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자동차인 르노삼성자동차의 QM6가 최근 카니발·스타리아·스포티지 삼각편대의 견제 속에 아슬아슬한 시장 1위를 이어간다. QM6는 그동안 국내 LPG 자동차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했다. 주행거리가 긴 택시나 법인사업자는 차량 유지관리비가 싼 LPG차량을 선호하는데, QM6는 유일한 LPG SUV인 만큼 사랑을 받았다. 카렌스·올란도 단종 후 소형 다목적차량(MPV)을 대체하는 자리도 차지했다.

하지만 QM6는 최근 LPG로 개조된 카니발, 스타렉스는 물론 새단장해 나온 스타리아 LPG 모델 출시 여파로 1위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아가 스포티지LPG까지 내놓으며 시장이 혼전 양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중형 SUV인 QM6와 비슷한 체급의 준중형SUV 스포티지 LPG 출시는 상당히 위협적인 요소다.

LPG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기아 5세대 스포티지 / 기아
LPG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기아 5세대 스포티지 / 기아
1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조만간 5세대 스포티지의 LPG 모델을 내놓을 전망이다. 4월 출시된 스타리아에 이어 현대차그룹 내 LPG모델 차량이 1개 더 추가된다. 업계는 5세대 스포티지 LPG 모델 출시로 인해 QM6가 장악한 LPG SUV시장·택시 시장에 균열을 낼 것으로 본다.

7월 출시된 5세대 스포티지는 2755㎜의 휠베이스(축거)를 가지고 있다. 차급은 준중형이지만 중형급의 몸집이다. 2705㎜쯤 휠베이스를 가진 QM6보다 오히려 긴 셈인데, 휠베이스는 자동차의 실내 공간 크기에 큰 영향을 준다. 업계는 신차 효과를 누리는 5세대 스포티지가 LPG모델을 출시하면 LPG 택시·사업용차의 ‘메기’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LPG 업계 한 관계자는 "5세대 스포티지의 LPG모델 출시는 그동안 경쟁자가 없었던 QM6에게 있어 강력한 위협이다"라며 "QM6의 내수시장 판매는 LPG모델인 QM6 LPe에 도움을 받는 경향이 있었는데,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카니발의 LPG개조 증가나 스타리아 LPG 모델보다 체감 위기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중형 SUV인 QM6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의 중형 SUV인 QM6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의 8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QM6는 8월 내수시장에서 3067대를 판매했다. 6개월 연속 3000대 이상 판매했는데, QM6 Lpe가 전체 판매량의 65%를 차지했다. QM6 Lpe는 8월을 포함해 꾸준히 전체 QM6 판매량의 60%내외를 담당중이다. 스포티지 LPG모델 출시로 QM6 Lpe의 입지가 줄어들면 QM6의 전체 판매량도 위협받을 수 있다.

최근 택시 시장에서 미니밴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QM6에 달갑지 않은 요소다. 미니밴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4세대 카니발에 LPG개조 증가와 스타리아 LPG모델의 진입 빌미를 주기 때문이다. 진모빌리티 iM(아이.엠) 택시는 모두 4세대 카니발을 활용한다. 카니발·스타리아를 사용하는 카카오T벤티도 연내 1만대 규모를 바라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대차와 협업해 스타리아 라운지 LPG모델 출시하기도 했다.

모빌리티 업계 한 관계자는 "튜닝인 탓에 정확한 수치 확인은 어렵지만 승합택시 등 사업자들이 기존 LPG모델 차량을 구매하기 보다 카니발을 개조해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카니발은 현재 가솔린 모델을 밖에 없는데 대형 승합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LPG모델 중 대체할만한 상품이 많지 않아 일어나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