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중국 시장, 국내 게임사 갈길 잃나

입력 2021.09.01 06:00

중국 당국이 일주일 ‘3시간’이라는 강력한 강제적 셧다운제를 예고해 게임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세계 게임 주가가 요동치고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로 우리나라 게임주 역시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중국 진출을 예고한 국내 게임사는 주요 이용자가 ‘성인’이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반응이지만 일각에서는 중국발 셧다운제가 몰고올 파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긴장하는 모양새다.

/ 조선DB
中 미성년자 일주일 3시간 게임 제한 소식에 국내 게임 주가 하락

3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총서는 ‘미성년자의 온라인게임 중독에 대한 더욱 엄격한 관리와 효과적 예방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발표된 내용을 살펴보면 미성년자를 상대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시간은 금요일, 주말, 법정 공휴일에 해당하는 날 오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단 1시간이다. 평균 일주일에 3시간쯤만 게임이 가능해지는 셈으로 일종의 강력한 셧다운제다. 도입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이번 조치는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중국 당국은 2019년부터 저녁 10시부터 오전 8시까지 미성년자의 온라인 게임을 차단하는 셧다운제를 도입했다. 이어 하루 90분, 주말에는 3시간까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8월 30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총서가 발표한 미성년자 게임시간 제한 통지문. / 중국 국가신문출판총서
그럼에도 중국 당국의 발표에 관련 주가는 요동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의 발표 직후 텐센트와 넷이즈 닷컴 등 게임주는 하락했다. 국내 게임사 역시 이 같은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펄어비스의 주가는 31일 기준 전일 대비 7.55% 떨어진 9만4300원에 마감했다. 업계는 펄어비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텐센트 주가의 하락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업계는 중국당국의 규제로 가장 타격이 큰 곳을 펄어비스로 꼽았다. 올해 6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로부터 판호를 획득한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진출 유통사가 텐센트와 아이드림스카이라는 점에서다.

크래프톤 주가 역시 오전 한때 3%까지 하락했다가 전일 대비 1.11%로 소폭 하락한 49만10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아직까지 전체 매출액의 70%를 차지하는 중국 매출액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중국판 ‘화평정요’를 텐센트에 맡겨 서비스 중이다.

이와 함께 중국 시장에 진출한 네오위즈(3.65%), 엠게임(3.11%), 녭튠(2.97%), 넥슨지티(2.14%)의 주가가 전일 대비 하락한 채 마감했다.

대책 마련 쉽지 않아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 특성상 상황을 예측하거나 정확한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대부분의 상황을 중국 퍼블리셔를 통해 알게되는 만큼 이들을 믿고 협력하는 방안이 유일할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 차원에서 중국에 압력을 넣기도 쉽지 않다. 미성년자의 게임시간을 규제한 중국 당국의 이번 발표를 확장해서 풀이하자면 일종의 ‘문화사업 규제’로 볼 수 있지만 우리 정부가 이를 풀어달라고 요청할 경우 자칫 내정간섭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업계에서는 중국 당국이 내자판호(중국 게임의 현지 서비스 허가권)를 더욱 신중하게 발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IT산업처럼 게임산업 전반 규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현지 기업의 게임 서비스 출시가 막히면 자연스럽게 외자판호(해외 게임사에 발급하는 현지 서비스 허가권) 발급까지도 여파가 끼칠 수 있다. 현재도 외자 판호 발급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국내 게임 기업들이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에 처해지는 셈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판호 발급 개수의 결정권자는 중국 당국이다"라며 "판호 개수를 유지하는지 아니면 IT산업처럼 게임산업 전반 규제에 들어갈지에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 전반으로 규제가 강화되면 게임을 둘러싼 분위기가 안 좋아지고 예전처럼 판호 발급을 정부 차원에서 요구하기 힘들어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위 학회장은 또 "당장 국내 게임사 매출에 타격은 없을 전망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판호 발급 등 규제 여파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에서 게임사업 유지에 어려움을 느낀 중국 게임사가 국내 시장에 대거 진출할 가능성도 경고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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