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은 났는데 먹을 게 없는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입력 2021.09.01 06:00

검색해도 제품 별로 없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해외직구 단골 인기상품 ‘TV’는 찾을 수 없어

11번가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그런데 구입 가능한 상품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아마존의 수천만가지 상품'을 판매한다고 마케팅한 것을 고려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11번가 측은 꾸준히 상품수를 늘려가겠다는 입장이다.

아마존 / 야후재팬
11번가는 8월 31일 오전 0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했다. 아마존 계정없이 11번가를 통해 해외직구 상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SKT의 새 구독 서비스 ‘우주패스'를 이용하면 아마존 상품을 별도 배송료 없이 받아볼 수 있다. 값비싼 배송비를 지불해야 했던 기존 해외직구 시장을 고려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더할나위 없는 기회다. SK텔레콤은 한달간 월 100원만 내면 우주패스를 사용할 수 있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문제는 상품 가짓수가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똑 같은 검색 키워드로 11번가와 미국 아마존에 입력해보면 그 차이가 확연이 드러난다. 한 때 해외직구 인기 아이템으로 손꼽이는 ‘TV’ 상품의 경우 11번가에서는 표시조차 되지 않는다.

영화·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이 아마존을 통해 주로 구입하는 ‘블루레이디스크' 등 콘텐츠 상품도 11번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마니아들의 수집 아이템인 ‘피규어', ‘레고'는 물론이고 어린이용 장난감도 미국 아마존 페이지에 표시되는 상품 가짓수와 큰 차이를 보인다.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의 상품 수 부족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SKT와 11번가는 2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에서 한국으로 배송 가능한 상품만 표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아마존 페이지에서 사용자 거주지역을 한국으로 설정했을 때와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문을 연 11번가의 아마존 스토어는 미국 아마존의 한국어 페이지보다 못한 상품검색 결과값을 보였다. 오히려 쿠팡 등 경쟁사 플랫폼에 표시되는 해외직구 상품의 키워드 검색 결과값이 미국 아마존에 더 가까웠다.

해외직구 소비자들은 국내에 없는 상품을 구입하거나 파격적인 값에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아마존 등 해외 e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 소비자들은 아마존 한국어 페이지 표시상품 수도 미국 현지 페이지 대비 상품 수가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해외직구족을 겨냥해 아마존과 손잡았지만 해외직구 애용가들을 끌어 안기에는 부족한 모습이다.

11번가에 따르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 표시되는 상품은 ▲미국 아마존이 직매입한 상품 ▲해외배송이 가능한 상품 ▲제조사가 판매지역을 제한하지 상품 등이다.

현재 11번가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힘을 쏟는 상품군은 의류 등 아마존 자체 브랜드 상품과 PC와 그래픽카드 등 PC부품, 자동차용품, 캠핑용품 등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서비스가 초반인 만큼 향후 상품 가짓수를 더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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