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아날로그 사업 모델이었던 도미노는 주문과 배달 과정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재도약의 모멘텀을 만들었다. 도미노는 구글, 애플, 아마존 등과 비교해 디지털 기술에서는 한 수 아래이지만, 주가는 더 높이 상승했다. 아날로그 기업들이 기존 사업에서 축적한 기반을 디지털 기술과 접목해 확보하는 차별적인 경쟁력과 디지털 전환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코로나19 이후 AI 디지털 기술을 매개로 경제 산업 전반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
산업 지형도가 바뀌면서 아날로그 기업들이 기존 사업의 연장선이 아니라 업의 본질은 유지하되 ‘디지털 피보팅(Digital Pivoting)’을 통한 재도약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 기술 기업들이 주도했던 흐름이 아날로그 기업들로 확산되는 메가 트렌드의 중심에 AI가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넘쳐나는 AI 관련 정보가 실질적인 도입 방안을 수립하려는 개별 기업의 실제 여건과는 거리가 먼 정보도 많은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 실무자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과 손진호 알고리즘랩스(인공지능 실용화 플랫폼)의 대표이사가 힘을 합쳤다.
저자들은 도서 ‘AI 피보팅'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과 AI 도입의 현장에서 경험한 교훈을 압축했다. ‘AI 피보팅'에서는 DX(Digital eXchange) 시대의 디지털 피보팅 추진을 위한 ‘사업 모델 혁신’ ‘전략적 지향점’ ‘AI 디지털 전환 실행’ 3가지를 다룬다.
아날로그 기업은 AI 기술 자체가 아닌 AI 활용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AI 기술은 필요한 영역에서 필요한 부분을 구입하고 활용하면 충분하다. 규모와 업종을 불문하고 AI를 활용해 디지털 전환의 현실적 방안을 모색하는 국내외 기업들의 사례를 담은 이 책을 통해 현장감 있는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AI는 어떻게 기업을 살리는가
김경준‧손진호 지음 | 원앤원북스 | 268쪽 | 1만7000원
#10줄 요약 #3부. 기업의 AI 도입을 위한 현실적 접근
1. 인간은 새로운 현상에는 지나치게 적대감을 가지거나 과도하게 기대하는 속성이 있다. 기업 현장에서 AI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가 일종의 자동적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원재료를 투입하면 자동화된 생산 설비에서 제품이 쏟아져 나오듯이 데이터를 투입하면 AI 알고리즘이 작동해 원하던 분석 결과가 산출된다고 이해한다.
2. AI 도입을 위해서는 비즈니스 영역 탐색, 목표 수립, 데이터 수립 및 적재, AI PoC 모델 개발, 상용화 모델 개발 등 총 5가지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 5가지 과정 중 4개 과정은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는 일반 경영 관리자들이 주도해야 한다.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을 AI 매니지먼트라고 한다. AI 매니지먼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필수 역량은 코딩이 아니라 산업과 직무에 대한 이해도다.
3.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력이 AI 프로젝트를 주도하면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설득력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결과물에 대한 분석을 기술적 관점이 아닌 비즈니스적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의사 결정자는 난해한 기술 용어가 아닌 비즈니스적으로 해석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AI 프로젝트에 대한 명확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4. AI의 원천 기술은 대부분 20세기에 개발됐다. 2011년 이미지 인식 성능 평가에서 26%였던 오인식률이 2015년 3.5%로 급격히 줄어들면서 전문가들 사이에 신경망 기반 인공지능 기술이 재조명됐다. 불과 5년 만에 AI 기술이 갑작스럽게 부상하면서 막연한 불안감도 확산됐다. 고도의 공학적 지식을 가진 인재만이 AI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AI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높게 만들었다. 하지만 AI 기술은 보편적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5. AI를 활용해 성과는 내는 과정에서 AI 기술에 대한 이해보다 중요한 요소는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다. 공학적 배경이 전무한 전략이나 인사, 마케팅, 재무회계 분야 등의 전문가도 AI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 사업 혁신을 이루어내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AI 기술과 사업 지식의 접목이 성공의 출발점이다.
6. 새로운 요소의 도입은 기존 질서의 변화를 의미하며, 조직원들은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거부하게 된다. 경영진은 이러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필요한 지식의 전달과 조직원의 납득이 중요하다. AI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혁신의 도구이며 사람을 대체하지 않고 사람의 역할을 크게 만든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
7. AI는 20세기까지 학문적 영역에서 추구되다가 21세기 들어와서 산업적 용도로 확장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특수한 전문 영역이지만, 향후 범용화의 과정이 진행될 예상이다.
8. 컴퓨터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컴퓨터를 자신의 목적에 맞게 사용한다. 도구의 기술적 지식은 알면 좋지만 몰라도 무관하다. AI도 마찬가지다. 일반 기업이 필요성에 따라 AI를 도입하는 경우에 핵심은 기술이 아니다. 일반 기업에게 중요한 것은 AI 기술 연구 역량보다 상용화된 AI 기술 활용 역량이다.
9. 데이터는 AI의 기반이다. 표본이 커질수록 통계적 확률은 실제에 접근한다. 하지만 데이터 집단이 대단위가 아니더라도 데이터 구조를 잘 구성하고 해석하면 유효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10. AI를 잘 활용하는 구글조차 AI 초기 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구글은 내부의 AI에 대한 회의론이 심각해 민감도가 높은 검색이나 광고 사업이 아닌 음성인식 영역에서 첫 번째 AI를 도입했고 음성인식률을 성공적으로 향상했다. 이를 모멘텀으로 조직에 AI가 확산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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