 재계 관심을 받는다. SM이 인수할 경우 SM그룹의 해운사업 덕을 볼 전망이다.

올해 해운산업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운송·물류대란으로 절정의 호황기를 맞았다. 일부 수입·수출 기업은 선적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등 소비심리 회복 특수를 누리지 못한다. SM그룹의 해운사업을 담당하는 SM상선은 지난해 이어 올해 역대급 매출을 노리며 기업공개(IPO) 적기를 만났다.

쌍용자동차 인수에서 핵심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평가받는 SM그룹의 SM상선(SM LINE) / 양사
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7월 30일 마감된 쌍용차 인수의향서 제출 결과 SM그룹이 1순위로 급부상했다. 이외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은 ▲카디널 원 모터스(HAAH오토모티브 신규법인) ▲에디슨모터스(전기차) ▲케이팝모터스(전기스쿠터) ▲박석전앤컴퍼니(사모펀드) ▲이엘비앤티(EL B&T, 전기배터리) ▲월드에너지(공조) ▲인디EV(전기차) ▲퓨처모터스 컨소시엄(하이젠솔루션 외 3사) 등 8개사가 있다.

쌍용차 인수전에서 SM그룹이 1강으로 오른 것은 자금 조달 능력과 기업규모 영향이 크다. 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SM그룹은 2021년 5월 기준 재계 38위의 대기업이다. 자산 규모는 10조4500억원쯤으로 DB(39위)나 한국타이어(41위)·이랜드(45위) 보다 많다. 쌍용차와 같은 국내 완성차 계열에서는 한국지엠(57위)보다도 19계단 높은 위치다.

그동안 HAAH오토모티브 등 쌍용차 인수 의향을 드러낸 곳은 대부분 작은 규모의 기업인 탓에 자금 조달 가능성과 인수과정 완주 여부 등에 물음표가 붙었다. 반면 SM그룹은 10조원 이상 규모의 기업이라는 점, 58개 계열사를 보유했다는 점 등 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SM그룹의 인수금 마련 방식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확보일 가능성이 높다. SM그룹의 해상운송업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SM상선은 NH투자증권을 통해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이다. SM상선은 2016년 한진해운 미주·아주 노선을 SM그룹에서 인수해 2017년 출범한 회사다. 7월 12일부터 IPO 예비심사를 받았다.

SM상선의 상장 시기는 현재 최적기다. 해운산업은 지난해부터 초호황기를 맞았다. 국내외 다수 기업은 높은 운임료를 제시해도 선박을 확보 못해 아우성인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컨테이너선 시황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7월 3주 기준 평균 3117포인트·최고치 4054포인트를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평균은 2.5배쯤 증가했고 최고치도 1.5배 이상 증가했다.

해운 부문 호조 영향으로 SM상선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증가했다. SM상선의 2020년 매출은 1조328억원으로 2019년 대비 2배 늘었다. 영업이익은 138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호조세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SM상선의 1~2월 해운부문 영업이익은 864억원쯤으로 지난해 해운부문 전체 영업이익(1206억원)의 70%를 달성했다.

완성차 업계는 SM상선이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칠 경우 1조원쯤의 쌍용차 인수비용을 무리없이 확보할 것으로 본다. 경영 악화와 노사분쟁으로 전동화 시대에 늦게 탑승한 쌍용차를 위해 전용전기차 등 신규차량 개발을 위한 여유자금 확보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자동차공학과)는 "쌍용자동차 인수전에서 현재 가장 유력한 기업은 SM그룹일 수 밖에 없는데, 쌍용차의 가장 큰 어려움인 경영 상황과 자금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며 "쌍용차를 인수해도 실제 기업 정상화와 경쟁력 재건에 인수자금 이상의 투자가 필요한 만큼, SM그룹처럼 자금을 보유한 대기업의 참여는 반가운 일이다"고 말했다.

또 "특히 쌍용차의 하락한 시장점유율이나 매출·점유율 회복에는 신규 모델 개발이 필수다"며 "차량 개발에는 통상 3~5년이 필요하고 자금도 수천억이 소요되는 만큼 대규모 자본 투입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