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치료제2021] 정태명 대표 "시장 활성화 3대 과제는 서비스·인재·생태계"

입력 2021.09.15 16:25

의학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의 질병을 소프트웨어(SW)로 치료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경우가 있다. 글로벌에서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기업은 다수 있지만, 아직 단편적인 치료방법에 머무는 솔루션이 있고 시장 자체가 초기 단계인 탓에 이런 의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치료제는 전통적인 의료 시스템에서 벗어나 환자가 겪는 시간·비용을 줄일 수 있고 실시간으로 환자 상태와 회복상황을 확인하기 쉽다는 장점이 지녔다. 현실화시 인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분명 매력적인 분야다. 디지털치료제 업계는 상용화를 위한 서비스 수준 향상과 활발한 글로벌 시장 공략, M&A, 의료·IT 통합 전문가 양성 등에 나서야 한다.

IT조선에서 개최한 디지털치료제2021에 참석한 정태명 히포티앤씨 대표 / IT조선
IT조선 주최 디지털치료제 2021에 참가한 정태명 히포티앤씨 대표는 현 의료체계에 대해 "잠깐의 진료를 위해 3시간을 쓰는 경우도 있고,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을 때 정확한 진단을 받았는지 알기 어렵다"며 "환자가 확신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고, 의사 1명당 환자에 할애할 수 있는 진료시간도 적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는 약을 계속 먹고 있지만 병원에 다시 내방하지 않는 이상 병이 제대로 치료되고 있는지 확신을 할 수 없고 이런 문제에서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출발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치료제는 병원에서 수집된 임상데이터 말고도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을 통해 혈압과 맥박·혈당 등 수집한 데이터를 빅데이터·인공지능(AI)로 분석해 진단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소프트웨어(SW)를 말한다. 병원에 국한됐던 치료와 진단을 일상생활에서 가능하게해 지속적인 병의 관리와 환자 상태의 실시간 확인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 글로벌 수준에서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은 마약 중독을 치료하는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했던 페어 테라퓨틱스 등을 포함해 최소 120곳에 달한다. 우울증과 자폐증 같은 정신질환부터 만성질환·근감소증 등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소프트웨어·모바일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있다.

정태명 대표는 히포티앤씨에서 현재 개발중인 디지털치료제 사례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를 꼽았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는 부주의와 충동성·과잉행동 등을 특징으로 한다. 발병원인으로는 유전적·사회심리학적 등 다양한 요인이 언급되지만, 신경학적요인으로는 전두엽의 미발달이 거론된다.

전통적인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과정은 상담·검사에 이은 진단과 약물 치료 등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정 대표에 따르면, 이런 전통적인 형태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는 많은 시간·비용을 요구하는 단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주의집중력 진단서비스인 어텐션케어를 활용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의 디지털치료는 VR을 통한 진단과 플랫폼을 통한 의료진·환자 간 원격연결로 치료에 소모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진단 이후에도 VR과 테블릿을 사용한 미션과 게임을 정기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맞춤형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정태명 대표는 "어텐션케어의 경우 VR을 통해 착용 어린이의 움직임과 행동을 분석하고 집중력 저하·과잉행동 여부에 따라 치료한다"며 "현재 삼성서울병원 등 실제 의료진과 협력해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서비스 개발·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히포티앤씨에서 개발중인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겨냥한 디지털치료제 VR활용 SW / IT조선
우을증도 디지털치료제를 통한 치료를 개발하고 있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코로나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우울증을 겪는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우울증을 겨냥한 디지털치료제 필요성이 높아졌다.

정 대표는 "디지털치료제 시장에서 우울증 해결을 위해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 단편적인 치료에 그치고 있다"며 "히포티앤씨는 바이오 데이터를 모아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뒤 원인을 찾고 맞춤형 치료와 생활코칭 방식의 연계시스템·치료를 개발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디지털치료제의 현실화를 위한 숙제로 정태명 대표가 뽑은 것은 3가지다. 첫번째는 ‘디지털 치료제의 과학적 근거의 우수한 서비스화’다. 임상근거의 유효성·무해성을 검증하고 개인 환자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보안성·안정성을 확보해야한다는 것이다. 기존 치료와 비교해 비용적인 이득을 환자에게 주어야하는 점도 꼽았다.

‘디지털 치료제 관련 생태계의 혁신적인 변화’도 현실화를 위한 필요조건 중 하나다. 의료계와 IT업계가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긴밀하면서도 지속적인 협력을 이뤄내야하며, 비대면 의료를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고객의 신뢰성 확보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 숙제로는 ‘디지털치료제 산업의 근본적인 규모 확장’을 제시했다. 내수만이 아닌 글로벌 시장 도전·M&A를 통한 플랫폼 중심으로 디지털치료제를 확산 등이 꼽혔다. 현재 디지털치료제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상생 등이 미비한만큼 법·제도 혁신과 더불어 의료·IT 분야를 통합한 디지털치료제 분야 전문가 양성에 집중해야한다고도 역설했다.

정 대표는 "환자와 의료진이 사이버 메디컬센터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고 진단·치료하고 물리적인 병원과 협력하는 환경이 이루어지면 인류 건강에 크게 공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디지털치료제가 현실에 가깝지는 않지만, 생태계 확장과 고객 믿음에 따라 실제 현실화 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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