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가족간·세대간 소통 돕는 AI 서비스 개발

입력 2021.08.03 18:38

국내 연구팀이 오래된 앨범 속 사진과 스마트폰으로 찍은 최근 사진을 이용, 세대 간 공감대를 확보하고 소통을 돕는 인공지능(AI) 기반 사진 검색 서비스를 개발해 공개했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와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모바일 기반 일상생활 밀착형 AI 서비스 ‘모멘트멜드(MomentMeld)’는 서로 다른 시대와 장소에서 촬영한 두 개 이상의 사진첩에서 장소나 표정, 구도, 맥락, 스토리텔링 등이 비슷한 사진을 찾아내 함께 표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모멘트멜드’는 2개 이상의 시간대가 다른 사진첩에서 장소나 표정, 구도, 맥락 등이 비슷한 사진을 동시에 찾아서 보여준다. / 공동연구팀
연구팀은 노년 세대와 자녀 세대가 삶의 절대적인 시간대는 달라도 비슷한 맥락을 경유하고 공유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최근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 중 유사한 맥락을 가진 사진을 오래된 사진첩에서 찾아서 함께 제시해 가족 간 공감이 가능한 공동의 추억을 소환하고, 각 세대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스토리를 이야기하며 연결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세대 간 더욱 쉽게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제시한다고 소개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이 제공하는 ‘1년 전 오늘’과 같은 AI 기반 사진 추천 서비스는 개인의 사진첩 중에서 특정 시간, 특정 방문지에서 찍은 과거 사진을 추천해 사용자의 회상을 촉진하는 유형의 서비스다. ‘앨리스와 당신’처럼 개인의 사진첩 중에서 특정인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추천해 둘 사이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서비스도 상용화됐다. 그러나 이들 서비스는 특정 사진의 검색 대상이 당사자의 개인 사진첩으로 한정되어 있다.

모멘트멜드는 둘 이상의 사용자 각각의 사진첩을 동시에 검색해 문맥적으로 연결돼있는 사진들을 찾아 추천하는 데서 차별된다고 연구진은 강조한다. 사용자들이 각각 다른 시간대를 뛰어넘어 새로운 공감대를 발견하고 서로 간 회상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기존 유사 서비스와 차별된다는 설명이다.

모멘트멜드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순간으로부터 일련의 신호처리, 네트워킹, 기계학습 과정을 거쳐 최적의 MSM(Mutually Stimulatory Memento)을 추천한다. MSM은 시간대가 달라도 장소나 표정 등 공통의 맥락을 공유하는 서로 다른 세대의 사진들을 찾아내 함께 제시한다. 이 서비스는 공동 연구팀에서 설계한 복수의 심층 신경망 모델을 결합한 앙상블 AI 모델 및 모바일-클라우드 환경에서의 복합 런타임에 기반을 둔다.

연구팀은 각기 3대(조부모, 부모, 자녀)로 구성된 가족을 대상으로 세대 간 소통의 양적, 질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 검증을 진행했다. 여섯 가족에게 8주 동안 모멘트멜드 서비스를 배포한 결과, 세대 간 소통이 양적으로 약 90%, 질적으로는 약 5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모멘트멜드와 이러한 결과를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의 세계적인 콘퍼런스인 ‘ACM CHI 2021(ACM SIG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에서 공개했다.

(왼쪽부터) 황인석 POSTEC 교수, 강범수 KAIST 박사과정, 강승우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 공동연구팀
교신저자인 황인석 POSTECH 컴퓨터공학과·인공지능대학원 교수는 "세대 간 사회적 교류의 감소는 고령화 사회 속 늘어나는 노년 세대의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라며 "노년 세대와 자녀 세대 사이의 시대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실마리가 필요하다"고 이번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1저자인 강범수 KAIST 박사과정은 "이 서비스의 기술적 실증 및 사용성 평가를 위해 사용자 스터디에 기반한 서비스 디자인, 앤드 투 앤드(end-to-end) 시스템 개발, 실사용자 배포, 장기간에 걸친 실험 등을 포괄적으로 수행했다"라고 말했다.

공동저자인 강승우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소통의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모멘트멜드는 노년층의 사회적 위축이라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소통을 촉진하는 사회적 가치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실생활 밀착형 인간-AI 상호 액추에이션 프레임워크 및 응용서비스’ 사업(주관기관 POSTECH)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 ICT연구센터의 ‘일상-항시적 건강 관리 Earable-IoT 플랫폼’ 사업(주관기관 KAIST)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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