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방자치단체가 대도시 전문인재 모시기에 나섰다. 부업·겸업제도 활성화와 원거리 재택근무 확산을 바탕으로 이중취업에 나선 전문인력을 지방 중소기업으로 연결시키기가 한창이다. 만성적인 인력난을 호소했던 지방기업 사이에서는 전문인력 확보로 가시적인 실적 향상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택근무 / 야후재팬
재택근무 / 야후재팬
올해 7월 일본 지자체 토미오카시는 부업·겸업 전선에 뛰어든 높은 수준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대도시 전문 인력을 지방 중소기업에 연결하는 인재활용사업을 출범시켰다.

토미오카시와 지방은행 시노노메신용금고는 인재활용사업을 통해 시내 중소기업 활성화는 물론, 스타트업 등 창업지원 사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시는 인재 매칭에 들어가는 비용을 부담하고, 미라이웍스는 인재활용 노하우를 공유한다.

에노모토 요시노리 토미오카시 시장은 사업 발표를 통해 "기업이 지방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요코야마 케이이치 시노노메신용금고 이사장은 "우수한 전문인재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는 것이 지방 중소기업들 앞에 놓인 난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지자체와 지방 기업이 대도시 전문인력 확보에 나선 것은 토미오카시 만이 아니다.

쿄토시는 지방 기업 연계를 위해 대도시 전문인력을 모집한 바 있다. 쿄토시에 따르면 금융·IT·광고 분야에서 30대전후 전문가들이 대거 몰렸다. 응모 인재 중에는 억대 연봉 고급인재도 다수 참가했다는 설명이다.

인구감소와 창업지원 대책으로 골머리를 앓던 후쿠야마시도 대도시 전문인력 영입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방기업 큐슈전력은 최근 겸업제도를 도입하는 등 수도권 전문인재 영입에 나섰다. 비전력 부문 신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타분야 전문인재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지자체가 대도시 전문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현지 지방 중소기업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 탓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현지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현지 정부주도로 활성화되자 수도권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장인의 이중취업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정부 발표에 따르면, 재택근무 등 비대면 업무 경험자 46.3%가 부업과 이직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수도권인 도쿄23구 내에 위치한 기업의 재택근무 도입율은 지방기업 대비 3배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재 매칭 플랫폼은 재택근무 확산이 지자체 겸업 인재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오카다 야스히로 앤재팬 이사는 닛케이 인터뷰를 통해 "비대면 업무 확산이 대도시 겸업인재의 지자체 연결로 이어졌다. 지자체 역시 현지근무라는 기존 업무 스타일을 버리는 추세다"며 "최근 연봉 1억원 이상 고급 인재들의 지방 이중취업 희망자가 늘었다. 지방 겸업은 채용하는 지자체와 노동자 모두에게 이점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현지 직장인들 역시 지방 중소기업 이중취업에 관심이 높다. 취업정보업체 리쿠르트가 직장인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방 겸업을 진행 중이거나 관심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2021년 1월 기준 76.6%로 나타났다. 이들 답변자 중 27.3%는 지방 겸업 참여 이유에 대해 "지역에 관계없이 지방상생에 관심이 있다"고 답하는 등 지방 겸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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