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이슈에 떠오르는 네이버·카카오 위기론

입력 2021.09.10 06:00

국내 빅테크 선두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위기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규제 여론이 본격화되면서다. 금융당국은 빅테크의 핀테크 영업 제한을 시사했다. 정부 여당은 공룡 플랫폼 기업으로 카카오를 지목하며 강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플랫폼 국정감사'를 언급하면서 전방위적인 플랫폼 불공정 사례 제보 취합에 나섰다. 주식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하락세가 이어진 이유다.

네이버, 카카오 / IT조선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카카오와 네이버의 주가가 이틀 연속 하락세다. 카카오는 전일대비 1만원(-7.22%) 급락한 12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의 주가가 12만원대를 기록한 건 6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카카오는 앞서 전날인 8일에도 10% 급락했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은 이틀새 11조3400억원이 증발했다.

네이버도 같은날 기준, 전일대비 1만500원(-2.56%)하락한 39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 시가총액은 이틀간 7조4740억원 증발했다.

증권가는 이들 기업의 주가 하락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기존 사업 모델에 일정한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선 현실화된 규제가 투심을 악화시켰다. 당장 오는 25일부터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의 핀테크 사업부에서는 펀드나 연금, 보험 등 다른 금융사의 상품 판매가 어려워질 수 있다. 지난 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핀테크 기업의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를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광고’가 아닌 ‘중개' 행위로 판단하고 시정 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핀테크 기업은 금소법 계도 기간이 끝나는 오는 24일까지 금융상품 판매대리와 중개업자로 정식 등록해야 하지만 이 때까지 라이선스 획득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금융라이선스 인허가를 위한 서류 심사에만 수개월이 걸린다. 특히 이달에는 추석 연휴까지 있어 오는 25일까지는 남은 시간이 촉박하다.

관련업계는 금소법 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판매 기준에 법 시행이 임박해서야 내놓은 점을 두고 불만이 제기된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금소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에 알려왔던 중개행위 판단 기준을 좀 더 구체화했을 뿐 새로운 내용이 아니기에 규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공룡 플랫폼 지목된 카카오 겨냥 … 여 의원 규제 발언 잇따라

여기에 여당 의원들은 카카오를 직접 겨냥했다. 카카오를 ‘골목 상권을 파고드는 ‘공룡 플랫폼'으로 지목하고, 규제 의지를 내비췄다. 여당 의원들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118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토론회에서 ‘카카오 때리기' 발언을 쏟아내며 위기감을 높였다.

해당 토론회는 카카오가 퀵, 택시, 헤어샵, 꽃 등 내수 시장에 진출해 독과점 지위를 확보하고 시장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골목 상권 생태계 보호를 위한 해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혁신과 성장의 상징이던 카카오가 소상공인에 높은 수수료를, 국민에는 비싼 이용료를 청구하며 이익만 극대화하는 ‘탐욕과 구태’의 상징으로 전락했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카카오의 무자비한 사업확장의 문제를 강력히 지적하고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지위 남용과 골목 시장 진출, 서비스 가격 인상 시도까지 카카오의 행보 하나하나가 큰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축사를 통해 "카카오가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與 을지로 위원회, 플랫폼 불공정 행위 촉각

특히 여당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을지로 위원회를 중심으로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계획으로 알려졌다. 빅테크 사업자가 각종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을 면밀히 따지고 이에 따른 책임을 묻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다.

이를 위해 주요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소상공인 등 관련 업계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빅테크가 사업을 무분별하게 확장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각종 불공정행위를 제보받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을지로위원회는 다음주부터 국정감사에 맞춰, 제보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견제를 위한 입법안 추진도 가속화 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는 정부안, 의원입법안 등 7개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이 계류중이다.

공정위는 현재의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이나 전자상거래법 외에도 빅테크 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을 견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규제의 틀을 만들고 있다.

앞서 7일 토론회에서 이동원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장은 "현재 법률로는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행위 견제가 쉽지 않다는 데 공감한다"며 플랫폼 경제의 양면시장 성격과, 새롭게 파생된 데이터 독식 문제를 고려한 새 규제안들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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