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24가 국내 스마트무인매장 상용화 첫 발을 땠다. 경쟁업체 롯데(세븐일레븐)와 GS리테일(GS25)가 아직 상용화 시점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신세계가 선수를 친 셈이다. GS리테일의 경우 기술 수준애 경쟁사 대비 한 단계 뒤쳐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24 완전스마트무인매장 1호점 결제 게이트에서 직원이 QR코드로 입장하고 있다 / 김형원 기자
이마트24 완전스마트무인매장 1호점 결제 게이트에서 직원이 QR코드로 입장하고 있다 / 김형원 기자
이마트24와 신세계아이앤씨는 8일 서울 코엑스 스타필드에 완전스마트무인매장 1호점을 개점했다. 미국의 ‘아마존 고', 일본의 ‘터치앤고'와 같이 매장에 들어가 상품을 가지고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방식이다.

신세계아이앤씨에 따르면 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에는 인공지능(AI), 컴퓨터비전, 센서퓨전, 음성인식, 클라우드POS 등 기술이 동원돼 자동결제 기술이 구현됐다. 또 자체 개발한 ‘라이다(LiDAR)’ 기술로 보안성을 강화하고 1개의 QR코드로 최대 4명까지 동반입장이 가능하게 설계했다. 기술면에서도 아마존 고 등 해외 완전무인매장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것이 동종업계 평가다.

반면, 롯데그룹의 세븐일레븐과 GS리테일은 완전스마트무인매장 경쟁에서 신세계에 한 발 뒤쳐지는 모양새다.

롯데 세븐일레븐은 8월초 서울 가산동에 위치한 롯데정보통신 건물 1층에 완전스마트무인매장 ‘DT랩 스토어'를 선보였지만, 관계사 직원들만 사용할 수 있는 ‘실험매장’에 그쳤다.

GS리테일은 2일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편의점을 선보인다고 밝혔으나, 실제 상용화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세븐일레븐과 GS25가 완전스마트무인매장 상용화 시점을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높은 비용' 탓이다. 편의점 가맹점주에게 무인매장 솔루션을 판매하기에는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마존 고’와 유사한 스마트무인매장을 30평 규모로 만들때 투입되는 비용은 11억~13억원 수준이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에 따라 편의점 점주 사이서 무인매장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현재로선 높은 초기 투자비용이 걸림돌이다. 소상공인이 10억원 이상을 들여 매장을 만드는 것은 현재로선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며 "결국 무인매장 보급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24 역시 자사 완전스마트무인매장 1호점을 직영점 형태로 운영한다. 11월경 선보일 2호점도 이마트24가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실제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용화 매장을 운영하면서 기술적 문제점을 보완하고 도입 비용을 낮추는 방법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스마트무인매장 기술 경쟁서 한 세대 뒤쳐진 GS리테일

이마트24가 1차 실증 매장으로 선보인 13.2평 규모 완전스마트무인매장에는 21대의 AI카메라와 6대의 라이다 센서가 설치됐다. 앞서 선보인 김포DC 셀프서비스 스토어와 비교하면 라이다 센서와 AI기반 자동학습기능이 추가됐다.

이마트24 완전스마트무인매장 1호점 천장에는 21대의 AI카메라와 6대의 라이다 센서가 설치됐다. / 김형원 기자
이마트24 완전스마트무인매장 1호점 천장에는 21대의 AI카메라와 6대의 라이다 센서가 설치됐다. / 김형원 기자
이마트24와 신세계아이앤씨는 현 매장에 보안이 강화된 기술을 추가해 연내 2차로 실증 매장을 오픈한다. ‘성인인증' 기능을 추가해 주류와 담배 판매를 가능케 할 예정이며, ‘이상 상황 감지' 기능으로 이용자가 쓰러졌을때 자동으로 구급차를 호출하거나, 기물파손 시 관리자와 경찰에게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또 2명 이상의 소비자가 AI음성챗봇을 통해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롯데 세븐일레븐의 실험매장 ‘DT랩 스토어'는 신세계 이마트24 완전스마트무인매장 1호점과 기술적으로 유사하다.

DT랩 스토어에는 AI 기반 카메라 26대와 라이다 센서가 설치됐으며, ‘AI휴먼' 기술을 통해 소비자에게 매장 상품 정보를 제공한다. 이마트24 완전스마트무인매장에 적용된 자동결제 기능도 포함됐다.

반면, GS리테일의 GS25 지능형 편의점에는 AI카메라와 빅데이터 기반 매장관리 솔루션만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이마트24가 과거 선보인 김포DC 셀프서비스 스토어와 기술적으로 유사하다. 편의점업계 1·2위를 다투는 GS25가 스마트무인매장 경쟁에서는 한 세대 뒤쳐진다는 평가가 나올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