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이미지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펄스나인은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 가상아이돌 ‘다인’의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신곡 ‘노필터’를 공개했다. 다인은 버추얼 케이팝 걸그룹 ‘이터니티’의 정규 멤버 중 1인이다.

펄스나인이 개발한 인공지능 아이돌 다인. / 펄스나인
펄스나인이 개발한 인공지능 아이돌 다인. / 펄스나인
딥리얼 AI 기술로 표정·행동 자연스럽게 구현

30일 펄스나인은 AI 가상 걸그룹 이터니티의 온라인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이터니티는 디지털 케이팝 걸그룹으로 딥리얼 AI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딥리얼 AI는 실사형 가상 인물 이미지를 생성하고 직접 촬영한 영상과 합성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AI 기술이다.

이날 공개된 다인의 타이틀 곡 노필터는 누보(NUVO) 엔터아츠 프로듀서와 AI 작곡가인 에이미 문(Aimy Moon)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필터 속에 가려진 모습만을 좋아하게 된 이들에게 ‘우리의 본모습도 충분히 사랑스럽고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음원과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에는 이터니티의 세계관을 담았다. 데이터로 구성된 ‘아이아’ 행성과 지구의 오락실을 배경으로 다인이 친구 외계인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인물 중 다인 한명만 가상인물이다. 딥리얼 AI로 만든 가상 아이돌 연습생과 인간 연습생의 콜라보 프로젝트로 만들어졌다.

노필터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채희석 감독은 "독특한 세계관을 어떻게 표현할까를 고민하며 스토리 라인을 잡았다"며 "상큼한 멜로디 라인을 표현하기 위해 시각화에 중점을 둬 작업했다"고 답했다.

기술개발을 맡은 이진호 펄스나인 개발자는 이번 뮤직비디오에 새로운 기술이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전작인 ‘아임리얼’ 앨범에 적용된 기술은 인공지능 모델 딥리얼 엔진 1.0 버전이다. 이번 노필터 앨범은 딥리얼 3.0 버전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딥리얼 3.0 버전을 활용하면 다양한 표정 구현이 가능하고 영상을 보다 뚜렷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펄스나인은 2017년부터 진흥형 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시각, 이미지 콘텐츠 연구개발에 힘써왔다. 기존 딥페이크 기술은 실존 인물을 AI로 구현하는 것이고, 딥리얼은 AI 기반으로 새로운 얼굴을 만드는 기술이다. 저작권, 모션캡쳐 등의 제한 없이 간단하게 원하는 비디오에 AI를 입혀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모혜연 펄스나인 최고비전책임(CVO)은 "한 마디로 현실과 가상 그 이상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만들어진 콘텐츠는 4K 해상도 안에 담기는 수준으로, 향후 10K 그 이상의 고화질 그래픽에 모델을 생성하는 게 펄스나인의 목표다. 모공 한땀, 메이크업 피그먼트 하나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나아가 다양한 인종 등 개성 넘치는 인물을 구현하고자 한다.

펄스나인은 게더타운에 이터니티의 세계관을 구현해 쇼케이스 현장을 꾸몄다. / IT조선
펄스나인은 게더타운에 이터니티의 세계관을 구현해 쇼케이스 현장을 꾸몄다. / IT조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목표…다수 기업과 협업 논의

펄스나인이 케이팝 가상아이돌 사업에 착수한 이유는 우연에 가깝다. 자사의 딥리얼 기술을 알리고자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자연스럽게 해당 기술을 국내 문화 콘텐츠와 접목하게 되면서 케이팝 가상아이돌을 만들게 됐다. 다인을 시작으로 케이팝 시장에 다양성을 부여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이터니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사업을 꾸준히 펼칠 예정이다.

펄스나인은 다양성을 위한 첫 시도로 노필터 앨범에 AI 작곡가를 참여시켰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콜라보로 다양성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모혜연 최고비전책임은 "펄스나인은 콘텐츠 문화상품을 만드는 기존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다르다"며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툴을 만든 셈이다"라고 말했다.

펄스나인은 그래픽이 필요한 전 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가장 최근에 실시할 사업으로 ‘가상 인플루언서’를 꼽았다. 기존 유명인사를 디지털트윈 작업해 가상세계에 구현하는 계획도 구상한다. 올해 12월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동서대학교와 함게 메타버스 실감형 콘텐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콘텐츠를 제작해 극장에서 관객들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끝으로 펄스나인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활동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아쉽게도 코로나 이슈로 적극적인 비즈니스 협업이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 일단은 기술 개발에 힘쓰고 국내 기업과의 파트너십 기회를 열어두는 방향으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