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무의 테크리딩] 메타버스, 무엇이 필요한가

  •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입력 2021.08.22 06:00

    기술이 세상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기술을 직접 개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각자의 영역에서 필요한 만큼의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학생은 미래의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 그리고 이미 직업을 가진 사람은 각자 직업의 미래를 예상하기 위해서 세상을 바꾸는 기술에 대해서 이해해야만 한다. IT조선은 [이학무의 테크리딩]을 통해서 기술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다지기와 이를 기반으로 필수적인 기술 이해 방법을 제공한다. <편집자주>

    인간은 모두 꿈을 꾼다. 꿈을 꾸는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것을 마음껏 경험해보고 싶은 욕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욕망을 마음대로 누릴 수 있는 메타버스 시대가 오기만을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 시대가 언제 올지는 전적으로 기술 발전 여부에 달려다. 핵심적인 기술개발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면 메타버스가 얼만큼 다가 왔는지도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오는 데 있어, 기술은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필요한 기술이 충분히 개발되지 않으면 그 제품이나 서비스는 빛을 볼 수 없지만, 기술이 충족되었다고 해서 제품이나 서비스가 반드시 하나의 의미 있는 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성 및 대중성 등 다양한 조건들이 모두 만족되어야 하나의 산업으로서 비로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많은 변수를 모두 고려해 산업을 전망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다만 가장 유사한 벤치마크 산업을 정하고 그 벤치마크와 핵심적인 차이를 중심으로 비교하면, 전망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메타버스에 가장 적합한 벤치마크 도구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산업의 성공 스토리가 메타버스 산업의 미래 성장 스토리와 상당히 유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은 3G 이동통신, 앱스토어, 하드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이중에서 우리가 이미 달성하고 있는 것은 우선 통신 네트워크이다. 2007년 최초 출시한 아이폰이 2세대 통신을 지원하는 규격이었고 2번째 출시한 아이폰3G부터 의미 있게 성장을 했던 것을 감안하면, 3G 통신망이 없는 아이폰은 크게 성공하기 힘들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관람객이 4DX로 경험하는 독립운동 콘텐츠를 체험하는 모습 / SK텔레콤
    당시와 마찬가지로 현재는 이미 5G가 상용화됐고 스타링크 등 위성통신까지 도입됐다. 인프라가 잘 갖춰진 셈이다. 5G 통신망은 초저지연과 대용량 데이터 사용을 가능케 한다. 안정적인 메타버스 서비스 이용을 위해서 이 같은 특성의 5G 네트워크 사용이 필수적인 것을 감안하면 이미 통신 네트워크는 아이폰 초기에 3G 망이 잘 갖춰진 것과 유사하게 잘 갖춰져 있다.

    메타버스는 개념적으로 언제, 어디서든 접속해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초연결성이 더욱 강조된다. 5G가 지향하는 것 역시 초연결성이기는 하지만, 전 세계가 초연결성 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성통신 지원이 추가적으로 있어야 한다. 스타링크 등의 위성통신서비스가 시작됐고 향후 빠르게 확장할 계획이 있음을 고려하면 메타버스를 위한 통신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메타버스가 단순한 게임과 차별화될 수 있는 것은 그곳에서 현실세계와 같은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도 아이템이나 계정을 거래하기도 하지만 이는 제한적인 경제활동에 불과하다. 메타버스는 더욱 현실과 유사하게 그리고 다양하게 그 공간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모임도 갖고 공연도 하고 이를 위한 공간도 사고 팔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생각하고 메타버스로 대중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화폐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메타버스는 국경 없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각 나라의 화폐를 사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로블록스는 ‘로벅스’라는 자체 가상화폐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회사의 신용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 측면에서 오직 제한적인 사용만 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메타버스 서비스에서 가지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 특정 국가나 회사의 신용에 기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메타버스의 정의에 가장 부합하는 화폐이다. 또한 현실세계에서도 이미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에서의 경제활동을 영위할 동인이 될 수 있다. 이는 과거 앱스토어가 스마트폰 대중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과 같이, 대중이 메타버스 서비스를 사용하게 하는 핵심 동인이 될 것이다.

    경제활동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산인데, 이 자산에 대한 소유권 인증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메타버스에서 최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현시점에서는 메타버스 내에서 토지나 건물을 매입하면, 우선 서비스를 구현한 회사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소유권 인증은 회사의 장부에 남는다. 하지만 이 역시 화폐와 마찬가지로 회사에 대한 신용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 내의 자산 규모가 커지는 것에는 현재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회사의 장부가 아닌 블록체인 기반 장부에 기록한다면, 설령 회사의 신용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 자산에 대한 소유권은 보장되고 거래도 원활히 될 수 있다. 메타버스를 구현한 회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누구나 특정한 자산을 만들어서 메타버스에서 팔 수 있는 구조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 내의 자산은 다양화되고 그 규모의 한계가 없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살펴봐야 할 것은 하드웨어이다. 메타버스로 들어가는 통로가 바로 하드웨어인데, 현재 제약이 있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가상현실(VR) 기기지만, 여전히 제품 자체가 무겁고 크다는 한계가 있다. 현실감은 지금도 상당히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소형 및 경량화가 추가적으로 진행되고 지금의 속도로 현실감을 구현해 나간다면, 메타버스의 통로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입력장치 관련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과거 스마트폰이 멀티터치 입력방식을 지원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스마트폰 산업도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메타버스에서는 모션캡쳐 입력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개발된 모션캡쳐는 번거롭고 부자연스러운 수준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에서의 멀티터치와 같은 획기적인 메타버스용 입력 기술의 개발 여부를 예의주시해서 봐야 할 것이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leehakmoo@gmail.com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핸드폰, 디스플레이 등 IT 산업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까지 다수의 성장산업을 분석한 신성장 산업 분석 전문가다. 공학을 전공하고 비즈니스를 20년간 분석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끄는(lead) 기술 읽기(read)를 제공한다.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이학무의 테크리딩] 포스트 Android는 누구?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이학무의 테크리딩] 포스트 애플이 될 테슬라(하)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이학무의 테크리딩] 포스트 애플이 될 테슬라(상)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이학무의 테크리딩] 디지털 꿈의 다른 이름 메타버스 이학무
    [이학무의 테크리딩] 테슬라의 소프트웨어 2.0과 4D라벨링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이학무의 테크리딩] 융합의 시대, 영상을 아는 애널리스트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이학무의 테크리딩] 자율주행을 위한 인공지능의 핵심 '코딩'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이학무의 테크리딩]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자동차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이학무의 테크리딩]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이학무의 테크리딩] 인공지능 이해하기…기초는 코딩 배우기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이학무의 테크리딩] 코딩 학습은 전공자와 함께 해야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이학무의 테크리딩] 코딩 배우기는 기술 이해의 첫 단추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이학무의 테크리딩] 기술이 바꾸는 세상, 코딩 배워 극복하자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