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국정과제 ‘10기가 인터넷’ 전국 확대 불투명

입력 2021.09.12 06:00

과기정통부가 2020년까지 10기가(Gbps) 인터넷 전국 커버리지를 50%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사실상 목표 달성이 요원하다. 시장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당초 세웠던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고객의 수요 부족은 이통사의 투자 지연으로 이어진다.

10기가 인터넷 확산 계획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017년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 주도로 21개 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범부처 4차 산업혁명 대응 추진계획에 포함됐다. 구체적인 계획 제목은 '사람 중심 4차 산업혁명 추진을 위한 핵심 인프라 조성, 산업/사회 혁신 프로젝트'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33번은 ‘소프트웨어 강국, ICT 르네상스로 4차 산업혁명 선도 기반 구축’이며, 여기에는 ‘4차위 신설’과 함께 ‘범부처 4차 산업혁명 대응 추진계획’을 포함한다. 10기가 인터넷 사업이 4차위와 범부처가 발표한 추진계획에 포함된 만큼, 10기가 인터넷 확산 속도가 늦춰지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정과제 실현 미비로 해석할 수 있다.

세종시에 있는 과기정통부 건물 전경 / IT조선 DB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 통신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 계획과 달리 10기가(Gbps) 인터넷 보급 속도가 더디다.

과기정통부는 2018년부터 10기가 인터넷 서비스 촉진 사업을 추진했다. 국산 네트워크 장비 산업을 육성하면서 10기가 인터넷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관련 사업 예산을 NIA에 전액 출연해 세부 사업을 진행하는 식이다.

과기정통부는 해당 사업에서 10기가 인터넷 핵심 기술과 장비를 개발하고,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2년까지 10기가 인터넷 커버리지를 전국의 5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과기정통부는 사업 추진 계획을 밝히던 당시 2021~2022년에 접어들면 10기가 인터넷 대중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과기정통부가 내놓은 목표치는 사실상 실현이 불가능한 상태다. 과기정통부에 확인해보니, 1분기 기준 10기가 인터넷 전국 커버리지는 18.67%에 불과했다. 2020년 연말 16.69%의 커버리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 분기에 1.98%P 늘었다.

한 분기당 2%가량 커버지리가 늘어난다고 단순 가정했을 때 올해 2분기부터 2022년 말까지 총 일곱 분기 동안 14%의 커버리지 확대된다. 이 경우 2022년 연말까지 총 32.67%의 커버리지 달성이 가능하다. 기존 50% 목표치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상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은 9일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내놓은) 10기가 인터넷 커버리지 2021년 목표가 24%다"며 "이렇게 해서는 50% 달성이 불가능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같은 문제 제기에 "커버리지 목표를 하향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인정했다.

임 장관은 "10기가 인터넷은 주식이나 게임 등 특정 사용자가 이용하는 것이어서 수요가 많지 않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서 목표치를 낮추고, 장비 중저가화나 서비스 발굴을 통해 시장 수요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4차위 주도로 21개 범부처가 참여해 만든 ‘범부처 4차 산업혁명 대응 추진계획’에 포함된 10기가 인터넷 계획 안내자료 / 4차위
통신 업계에 따르면, 10기가 인터넷 수요를 이끌 핵심 서비스는 아직 부재한 상황이다. 일반 소비자가 인터넷을 사용할 때 10기가급 초고속 인터넷이 필요할 만큼 대량의 트래픽(데이터양)을 요구하는 서비스가 없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유튜버나 개인 방송을 하는 이들이 10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한다"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킬러 서비스는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10기가 인터넷 상품이 비교적 고가인 점도 소비자에겐 장벽이 된다. 시중에 나온 인터넷 상품 중 10기가 인터넷 요금제는 프리미엄 상품군에 속하다 보니 통상 월 8만원대 통신비를 구성하고 있다.

10기가 인터넷 서비스 촉진 사업을 실행하는 NIA는 향후 10기가 인터넷 수요를 늘릴 서비스 발굴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NIA 관계자는 "증강현실(AR) 등 실감형 서비스가 나오는 추세이기에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과기정통부, 통신사와 협의해 10기가 인터넷을 활성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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