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상반기 미래차 주요 전략산업인 수소와 배터리·UAM(도심형 항공 모빌리티) 분야 투자를 감행했다. 넥쏘(NEXO) 등 출시로 그룹 주요사업으로 분류된 수소차와 전기차 생산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배터리 내재화·미래 모빌리티 경쟁 핵심으로 주목받는 UAM 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수소차 산업과 UAM에서 각각 BMW와 한화솔루션 등 신규 경쟁자들이 등장한데다, 완성차 그룹 내 전기차·전동화 밸류체인 건설 경쟁도 불이 붙는 상황이다. 현대차가 점입가경하는 미래차 경쟁에서 상반기 투자로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어떤 성과를 이룰지 주목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양재 본사 사옥 전경 / 이민우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 양재 본사 사옥 전경 / 이민우 기자
2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 수소차 관련 법인인 에이치투(HTWO)와 코하이젠·제이카 등에 신규 출자했다. 현대차는 HTWO에 355억원(지분 35%), 코하이젠에 9억5000만원(지분 9.05%)을 투자했고, 기아는 제이카에 8억9500만원(지분 4.2%)을 투입했다.

HTWO는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다. 2020년 12월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공개된 내용을 보면, 현대모비스는 HTWO 광저우에 152억원을 신규 출자했고 2월 중국 공장 착공에 나섰다.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 공장도 인천·울산으로 확장한다. 현대차가 국내외 수소연료전지 판매사업 확대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코하이젠은 국내 수소충전소 확장을 위해 설립된 민관 법인이다. 국내 수소충전소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현대차 등 9개 민간 기업과 정부·지자체 등이 힘을 합쳐 설립했다. 현대차 외 다수 에너지 기업도 참여한 만큼, 수소차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와 수소 저장·운송 등 기술 개발 투자가 추가로 이뤄질 전망이다.

기아가 투자한 제이카는 수소차·전기차 등 친환경차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수소차·전기차의 출시 증가에 따라 친환경차 렌트 시장 규모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 범위가 확장될 예정이다.

사내 전기차·배터리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이뤄졌다. 현대차와 기아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상반기 배터리 기업인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에 339억원을 투자해 101만주(지분 2.02%)를 획득했다. 기아는 5월 226억원을 신규출자해 SES 지분 1.39%쯤을 확보했다. 현대차그룹은 SES와 1억달러(1166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맺은 바 있다.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은 전고체 배터리 기업으로 현재 전기차의 리튬이온 배터리 단점을 보완한 리튬메탈 배터리를 개발한다. 업계는 현대차가 2030년으로 목표한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를 위한 배터리 경쟁력 투자에 뛰어들은 것으로 본다.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의 관심이 큰 UAM 분야 경쟁력 강화도 나선다. ‘제네시스 에어 모빌리티(GAM)’ 사업 본격화를 위해 계열사 투자와 지분 분배 등을 단행했다. GAM은 2020년 현대차가 미국에 설립한 법인이다.

현대차는 GAM 출범 초기 지분 100%를 보유했지만, 올해 상반기에 기존 지분 중 44.4%를 남겨두고 나머지 55.6%를 기아와 현대모비스로 분할했다. 현대모비스는 837억1800만원에 34.4%를, 기아는 558억1200만원으로 22.2%를 나눠 가졌다.

GAM 지분 분할은 현대차그룹 UAM 달성을 위한 계열사 협력규모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기아의 경우 상반기 자동차 원격조종 기업 오토피아(Ottopia)와 차량사물통신(V2X) 기업 소나투스(Sonatus) 등에도 신규출자를 감행한 만큼 UAM 내 커넥티드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