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경준 태피툰 CTO "다국적 독자에게 최적의 K웹툰 환경 제공"

입력 2021.08.03 06:00

태피툰이라는 서비스는 낯설다. 국내에는 네이버웹툰이 투자한 기업 ‘콘텐츠퍼스트’의 사업으로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네이버웹툰에서 ‘투자받은' 서비스로만 이 회사를 기억하기에는 아쉽기만 하다. 출범 초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미국 등 해외 독자를 대상으로 국내 웹툰을 번역, 소개하는 서비스로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콘텐츠퍼스트는 우리 웹툰 경쟁력을 그 어떤 기업보다도 빠르게 파악해 웹툰 시장 성장 가능성을 미리 타진하고 해외 시장으로 진출한 ‘감' 빠른 회사로 평가된다.

그 배경에는 기술 안정성과 함께 유연한 다국어 지원이 있다. 이를 위해 콘텐츠퍼스트는 개발 역량에 집중한다. 안정적인 성능과 서비스 최적화를 위한 개발팀의 노력이 어느때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IT조선은 문경준 태피툰 CTO를 만나, 태피툰의 경쟁력과 매년 200%씩 성장해온 스타트업의 개발 마인드를 들어봤다.

문경준 태피툰 CTO / 이은주 기자
콘텐츠퍼스트는 2016년 태피툰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연평균 231% 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 경쟁력 있는 작품을 골라 섬세하게 번역해 해외로 서비스하는 것이 주효했다.

실제 이 회사는 서비스 2년쯤 만에 북미와 유럽 안드로이드 앱 만화 카테고리에서 매출 1·2위를 달성했다. 2020년에는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시리즈A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같은해 7월에는 프랑스어, 8월에는 독일어 버전을 출시하며 서비스를 했다. 올해 3월에는 네이버웹툰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현재 192개국, 500만 독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웹툰 성공을 바탕으로 이제는 ‘웹소설' 서비스까지 노린다.

―태피툰, 국내에서는 이름이 낯설다. 어떤 서비스인가?

"글로벌 웹툰 플랫폼이다. 낯선 이유는 국내에는 서비스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의 경쟁력있는 웹툰 콘텐츠를 섬세하게 번역해서 해외 독자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주력 타깃 시장은 북미다.

처음 진출했던 시기는 지금처럼 시장에 경쟁사가 많이 진입한 단계는 아니었다. 당시에는 선두주자였다. 네이버웹툰이 북미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저희가 월간 활성 이용자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

―성장하는 기업의 기술팀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는 태피툰 개발팀의 강점은 무엇인가?

"우선 스타트업 경험을 갖춘 이들이 많다. 일례로 한 직원은 데이트를 주선하는 앱 개발 기업의 대표 출신이다. 스타트업은 완벽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 밑바닥부터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서 흥미를 느끼는 게 중요한데, 이런 면에서 개발팀의 ‘스타트업 경험치'는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끊임없는 도전의식도 갖췄다. 기술과 타협하지 않는다. 개발자들의 이직 사유 중 하나는 기술의 갈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서비스 규모가 크고 안정화된 조직을 갖춘 곳에서는 새로운 도전이나 기술에 두려움을 갖는 경우가 많다. 늘 반복되는 업무만 하면 그건 개발자가 아니다. 태피툰 개발팀은 기술적 도전을 추구한다. 회사도 개발자도 모두 윈윈할 수 있다"

―태피툰의 기술 경쟁력은 무엇인가?

"크로스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웹과 iOS, 안드로이드을 따로 개발하려면 인력과 시간이 많이 들지만 우리는 이를 한번에 개발해 3개 플랫폼에 동시에 배포하고 운영할 수 있다. 이 기술 경험치가 쌓여 있다. 크로스 플랫폼 자체가 마법 같은 기술은 아니지만, 매우 유용한 기술이다."

―회사 초창기부터 개발팀을 이끌었나?

"아니다. 3년쯤 전에 합류했다. 회사의 사업을 웹툰 중심으로 개편한 뒤다. 당시 태피툰에 다니던 지인 추천으로 합류했다.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개인적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기기도 했다. 태피툰은 이전에 없던 해외 시장에 적극 도전하는 스타트업으로서 진취성이 있다고 봤다."

―태피툰 합류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공대 출신이다. 개발 자체를 좋아한다. 창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술을 만들 수 있는 스타트업에 매력을 느낀다. 그래서 이전에도 스타트업에서 일했다. 친구 4명이서 노래방 앱을 만드는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듀엣 콜라보 노래방이라는 모바일 앱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파트를 선택해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가창 앱이다. 1년 반쯤만에 로엔에 매각했다. 엑시트한 셈이다."

