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가 뭐길래…국내 업계가 요동하는 이유

입력 2021.09.20 06:00

월트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상륙이 임박했다. OTT는 물론 방송, 콘텐츠 업계는 디즈니플러스 출시에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인다. 국내 IPTV 업계가 디즈니플러스 제휴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사이, OTT 업계는 넷플릭스에 이어 또 다른 공룡 OTT 등장에 바짝 긴장한다. 디즈니플러스의 성장 잠재력이 넷플릭스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업계 반향이 크다. 디즈니플러스가 최근 보이는 사업 행보 역시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디즈니플러스 한국 출시 소식을 알리는 홈페이지 화면 / 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 LG유플러스와 먼저 손잡았다

19일 OTT 업계와 관련 학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 국내 서비스 출시가 임박하면서 국내 IPTV 업계와 OTT 업계가 각각 영향을 받는다.

디즈니플러스는 월트디즈니가 2019년 11월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OTT다. 출시 후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어벤져스 등 마블 시리즈와 스타워즈 시리즈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무기로 내세우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세계 61개국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월트디즈니코리아는 최근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서비스 출시를 11월 12일로 제시했다.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출시 전망이 나왔지만, 올해 연말에 들어서야 출시를 확정하게 됐다.

그간 IPTV 업계는 각각 월트디즈니와 협상을 벌이며 디즈니플러스 유치에 공을 들였다. 가장 먼저 제휴 깃발을 든 승자는 LG유플러스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15일 열린 정부 행사에 참여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계약한다"며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상이 막바지임을 나타냈다.

KT도 협상 노력을 기울였지만 디즈니플러스 국내 출시일까지는 IPTV에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없게 됐다. 디즈니플러스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IPTV 셋톱박스를 희망했지만, KT 셋톱박스 중 30%만 안드로이드 OS 기반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디즈니플러스를 탑재하려면) 셋톱박스에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게 아니라 셋톱 자체가 교체돼야 한다"며 빠른 시일 안에 IPTV에서 디즈니플러스를 선보일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OTT 업계, 넷플릭스 이어 디즈니플러스까지…긴장도

IPTV 업계가 디즈니플러스 유치 경쟁을 펼치는 사이 국내 OTT 업계는 콘텐츠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히는 등 전력 재정비에 분주하다. 일례로 웨이브는 2025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와도 직접적인 경쟁을 펼치면서 업계 긴장감이 두드러진 상태다.

국내 OTT 시장에서 1위 사업자는 넷플릭스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iOS와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포함한 7월 기준 OTT 가입자 수는 넷플릭스가 910만명으로 1위다. 후순위는 웨이브(319만명)와 티빙(278만명), U+모바일tv(209만명), 쿠팡플레이(172만명), 왓챠(151만명), 시즌(141만명) 등 국내 사업자가 이름을 올렸다.

넷플릭스는 그간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국내에서 사업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부터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도 선보이면서 가입자 확대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탈영병을 잡는 군 헌병대 군무이탈체포조(DP) 이야기를 다룬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인 ‘D.P.’를 선보이며 정치·사회 분야에서 화제성을 얻기도 했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경쟁력 있는 독점 콘텐츠로 국내 사업 입지 확대를 노리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어벤져스로 대표되는 마블 시리즈뿐 아니라 스타워즈 시리즈 등을 확보해 충성 고객층이 두터운 곳이다. 월 9900원만 내면 한 계정에서 최대 4명이 공유해 쓸 수 있고, 총 7대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이용료 부담이 적다. 국내 시장 연착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아태(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사장은 "디즈니플러스는 탄탄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폭넓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아태 소비자로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관심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콘텐츠 제공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태 지역의 더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7월 기준 OTT 사업자별 한국 가입자 수를 나타내는 그래프(단위 만명) / 와이즈앱
넷플릭스 앞선다는 디즈니플러스…"국내서도 영향력 더 클 것"

글로벌 OTT 업계에선 디즈니플러스의 사업 성장세가 넷플릭스보다 두드러진다고 평가한다. 현재는 넷플릭스가 디즈니플러스에 앞서 있지만, 향후에는 이같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디즈니플러스 국내 출시 소식에 관련 업계가 모두 영향을 받는 이유다.

디즈니플러스 유료 가입자 수는 2분기 기준 1억2000만명으로 넷플릭스(2억9000만명)의 절반 정도지만, 성장세는 넷플릭스보다 가파르다. 2분기 신규 가입자 수는 디즈니플러스가 1200만명으로 넷플릭스(154만명)의 약 8배를 기록했다. 향후 2025년에 접어들면 유료 가입자 수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흘러나온다.

최근 디즈니플러스가 보인 행보 역시 디즈니플러스의 향후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새로운 촬영 및 제작 기법을 도입하며 사업 지형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디즈니플러스는 기존에 선보인 인기 영화 시리즈에 안주하지 않고 최근 드라마로까지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마블 시리즈 연장선에서 로키 드라마를 선보이며 미국 현지 인기 스트리밍 1위를 차지하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를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해당 드라마 회차 별로 감독을 달리 둬 에피소드 형태로 진행되는 드라마 흥미를 극대화하는 시도도 보였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디즈니플러스 국내 진출이 넷플릭스 때보다 국내 시장에 더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서 사업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국내 OTT 및 콘텐츠 업계가 더 분주히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최믿음 동덕여대 교수(커뮤니케이션콘텐츠전공)는 16일 진행된 한 세미나 행사에서 "넷플릭스가 들어왔을 때보다 지금 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무섭다"며 "디즈니플러스는 미국에서 첫 론칭 후 2년이 지난 시점에 국내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2년간 많은 준비를 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OTT 업계는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 과정에서 정부 지원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짚었다. 기업의 자체적인 노력 외에 세액공제나 콘텐츠 투자 지원 등 정부 노력이 더해져야 국내 시장에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독주를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단위 콘텐츠 투자가 큰 상황에서 국내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대응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국내 OTT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논의 단계에서만 머물고 있는 정부 지원이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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