태피툰 이미지 / 태피툰 제공
―1년여만에 엑시트라니…대단하다. 오라는 기업이 많았을 것 같은데. 왜 하필 태피툰인가?

"가능성을 봤다. 웹툰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먼저 시장을 선점하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분야다. 태피툰은 글로벌 시장에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리고 실제 매출을 내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굉장한 매력을 느꼈다. 막연히 큰 시장에서, 큰 플레이어로서 일하고 싶었던 개인적 욕망과 함께 실제 수익을 내는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회사라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과거 스타트업 엑시트를 했지만, 실제 매출과는 연결하지 못한 과거 개인적 경험에 있어 막연한 아쉬움이 있었다."

―올해 개발팀 목표는?

"개발팀은 서비스와 플랫폼으로 나뉜다. 서비스 개발팀은 태피툰의 특정 기능 등 어플 기능을 만든다. 올해 준비중인 웹노블(웹소설)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선보이는 게 목표다.

플랫폼 개발팀은 서버와 인프라, 태피툰 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이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안정성이 최우선이다. 어떤 서버 장애가 발생해도 금방 복구하거나 알아차릴 수 있는 팀이기에 이를 꾸준히 잘하는 것, 좀 더 진보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와 달리 해외 시장은 언어가 다양하다.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태피툰이 기술적으로 가장 신경 쓴 부분도 다국어 지원을 위한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말 프랑스와 독일 시장에 진출했는데 각 국가마다 언어와 유저들이 달라 같은 서비스 앱에서도 언어 변경을 쉽게 되도록 구축하는 등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기능 개발에 집중해왔다. 덕분에 미국 시장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태피툰은 짧은 기간 안에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웹툰뿐 아니라 웹소설 서비스도 시작하나?

"곧 선보일 예정이다.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웹노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제공되는 번역의 높은 질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했다. 자동 번역을 추구하는 것인가?

"자동화된 기계 번역을 제공하지 않는다. 번역의 섬세함이 우리 경쟁력이다. 아직은 사람이 좀 더 뛰어나게 할 수 있는 분야다. 영어팀과 불어팀, 독일어 팀 등이 있다. 번역과 검수를 꼼꼼하게 거쳐 해당 언어로 제공한다. 네이티브에 가까운 분들이 검수를 주도한다. 개발팀은 섬세하게 번역된 언어를 쉽게 변경해 앱 내에서 다국어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다국어로 지원되는 특정한 작품에서 UI 내 텍스트가 스무스하게 지원되도록 하는 기능 개발에 초점을 맞히고 있다."

―스타트업 CTO로서 걱정거리가 있나

"태피툰 개발 인력 충원이 어렵다. 개발자 사이에서는 여전히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다. 특히 태피툰은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기업이 아니다보니 인지도가 낮다. 그런 부분들이 개발 인력 충원에 걸림돌이 되지 않나 싶다."

― 국내 서비스도 하면 되지 않나?

"태피툰의 서비스 핵심 경쟁력은 번역의 섬세한 질이다. 오리지널 작품 중심보다는 국내에서 경쟁력 있는 작품을 발굴해 해외에서 지원하는 역할이 핵심 사업 모델이다. 국내 웹툰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우리의 장점을 버리기보다는 커지고 있는 해외 시장에서 자리매김하는 것이 더 전략적으로 낫다는 판단이다."

―중국 시장도 그야말로 ‘뜨는 시장'이다. 진출 계획은?

"중국 시장 진출 계획은 아직 없다. 2020년 말 독일 시장과 프랑스 시장에 진출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메인 서버가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 있다고 들었다. 개발에 어려움이 없나?

"메인 서버는 미국에 있지만 개발 및 테스트 서버는 한국에 있다. 클라우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다. 물론 한국에서 작업할 때 데이터가 미국에 있어서 속도가 조금 아쉬울 때가 있다. 다만.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서버가 있는 것이 서비스에는 바람직해서 불가피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태피툰 개발팀에 합류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모든 코드에 ‘코드리뷰'를 진행한다. 이는 개발자 성장과 실력 향상에 큰 강점이다. 배포할 때 에러날 상황을 여러 사람이 보고서 막을 수 있으니 퀼리티가 높아지는 것은 모든 개발자가 알 것이다. 기술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갈구하시고, 무엇이든 공유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면 문을 두드려 달라."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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